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세상을 탐하다 - 우리시대 책벌레 29인의 조용하지만 열렬한 책 이야기
장영희.정호승.성석제 외 지음, 전미숙 사진 / 평단(평단문화사)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다시 읽고 나름 몇 날간의 고민 끝에 시작한 후기 남기기의 첫 대상이 되었던 이 책은 이 습관이 잘 자리잡아서 (1) 글쓰기 연습이 되고, (2) 나중에 경영할 내 회사의 webstie에 올라가게 되고, (3) 언젠가는 책을 써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거창한 바램과 함께 리뷰한 책이다. 

나는 책을 많이 읽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2007년부터 지금까지 꼬박 매년 평균 200-240권을 읽어왔으니 요즘 "책 좀 읽는다"는 분들의 연평균은 너끈히 초과한 셈이다.  하지만 글로 후기를 남긴 적은 어릴 때 독후감을 쓴 이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 부분에 있어서는 그야말로 초보자이기에 매우 어렵게 느낀다.  특히 유명한 리뷰어들의 글과 비교하면 매우 졸렬하고 유치하기 짝이 없어서 리뷰를 남기려는 시도 자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든다.   

이 책은 책 수집과 읽는 행위 모두를 사랑하는 나에게는 매우 반가운 책이다.  제목도 제목이지만, 간간히 곁들여진 사진들이 참 마음에 들어서 산 책인데, 구입한 당일에 모두 읽어버렸다.  내용이 매우 익숙하여 혹 일전에 이미 사서 읽은 책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드는데,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렇게 읽은 내용을 남겨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가지고 있는 책을 또 산 것이라면, 나만큼이나 책을 좋아하는 누나에게 넘기면 된다는...) 

책을 읽고 수집하는 행위는 이 시대 이 지역에 사는 나에게는 매우 외로운 행위라고 생각한다.  일단, 내 주변에는 한 명도 이 취미를 나눌 사람이 없다.  상당히 제한된 것이 나의 인맥임을 고려한다해도 한국과 미국을 통털어 한 명을 꼽을 수 없다니 나의 친구사귐이 매우 특이하거나 아니면 나와는 다른 사람에 편중되어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찌했던 나는 외롭다. 

이 외로움 때문일까, 언제부터인가 나은 서점에서 인문학/서지학으로 분류되는, 책에 관한 책들을 사서 읽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이를 시작하게 한 어느 한 권의 책과 한 순간이 있었던 것이다 ("한국의 책쟁이들"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의 느낌은 "아! 더 이상 외롭지 않구나!" 하는 것이었다.   물론 이때나 지금이나 온라인에는 고수들이 즐비하고 많은 분들이 등단까지 한 상태이지만, 개인적으로 알지도 못하고 멀리 있으니 꾸준히 업데이트되는 이 분들의 블로그를 보는데서 그쳐왔기 때문에 이 전까지는 정말 많은 외로움을 느껴왔었다. 

이 책에는 사회적인 명사들과 문학계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의 독서에 대한 경험담과 자세, 또는 철학이 잔잔하고 쉬운 말투로 서술되어 있어 막힘없이 읽히게 된다.  하지만 한 글자씩 가슴에 담아서 읽으려 하면 생각보다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모두 "제대로" 읽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quote한 글들 중 읽을 당시 한국의 2MB짜리 정치와 요즘의 5살짜리 훈이의 에피소드를 보면서 매우 공감한 글을 밑줄 그어놓았다. 

"사상과 의견의 자유로운 교환은 인간의 가장 고귀한 권리 가운데 하나다.  따라서 시민들은 자유롭게 말하고 글을 쓰고 책을 펴낼 수 있다" from '인간과 시민의 권리선언' 

"시민들이 자유롭게 말하고 글을 쓰고 책을 펴내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민주주의도 불가능할 것이며, 사회와 문화의 발전도 기약할 수 없다

그래서일까 최근 수 년간 한국에는 민주주의도, 사회와 문화도 퇴행하고 있는 것 같다.  "특정 사회인사"에 대한 명예훼손죄가 미성년자 강간보다 무거운 형량으로 구형되는 시대이니만큼 재미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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