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소설이라고 해야할까? 아니면 모험소설이라고 해야할까? 읽으면 읽을수록 베르나르 베르베르라는 작가의 머릿속이 궁금해진다. 참으로 특이한, 그리고 매우 비주류적인 발상이 많은데, 물론 서구권에서 베르베르의 발상은 그리 비주류라고 볼 수는 없겠다. 다만, 일반적으로 우리가 접하는 책이나 이런 것들에서 볼 때, 아무래도 유럽과 미국의 차이에서 느껴지는 비주류스러움이란 걸 보는 것이다.
가까운 미래? 프랑스의 인간들은 사후세계의 탐험을 시작하면서, 생명과 죽음, 아니 LIFE라는 그 자체로써의 우주의 신비에 도전한다. 또 이와함께, 베르베르의 상상력은 이 책을 시작으로 해서 sequel을 발표하여 판매부수를 늘리게 되는 것이다 (는 그냥 사설이다).
내가 이 책을 매우 특이하게 생각하는 것은 일단, 내 기억으로 이 책이 내가 읽은 베르베르의 첫 작품이었다는 것이다. 집에 굴러다니던 '개미'시리즈가 그 당시에는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한창 베르베르의 열풍이 몰아치던 시기를 살짝 빗겨난, 말하자면 하루키를 읽은 것과도 같은 양상으로 나의 베르베르 산책은 시작되었던 것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이 작품의 의미는 내가 이 책을 읽고나서 사는 동안 처음으로 유체이탈을 경험했다는 것이다. 매우 특이한 느낌이었는데, 다리부터 붕 떠오르더니 몸이 다리를 위로하여 거의 수직으로 떠오르는 것이었고, 그 당시 상태를 기억하자면 내 몸과 '영체?'는 머리를 경계로하여 분리되어 있던 것. 그런데, 더 올라가면 소설에 나온 것처럼 될까봐 애써 진정시키고 알파 상태의 수면에서 깨어나버렸던 것이 최초의 유체이탈담이라고 하겠다. 그 후로는 간혹가가 경험하는데, 실제로 빠져나가 어디론가 다녀온 듯한 기억을 가진 것도 있는데, 이는 personal한 영역이니까 이 얘기는 여기까지만 하는걸로. 다만, 영의 속도는 빛의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는 책의 이야기가 틀린 얘기는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
여러모로 특이한 작품과 특이한 작가이다. 물론 최근의 작품들을 보면 필력이 조금 딸리는 듯한 느낌도 받지만, 그래도 그의 이전 책들은 재미와 더불어 좀더 다른 관점을 보여주기에, 그리고 그의 한국인 케릭터 등장이 반갑기에 베르베르의 책은 앞으로도 계속 사들일 계획이다. 참고로 존 그리샴도 다른 의미로 한국 사람을 등장시키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중국인이 맡는 역할을 한국인이 맡게 하는 수준이다. 예를 들면, 중국 음식점 대신 한국 음식점, 중국계 전직요원 turned 용역깡패 대신 한국계 전직 특수부대원 turned 용역깡패 같은거다.
다른 책들도 다른 때, 우연히 붙잡고 읽게 될 것이고, 그러면 또 다른 글을 쓰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