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의 이 책들을 연속으로 읽었다.  꽤 오래간만에 다시 읽는만큼 신선한 느낌을 받았는데, '해변의 카프카'같은 경우도 그렇고 '상실의 시대'도 그렇고 한국에 첫 출판되어 알려질 당시 꽤나 센세이셔날 했겠구나 싶다.  거침없는 성애의 묘사도 그렇고, '해변의 카프카'에서 보여지는, 나로서는 아직까지도 theme을 파악할 수 없는 기괴한 관계도 그렇고.  그래.  아직까지도 '해변의 카프카'에서 작가가 펼치고자 하는 이야기를 알아보지 못하고 있다.  환상문학이라고 할 만큼 특이한 구성과 모티브는 누가봐도 분명하겠지만...

 

'상실의 시대'는 읽는 내내, F. 스콧 피츠제럴드를 떠올리게 했는데, 잃어버린 세월, 첫사랑, 아쉬움,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이런 theme을 느껴서이다.  그래서일까, 이 책에서도 여러 번 언급된 작가가 F. 스콧 피츠제럴드였다.  그런데, 과연 삼각관계가 이각의 연애를 완성시키는 구조일까에 대해서는 확연히 동의할 수 없다.  수 년간 묵혔다가 다시 읽어보면 또 무엇이 보이려나?  20대에 읽었던 하루키, 30대에 읽은 하루키, 이제 5-6년이면 40대에 읽어보는 하루키가 될 것이다.  책이 쌓여간다는 것은 이렇게 문득, 지나간 세월, 현재, 그리고 앞으로 올 시간들에 대한 묘한 향수와 기대를 느끼게 하는 것 같다.  보다 더 많은 책을 보고 느끼고 흡입하다 가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