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처음 보았을 때가 생각이 난다. 중학교 때였던가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영화에서 획일적인 교육에 길들여지고 있는 사립학교 학생들에게 예정된 미래 이상, 순간의 삶이 중요함을 깨우쳐 주던 키팅 선생님으로 나왔던 그 때. 알고보니 Robin Williams라는 이름의 유명한 배우였다. 죽은 시인의 사회는 미국에서는 정작 그리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입시에 시달리던 젊은이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던 것 같다. 나만해도 이 영화를 여러 번 보았고 당시 비싼 돈을 주고서 비디오 가게를 통해 원판을 구입하기도 했었다.
그 뒤로도 꾸준한 활동을 하던 그가 오늘 아침 갑작스럽게 지구를 떠났다. 은막 뒤의 삶에 대해 아는 것은 없었지만, 자살을 할 뚜렷한 이유를 알지는 못하겠다. 그저 나이가 들고 커리어가 예전 같지는 못했을 것이기에 우울증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이로써 내가 한 시절을 기억하게 해주는 또 한 사람이 떠났다. 이럴 때마다 나이가 드는 것을 느끼는데, 그의 죽음으로 난 한 시대가 그렇게 조용히 지나가고 있음을 실감한다.
키팅 선생님으로 나왔던 그 모습은 잊지 못할 것이다.
Good bye Robin...may your soul rest in pe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