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처음 보았을 때가 생각이 난다.  중학교 때였던가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영화에서 획일적인 교육에 길들여지고 있는 사립학교 학생들에게 예정된 미래 이상, 순간의 삶이 중요함을 깨우쳐 주던 키팅 선생님으로 나왔던 그 때.  알고보니 Robin Williams라는 이름의 유명한 배우였다.  죽은 시인의 사회는 미국에서는 정작 그리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입시에 시달리던 젊은이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던 것 같다.  나만해도 이 영화를 여러 번 보았고 당시 비싼 돈을 주고서 비디오 가게를 통해 원판을 구입하기도 했었다. 

 

그 뒤로도 꾸준한 활동을 하던 그가 오늘 아침 갑작스럽게 지구를 떠났다.  은막 뒤의 삶에 대해 아는 것은 없었지만, 자살을 할 뚜렷한 이유를 알지는 못하겠다.  그저 나이가 들고 커리어가 예전 같지는 못했을 것이기에 우울증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이로써 내가 한 시절을 기억하게 해주는 또 한 사람이 떠났다.  이럴 때마다 나이가 드는 것을 느끼는데, 그의 죽음으로 난 한 시대가 그렇게 조용히 지나가고 있음을 실감한다. 

 

키팅 선생님으로 나왔던 그 모습은 잊지 못할 것이다.

 

Good bye Robin...may your soul rest in peace...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노이에자이트 2014-08-21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죽은 시인의 사회>와 비슷한 시기에 나온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를 모두 소설로 읽어보았습니다.둘다 주인공이 학교를 떠나는 게 마지막 장면이죠.단, 후자에서는 주인공이 자살하여 관에 넣어져 떠난다는 것...그때가 6공화국인데 5공화국이 추친한 재학생들의 과외금지 학원 수강 금지가 풀려 학생들이 사교육에 찌들어 가고 있었죠.

transient-guest 2014-08-22 06:18   좋아요 0 | URL
이 시절은 이미연의 리즈시절이었지요. '사랑이 꽃피는 나무'에서 본 그 청순가련한 모습은 요즘 아이돌은 따라갈 수 없는 그 시절 특유의 모습이 있었던 것 같아요. 6.10항쟁으로 전두환이 물러났지만, 도루묵 같은 노태우 시절이 돌아왔던 것에 어린 나이였음에도 매우 실망하고 분노했던 것이 기억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