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것 뿐만 아니라, 갖고 있는 것 또한 좋아하는 나로써는 수입에 비례해서 늘어나는 구매대금이 항상 고민거리가 된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서점을 기웃거리고, 무엇인가를 집어들고 나오는 버릇은, 이제는 또 하나의 습관이 되어, 좀처럼 자제가 되지 않는다.  사실 여름은 우리 업계에서는 매우 slow한 시즌이기 때문에, 신생법인으로써, 상당한 긴축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또 지르고야 말았다.  그것도 운송요금 때문에 비싸디 비싼 한국책을 말이다.  애초에 알라딘의 중고시장을 사용하는 것을 rule로하여 한국직배송을 택한 것인데, 결국은 신간을 왕창 구매하는 일이 더 많아졌다.  11시에 있었어야 할 미팅이 펑크난 김에 오늘의 지름을 소개한다. 

 

내용과 작가 둘 다 모른다.  그저 '도서관'이 들어가는 제목을 보고, 리뷰를 읽어보니, 도서관에서 일어나는 무엇인가에 대한 소설이라고 지레 짐작하고 구매했다.

하지만, 양쪽으로 뚫린 책장, 그래서 책이 빈 칸을 통해 반대편의 사람이 보이는, 그 구조를 잘 보여주는, 마치 한 남자가 다른 여자의 책 읽는 모습을 보는 듯한 커버의 삽화가 마음에 든다.  이건 드라마나 영화에서 단골로 사용하는 구도인데, 심지어는 모래시계에서도 사용된 바 있다.

 

워낙에 유명한 작품이라서 여러 가지 번역본이 있는데, 기왕이면 가장 새롭게 나온 것으로 생각되는 민음사의 본을 골랐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나, 이것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책이 많아지면서, 중복구매를 할 때가 있는데, 이는 사두고서 읽지 않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물론, 읽고서도 내용이 기억나지 않아서 그럴 때도 있다.  어릴 때처럼 책 한 권을 여러 번 읽는다면, 그런 일은 없을텐데.  영화 '신 설국'에서 유민이 나온 것을 가지고 '유민이 벗었다'는 식의 개드립을 치던 언론이 생각난다. 

 

주호민은 계속 진화하고 있는 것 같다.  '짬'을 그릴때만 해도, 고만고만한 웹툰작가의 수준이었는데, '무한동력' 그리고 그 이후에 보여준 '신과 함께'에서 특이한 소재와 구성은 정말 돋보였다고 생각한다.

 

 '그후'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던 나쓰메 소세키는 내가 좋아하는 일본의 작가들 중 하나가 되었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읽으면서 마구 웃어대던 기억이 난다.  그의 작품세계는 단지 일본의 문단 뿐만 아니라, 병합시절 우리 땅의 문인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고 알고 있다.  시대극에서 흔히 그의 이름과 작품이 인용되는 것을 보는데, 작가를 알고 있는 사람이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재미라고 하겠다.  사상과 이념적인 면으로는 큰 점수를 주기는 어렵지만 말이다.  사실 전시/제국주의 시절의 일본문단에서 그런 게공선을 쓴 고바야시 다키지 같은 문인이 몇 이나 있었을까?  물론, 그들의 침묵이 정당화 할 수는 없겠지만, 적극적인 가담과 반항의 침묵은 구별하고 싶다.

 

옛날 것들을 보존하는 것이 문화의 일부가 되는, 일본일들의 습성에서 가장 부러운 이 습성 덕분에 일본의 사정은 좀 나은지도 모르겠다.  아무도 책을 읽지 않으려하는 요즘 세상, 서점이 설 자리가 점점 없어지는 세상에서 간절한 바램을 담고, 사실 조금 스스로를 위로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구매했는데, 내용은 어떨런지?  이런 충동구매는 바람직하지 않겠지만, 이런 것도 책을 읽는 사람으로서 즐기는 호사에 가까운 재미라고 본다.

 

 

유하감독으로 처음 그를 알게 되었는데, 그의 시도 궁금해졌다.  원래 시를 잘 읽지는 않지만, 관심가는 시인들이 몇 있기는 하다.  이게 또 하나의 시작이 될런지도 모르겠다.

 

 

 

 

여행이 너무 가고 싶다.  책 몇 권을 배낭에 둘러메고 산속에라도 들어갔다 나올까 싶어 산 책

 

 

 

 

 

 

 

 

 매우 유명한 번역가인 김남주의 에세이.  나온 것을 보고 꼭 읽어보고 싶었다.  듣기로는 좋은 프랑스 작가의 책도 여럿 소개한다고 하니까 흥미로울 듯. 

 

다자이 오사무의 '여학생'이라는 책은 일본어 교재같이 나온, 그러니까 번역이 아닌 원문을 공부하라고 만든 책을 잘못샀다.  이 차에 일보어를 공부해볼까?

 

 

 

 

 

 

 

 

그 밖에도 이런 책들을 샀다.

 

누더기 같은 페이퍼가 되어 버렸다.  책 사이즈도 각각이고, 글도 제각각이다.  서재를 다녀보면 참 예쁘게 박스와 색칠을 하여 단장하는데, 난 늘 이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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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케 2013-07-18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호민의 <무한동력>..정말 좋죠.
유하 시의 정점은 데뷔 시집인 <무림일기>랑 <바람부는 날...>이 두권인 것 같아
요. 영화 커리어에서도 두 편 <결혼은 미친..>과 <비열한 거리>이 커리어 하이같고..지난 해 <하울링>보고 세상에 송강호, 이나영 투톱을 가지고 이 허접을 만들다니 싶어서 실망. 차기작도 느와르라는데 그 쟝르니 열심히 했으면. 후까시 만방의 마초스러움이 제격인 감독이자 시인.

transient-guest 2013-07-19 03:11   좋아요 0 | URL
주호민은 확실히 특이합니다. 작은 일상의 소재를 가지고 훈훈한 이야기를 만드는 걸 보면요. 유하감독은 확실히 후까시/마초소재가 어울리는 듯 해요. 무엇인가 사소한 것도 거창하게 보던 시절의 추억이 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