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를 찾아서 - 개정판
한병철 지음 / 뿔미디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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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나오자마자 사서 궁금했던 업데이트된 내용 위주로 한번 쭉 읽고 다시 찬찬히 뜯어 읽었다.  오리지널판에서 언급된 후 널리 알려져 이슈가 되었던 월광검법에 대한 이야기, 음모론과 그 밖의 개인사의 스토리가 빠지고, 극진회와 모 태극권 권사의 이야기가 누락되었다.  월광에 대한 이야기나 그 밖의 스토리는 아마도 저자가 무술을 수련하면서 겪은 이야기를 약간 픽션화하여 넣었던 것 같은데, 이 때문에 상당기간 좀 귀찮았을 것이라 짐작한다.  누락시킨 이유가 아닐런지?  극진회와 모 태극권 권사의 경우 극진회 사범은 꽤 알려진 이야기라서 그렇다치고, 태근권사의 경우 왜 누락되었는지 궁금하다. 

후기지수로서 새로운 고수들도 많이 소개가 됐는데, 단연 압권은 결련택견의 장태식 사범이다.  현대에 흔하지 않게 옛날식으로 몸을 단련하는 머리부터 발끝까지의 무술가인 이 사람은 인터넷에서도 유명한데, 그런 엄청난 실력과 단련에 비례하여 예의도 매우 바른 참 무술인인 듯. 

위에 언급된 부분외에도 책에서 언급되는 무술인이나 이슈에 대한 저자의 어투가 전편과 비교해서 눈에 확 띄게 부드러워진 것도 큰 변화인데, 나는 이를 읽으면서 저자인 한병철님의 연륜과 이에 따른 원숙함이나 여유같은 것을 느꼈다.  책이 처음 나오던 삼심대 초반, 저자는 본인의 무술 실력과 경험, 공부 등등 여러면에서 매우 패기만만한 청년이었을 터.  그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나이에 더해 늘어난 수련의 깊이와 세상경험을 더욱 많이 거친 불혹의 그는 그 때만큼 강함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 것 같다.  활활 타오르는 불과 같았다면 지금은 유유히 흐르는 물의 모습, 또는 지고한 산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한 가지 많이 기대했지만, 예전과 그대로였던 부분이 있는데, 모 무술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분의 블로그에서도 언급된 적이 있지만 이 무술에서 주장하는 정통성이나 정통론에 대한 이야기를 뒤집을 수 있는 상당한 양의 자료를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왜 좀더 detail하게 언급되지 않았는지 의문이다.  역시 이슈의 대상이 되기에는 너무도 원숙한, 아니면 좀 귀찮아진 저자인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체육계, 특히 무술계의 행적위조나 역사창작, 학력위조는 다반사라고 하니, 아무리 fact라도 글이 올라가는 순간 사방에서 파리떼처럼 달려들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xx도법'이라는 책과 'xx무술'이라는, 같은 저자의 책이 있는데, 'xx도법'은 옛날에, Pacific Western대학이라는 학위공장이 적발되기 전의 책이고, 'xx무술'은 그 이후의 책이다.  그런데  'xx도법'의 저자약력에는 버젓하게 Pacific Western대 박사라고 나와있고 'xx무술'에는 그 내용이 빠져있다.  한 마디로 웃기는 이야기.   

뭐 모 무술 외에도 좀 사기성이 짙거나 의심스러운 background를 내세우는 단체나 무술에 대한 이야기도 좀 다루어주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역사를 바로잡는 차원에서).  물론 이 책의 제목은 고수를 찾아서 이지, 사기꾼을 찾아서 는 아니지만.

합기유술의 김윤상 총재가 계속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저자가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한국합기도에 대한 생각이 적어도 용술관 합기유술에게는 적용이 되지 않는가 보다.   문외한인 내가 봐도 다른 합기도 계열 무술의 demonstration보다 강해보이고 gimmick이 없어보이기는 하더라만 (뭔가 impact가 다르다는 이야기).    

국내 무술계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와 스토리가 많아서 꼭 한 권정도는 소장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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