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헌법에 의하면, 그리고 현실과는 조금 다를 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알고 있는 한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이다.  물론 자유민주주의라는 말은 쿠데타로 나라를 강탈한 카멜레온 마사오상, 아니 그 어려운 임시정부 시절부터 협잡과 거짓말을 일삼은 이승만씨 때에도 대한민국의 건국이념이었으니까, 현실과의 괴리가 느껴지는 작금의 사태는 그 원조가 자칭 국가의 애비, 또는 그네꼬의 애비 되시겠다.  여하튼.

 

국정원의 선거개입과 여론조작은 국민이 민의를 모아 지도자를 선출하는 민주주의 정치체제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자 범죄이다.  이를 논하는데 있어, 적어도 민주주의 국가라면 여야가 다를 수 없고, 진보-보수가 다를 수 없으며, 심지어는 일베충 마저도 그 의견을 달리 하는 것은 '민주주의'라는 말 자체를 허무하게 만든다. 

 

그러나, 21세기 대한민국에서는 이긴 자가 왕이다. 

 

이런 저런 검찰 조사라고 해야, 결국은 사건을 적당히 덮으려는 시도에 지나지 않는다.  여야도 마찬가지.  지금 시기에 갑자기 전두환의 부정축재재물을 추징하는 공소를 10년까지 연장한 것 역시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된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안철수는 침묵하고, 문재인을 비롯한 야권은 이 심각한 일로 빚어진 결과에 대해 패배주의로 일관하는 듯 하다.  아마도 이미 그네꼬의 당선과 대통령 승계는 6개월이나 지난 기정사실이고, 자칫하면 꼴 사나운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는 계산일 수도 있고, 나아가서, 별반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지도 모른다.  즉, 그네꼬는 그대로 대통령짓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결론. 

 

엊그제 서울대 총학을 시작으로 시국선언문이 발표되었는데, 요즘 세대의 아이들이 그 만큼이라도 하는 것은 장한 일이다.  먹고 살 걱정에 대학이 학원으로 바뀐지 오래인 지금, 그렇게 했다가 찍혀서 대기업에 취직 못하면 어쩌려고 저러나 싶기까지하다.

 

하지만, 내 기준으로, 아니 전 시대의 기준으로, 아니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 시국선언은 김빠진 맥주같이 원론적인 소리만 계속 해대는 정치인들을 답습한 마냥, 국저원과 경찰간부를 제대로 수사하라는 소리만 하고 있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정치권의 물타기용으로 총학을 이용하려는 시도가 있을까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왜 대한민국의 절대다수인 국민은 민주주의 절차를 개무시하고 훼손한 결과로 당선된 그네꼬에게 하야를 요구하지 않는가?  국회차원에서의 탄핵도 논의되지 않고 있고, 민주당은 제1 야당이라는 자리가 무색하게 옹색한 정치쇼만 벌이고 있다. 

 

이것은 많은 국민들이 지난 명박정권 치하에서 겪은 치사한 고소/고발, 언론통제의 경험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의견을 많이 보는데, 일견 맞는 말이다.  바른 말 한 마디에 삶이 박살난 사람이 어디 한 둘이던가?  게다가, 변충같은 인간들이 나서서 개거품을 물면, 사람 하나를 바보로 만드는 것 정도는 그리 어렵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그래도 답답함은 남는다.

선거를 조작하고, 국정원 레벨의 국가기관을 운용하는 수장이 청와대의 밀명을 받고 공안업무와는 전혀 무관한 언론조작질을 할 정도였으면, 지방단위의 선거/정치조작도 크게 의심할 소지가 있다.  누가봐도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아는 한, 박근혜씨의 하야를 요구한 것은 모 블로그를 통한 모 교수님 밖에 없다.  그래도 나라도,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도, 비록 나의 직접적인 삶에는 큰 영향을 미치는 일도 아니지만, 그래도 나 정도라도 한 마디 해야 속이 풀리겠다.  지식은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으면 제 아무리 심오한 진리를 깨우치게 하고, 지혜의 근원이 될 지라도 쓰레기에 불과한 것이니까. 

 

박근혜씨는 하야하시오.  당신이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것도, 국정을 수행할 능력이 없다는 것도, 사람보는 눈이 해태만큼도 없다는 것 때문이 아닌, 부정선거임이 분명하므로 나는 분명히 말합니다.  2012년 대선은 무효!  박근혜씨는 하야해야 합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2013-06-20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착한 마음이 있었으면 처음부터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을 테고,
착한 마음이 숨쉰다면 나중에라도 잘못 뉘우쳐 고개숙이겠지요..

transient-guest 2013-06-21 01:17   좋아요 0 | URL
둘 다 기대할 수가 없겠네요

2013-06-21 0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6-21 04:4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