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젠의 로마사 1 - 로마 왕정의 철폐까지 몸젠의 로마사 1
테오도르 몸젠 지음, 김남우.김동훈.성중모 옮김 / 푸른역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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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젠이라는 역사학자의 이름을 처음 접한 것은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사 이야기에서의 인용을 통해서이다.  나뿐만 아니라 상당히 많은 한국의 독자들 역시 비슷한 경로롤 몸젠이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시오노 나나미에 의하면 학계에서 상당히 큰 권위와 영향력을 인정받는 고전 역사학자인데, '로마사'는 독일 최초로 1902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고 한다.  현 시대의 관점으로 보아도 사료로써는 손색이 없는 연구결과물 같다.

 

하지만, 읽는 입장에서, 그러니까, 공부가 아닌, 순수한 독서의 재미만을 생각한다면, 이 책은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쇠망사처럼 너무 사실정보위주로 편성이 된 것 같다는 느낌을 버릴 수가 없다.  역사책을 좋아하는 나는 보통 어떤 역사책이라도 재미있게 읽는 편이다.  하지만, 이 책에는 그렇게 말할 수 없는 이유가 나는 너무도 충실한 사실정보의 나열이라고 보는 것이다.  물론 그런 나의 포인트가 이 책의 의미를 떨어뜨리지는 못한다.  그저 그냥 나의 감상평이 그렇다는 것이다.

 

로마를 이야기하면, 보통 공화정 시대의 로마, 그리고 카이사르의 삼두체제에 의한 공화정 붕괴에서 그의 사후 아우구스투스에 의한 제정시대의 시작에서, 다시 제정 로마의 쇠락과 멸망까지를 다루는 것이 보통이다.  일단은 공화정 이전의 로마는 상당한 고대로써, 비슷한 시기의 그리스인들이 철학을 논하고 페르시아와 서방세계의 운명을 건 전쟁을 벌이던 것에 비해, 역사적으로 그리 대단한 일을 남기지는 못한 것으로 안다.  그러니까, 흥미를 유발하는 주제가 별로 없다는 것인데, 그런 의미에서도 이 책은 소중한 이차사료가 되는 것 같다. 

 

공화정 이전의 로마에는 일종의 초기국가스러운 왕정이 있었고, 그 이전은 더욱 옛날의 이야기가 되는데, 이번 책에서 다루는 주요 소재가 바로 이 무렵이다.  부족간의 언어관계, 종교, 무역, 외국의 영향, 통합 또는 이 민족이 이탈리아 반도로 뻗어나가는 이야기를 매우 자세하게 다루고 있어, 로마사를 연구하거나 이를 바탕으로 글을 쓰는 사람은 당연히 좋은 참고자료로 보았을 것 같다. 

 

fact위주의 책은 사료가치는 있지만, 그리고 무엇인가 사실적인 정보를 찾는 경우 큰 도움이 되겠지만, 읽는 당시에는 그리 재미를 느끼기 어려울 수도 있다.  물론 이는 관심을 어디에 두고 있느냐에 따라 좌우될 수도 있는 문제지만, 역시 사건사실을 열거하는 것은 조금 지루하다.  이제 겨우 한 권이 나온 것이고, 앞으로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되는가에 따라 내가 가져오는 결과물도 많이 달라질 것이다.  그저, 첫 권에서 다뤄진 fact는 너무도 다양하고 자세한, 하지만 그다지 relevance를 느끼지 못하게 하는 너무도 먼 이야기들이라서 생각보다 감동은 덜 했다는 것.

 

로마의 뿌리가 되는 시대의 이야기니만큼, 충분히 나중에 다시 읽어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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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3-10-01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두 가지입니다. 와...대단하다....그런데 재미없다. 아직 1권이라 그렇겠지...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transient-guest 2013-10-01 12:24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습니다. 다만 어렵고 지겨운 책이라도 고전명작이라고 인정을 받은 책이니만큼 어떻게든 끝낸것 같아요.ㅎ 앞으로 더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오겠지요?

노이에자이트 2013-10-02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양반은 막스 베버와 교류했죠.그래서 그런지 손자인 볼프강 몸젠이 막스 베버 연구의 권위자입니다.베버도 초창기에 로마법과 로마농업사를 연구했죠.

transient-guest 2013-10-03 00:56   좋아요 0 | URL
몸젠이라는 이름으로 알라딘 검색을 해보니, 볼프강 몸젠이란 사람이 쓴 책도 있고 막스 베버와 제2저자로 나온 책도 있길래 궁금했었는데, 그런 관계였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