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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의 러시아 문학 강의 19세기 - 푸슈킨에서 체호프까지 ㅣ 로쟈의 러시아 문학 강의
이현우 지음, 조성민 그림 / 현암사 / 2014년 1월
평점 :
금요일은 보통 특별한 due date이 있는 때가 아닌 이상 비교적 한가한 편이다. 주중에는 아무리 맘이 급해서 이리 저리 뛰지만 금요일이 되면 내 맘도 고객들의 맘도 가라앉는 것 같다. 물론 이제 3년 간 내 사무실을 운영하면서 생긴 전화상담의 노하우도 무시할 수가 없다. 끊어내는 방법을 더 익혔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는데, 어쨌든 바쁜 일상에서 이렇게 하루 정도 쉬면서 행정업무를 처리하는 것도 좋다. 덕분에 점심 때 운동을 할 수 있었는데, 날이 더워진 덕분에 흠뻑 땀에 젖은 것을 조금 말리는 정도로 하고 들어와서 마저 책을 다 읽고 간간히 들어오는 메일에 답변을 적어 보내주었다.
러시아 문학, 나아가서 러시아의 지성사는 아마도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한번 정도는 관심을 갖게 되는 분야라고 본다. 그런데 그 역사적인 특성과 지리적인 특이점 이상 그 계보를 파악하고 이에 따라 나오는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을 시대적인 배경에 함께 붙여 해석하는 것, 나아가서 이를 자신의 삶이나 세상에 대입하여 비교분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강의로도 들었고, 공부도 해봤음에도 불구하고, 하여, 러시아 문학은 어렵다. 어린 시절에 재미로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접한 것이 아니라 공부의 하나로써 접한 러시아 문학과 인텔리겐챠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도 계속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고심하게 한다.
그러다가 최근에 나온 로쟈의 책을 통해 조금 더 이에 다가갈 수 있는 실마리를 잡은 것 같다. 푸슈킨으로 시작해서 체호프로 끝나는 계보파악과 주요작품을 통한 역사적, 철학적 혹은 문학적인 고찰은 강의노트를 책으로 꾸린 형태에 맞게 쉽게 잘 들어온다. 그전에 읽은 작품들도 있고, 읽으려고 하는 작품들도 포함되어 있는데, 일단 간략한 배경설명과 함께 무엇을 찾아볼 것인가에 대한 좋은 길라잡이가 되어 준 느낌이다. 일견 지루할 수도 있었을 내용과 구성을 강의 특유의 lively한 어조와 풀이로 잘 잡아낸 것 같다. 다시 러시아 문학을 향해 나갈 힘을 얻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