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머리를 식히기 위해, 이런 저런 기사를 클릭하면서 읽던 중에 참으로 기막힌 것을 보았다. PD수첩 (맞나?) 출신으로서, 이상호 기자의 X파일을 쓰기도 했던 그 이상호 기자가 끝내 해고된 것이다. '죄목'은 다른 것도 아닌 회사 '명예'실추 등의 '이유'라고 하는데, 아마도 그간의 행적에 대한 괘씸죄와 입단속의 일환이겠지 싶다. 그 뿐만 아니라, 사실 김재철의 주도하에 상당수의 익숙한 얼굴들이 이미 우리 눈앞에서 소리소문없이 사라져 버렸다. 해임, 권고사직, 지방방속으로 좌천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일어나는 피없는 테러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김재철이 물러나더라도, 이미 언론장악과 종편을 통해 달콤한 통제의 맛을 본 저들이 이런 방법을 놓아버릴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같은 날짜의 기사에는 더욱 기가 막히게도 김재철의 법인카드유용 이슈는 경찰에 의해 무혐의 의견으로 송치되었다는 것. 지나가던 소가 웃다 거꾸러질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게 21세기 대한민국 정치, 법, 그리고 사회의 적나라한 현실이다. G-20라고, 국민소득 몇 만불이라고, 세계 10대 경제국가라고, 세계 10대 군사강국이라고...그렇게 국민을 현혹시키면서 잘 산다고 선전을 해봐야,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것이다. 적어도 정치와 법치라는 측면에서 한국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외국이라고 크게 다르지는 않겠지만 - 어느 곳이나 기득권은 기득권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자신을 지킨다 - 적어도 명명백백하게 시비가 가려질 만한 일들은 법적인 처벌을 받는 것을 볼 수 있다. 요즘 의료보험이나 사회보장, 총기문제, 경제이슈로 한껏 체면을 구기고 있는 미국이지만, 적어도 이런 injustice는 근래에 본 적이 없다. 국제적인 이슈에서야 자국을 보호하겠지만, 내부적인 단속에서의 법치는 한국보다 더 앞선 것 같다는 것이 내 의견이다.
참으로 속상한 기사를 보게 되었다. 앞으로의 5년간, 이렇게 욕이라도 해야겠다. 내가 비록 한국에 살지는 않지만, 그리고 한국의 정치가 나에게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겠지만, 이것은 옳고 그름을 따지는 일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