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시작된 금융가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월가점령을 넘어, 대도시를 중심으로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미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다수의 민주당 지도자들이 이들의 Civil Disobedience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가운데, 여러가지 생각을 해 보았다. 

우리 시대는 분명 그 어느 때보다도 생산력과 기술력이 높은 때이고, 이를 이용하면 지구 전체를 먹이고도 남을 재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아니 이미 그 이상을 해내고 있다고들 한다.  그런데, 왜 우리 절대다수는 계속 가난해지고 있는 것일까?  왜 전 세계적으로 중산층의 폭이 점점 줄어들고, 양극화는 더욱 심해지는 것일까?   

혹시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비생산적'인 재화가 그 이유가 아닐까?  옛날에는 100의 재화가 생산되면 100이 모두 시장에서 돌고 돌았다.  이에 따라 값이 폭등/폭락하던 것을 정부가 적절히 개입하여 안정을 주는 법적 장치를 만들고, 특히 힘으로 시장을 조작할 수 있는 세력에 대한 규제를 하여왔었다.  그래서 100의 재화가 시장에서 풀리고, 시장에서 소비되어 왔었다고 본다.  (매우 일반적인 생각이지만).  그러다가 주식이라는 것이 생기고, 이때부터는 100의 재화가 생산되면 (정확한 수치는 모르겠지만), 일부는 시장에서 풀리고, 일부는 주식시장에서 거래되기 시작했다.  초창기만해도, 이런식의 거래가 시장에 그리 나쁘지 않았던 것이 어짜피 현물에 대한 베팅이었기에 총 생산량에 대한 거래형태만 시장/주식으로 분류되었던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자본의 국경이 없어지면서, 더 큰 돈을 벌고 싶었던 금융세력은 각종 로비를 벌여 국가의 법/제도적 장치를 deregulate시켜온 결과, '파생상품'이라는 것이 버젓히 거래되기에 이르렀다.  이로인해, 100의 재화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그 자체로는 아무런 가치를 지니지 못한 것들이 베팅되기 시작했으니, 100의 생산이 1000, 나아가서는 10000의 virtual value를 가지고 거래되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재화의 상당량이 실생활로 재투자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가지고 있지 않은, 즉 생산되지 않은 '개념상재화'에 돈이 몰리고 거래가 된 것이다.  이 결과, 소수는 큰 돈을 벌었지만, 절대다수는, 다수에 투자되어야 할, 환원되고, 재거래되어야 할 재화가 절대적으로 부족해졌고, 생산되지도 않은, 그런데, 없어진 자리에 마이너스 숫자만 남은 쓰레기들까지 떠맡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파생상품'은 아무런 가치도 없는, 그야말로 도박인 것이다.  비슷한 예가 옛날 일제시대의 한국에서 있었는데, 주식시장에서 (쌀거래를 바탕으로 하였기에 '미두'라고 했다) 밀려난 사람들이 주식의 up and down에 베팅을 하였고, 이 거래가 커지자, 본판이 아니라 숫제 돈을 여기에 베팅하여 거래한 때가 있었다고 하는데, 이 up and down에 베팅하는, 즉 주식자체가 아닌, 것이 파생상품의 개념이라 하겠다.   

이런저런 장난질로 돈을 싹 쓸어담은 금융가와 석유-군산복합자본의 횡포가 극에 달한 이 시기를 보면서, 그래도 계속 deregulation을 외치는 가카스런 사람들과 tea party스런 꼼수들이 밉다못해 측은하기까지 하다.  약자는 보호받아야하며, 절대다수는 절대약자이기에 법제적 장치를 통한 일정부분의 통제와 가이드가 필수라는 것은 지난 십년간을 돌아보면 알고도 남는다.   

우리 모두 조금 더 똑똑한 다수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  모두 한번 가서 보시길 

http://www.youtube.com/watch?v=VdZeW9vG1xg  트윗에 올라오는 걸 보았는데, 우리 모두가 이런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는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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