주문한 책이 또 왕창 도착하여 다시 사무실 정리가 필요해졌다.  넓은 곳으로 가면 방 하나 정도를 책창고로 쓰고 싶은데, 아직까지는 그야말로 '노망'사항일 뿐.  연휴가 겹쳐 짧은 한주를 보내고 있는데, 휴가를 다녀온 탓에 엄청난 업무량에 정신없이 뛰고 있다.  물론 내가 이렇게 앓는 소리를 해도, 한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내 동년배들, 아니 대다수의 직장인들의 고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수준의 업무량이고, 게다가 난 나 자신을 위해 일하고 있으니, 그저 배부른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맘 같아서는 나오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다 데리고 대탈출이라도 하고 싶은데, 그건 내 능력 밖의 일이고, 그저 내가 하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을 통해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게 지금 내 역량의 한계이다.   머리가 터질 듯한 일상을 보내니, 다른 책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열심히 캐드펠 수사의 일상을 따라가고 있다.


두 권을 내리 읽었다.  '고행의 순례자'에서는 포로로 잡혀 있는 왕을 대신해 거병한 왕비의 군대와 황후의 군대가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 사건을 무대로 하고 있다.  수도원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축제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기적을 바라고 모이는 사람도 있고, 순례자도 있고, 한 몫 잡아보려는 협잡꾼들도 있는데, 이들 중에 얼마전에 벌어진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알 수 없는 사연과 함께 묻어들어와 있다.  '반지의 비밀'에서는 십자군에서 돌아온 기사 출신의 수도사, 그 수도사를 수발하는 젊은 수도사를 둘러싼 비밀과 로맨스가 주제인데, 이 책의 트릭은 아주 초기에 간파하였기 때문에 읽으면서 대략 상황을 유추할 수 있었다.  여기서는 왕비의 군대가 승기를 잡아 황후를 몰아내고 있는 중이다.  


어제 받은 김갑수의 '어떻게 미치지 않을 수 있겠니?'와 애거서 크리스티 76도 계속 읽고는 있다만, 1-4분기에 마무리하기로 목표를 잡은 것들과 업무를 진행하면서 근근히 읽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연초부터 참 바쁘게 지내고 있는데, 작년의 연장에서 더욱 빠른 한 해가 지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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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6-01-22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쁜 와중에도 책을 열심히 읽으시네요. 전 요즘 책을 펼쳐도 눈에 잘 안 들어오네요. 짧게 부분부분은 읽는데 한 권을 계속 읽진 못하네요.

바쁜 시기에도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transient-guest 2016-01-23 03:17   좋아요 0 | URL
그런 때엔 이렇게 추리소설이나 다른 가벼운 책을 읽습니다.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