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숨만 쉬고 있어도 한 주가 가버리는 느낌이다. 책도 조금, 운동만 겨우 꾸준히, 일은 들어오는 대로 그렇게 살고 있다. 향후 5년안에는 soft FIRE을 하고 싶어서 온통 focus가 다 그리로 가버린 것 같다. 더 일찍 늘어졌을 수도 있는 정신상태가 그나마 고양이를 (작년부터) 키우게 되어 멀리 여행을 가는 것이 어렵게 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하여 이 정도인 것 같다.
일을 놓을 생각은 없고 아직은 준비가 부족하지만 한번 마음이 early retirement으로 가버리고 나니 매일의 focus는 soft FIRE 계획과 상상에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 덕분에 낭비도 않고 아마도 내가 살 수 있는 수준에서 두 계단 정도 밑의 수준의 소비를 하면서 살고 있으니 그 또한 아주 나쁜 것만은 아니다. 당장 가장 쓸데없는 마이너스 자산이라는 차는 2021년에 잠깐 중고차시세가 좋을때 한 대를 팔아버렸고 지금까지 2017년 연말에 cash로 산 차 한 대를 지금까지 타고 있는데 비싼 차가 아니라서 보험도 연비도 평균보다 낮게 유지하고 있다. 지금은 차값이 엄청 올라서 보통의 차 한 대를 사면 자동차값, 할부이자, 보험비용, 등록세 같은 걸로 매월 1000불 정도는 esay하게 나올 테니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투자를 늘린 것이라서 아마 은퇴할 때까지도 차를 바꾸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대충 계산해보면 코로나 이후 회사가 정상화되면서 못해도 버는 gross의 1/3에서 2/5가 넘는 portion이 이런 저런 투자로 들어가고 여행이나 기호품구매 같은 건 모두 벌어서 쓰기 때문에 투자금에서 빼지 않고 있으니 5년 정도면 soft FIRE는 가능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생활방식은 가끔 피곤할 때가 있으니 매월 무엇인가에 쫒기는 듯한 기분으로 사는 고됨이 있다. 낭비가 없고 거품이 전혀 없는 삶이란 대체로 이렇게 dry하고 boring한 모습이 아닐까 싶다.
투자 또한 ETF를 몇 가지 balancing하여 3-40년은 꾸준히 Dollar Cost Avearge로 (DCA) 하는 것이 개별종목을 잘 찾아서 잭팟을 맞는 것보다 성공할 확률이 훨씬 높다고 하는데 이 또한 boring하고 dry하여 초기에는 잘 와닿지 않는 것 같다. 큰 성공만큼 날리는 경우도 많고 중간에 팔아서 더 큰 이득을 못 보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역시 모든 건 확률게임이 아닌가 싶고 그 확률은 오랜 시간 꾸준히 안정적으로 하는 투자를 favor하는 것으로 거의 모든 장기적인 통계가 보여준다고 하니 혹시라고 20대에 뭔가를 시작한다면 현상이나 주변의 스펙터클한 잠깐의 모습에 현혹되지 말고 꾸준히 몇 가지 ETF를 골라서 3-40년을 해보란 조언을 하고 싶다. 난 워낙 돈을 버는 시점이 늦은 탓에 지금 이렇게 무리를 하고 있지만 20대에 시작하여 3-40년을 꾸준히 한다면 시간이 가져다 줄 복리의 성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얘기가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왔을까.
늘 유시민선생이 있어서, 김어준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리스트에서 빠진 선생의 책을 모두 구했고 증보판도 구매했다. 이렇게나마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이명박 이래 김어준의 역할도 컸지만 유시민선생의 경우 여러 면에서 우리의 시대를 대표하는 지식인이자 실무경험, 민주화투쟁까지 정말 대단한 분이라고 생각한다. 그 성찰도 그렇고 변하지 않는 사회민주주의자로서의 모습까지 참 흔하지 않은 사람이다.
김어준은 이명박시절부터 지금까지 정론직필의 frontline에서 굳건히 버티고 있고 조중동한을 비롯한 소위 레거시미디어가 다루지 못하고 다루기를 원하지 않는 뉴스와 정보, 분석과 평설을 제공하니 그 존재가 이런 가짜뉴스가 판치는 시절엔 더욱 귀할 수 밖에 없다.
어쩌다 보니 읽은 책을 다시 보았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서 보니 다 읽은 책에 해두는 표시가 있어 알 수 있었다. 이렇게 자꾸 잊어버리는 것이다.
시대를 잘 만났더라면 해방된 조국에서 큰 역량를 발휘했을 인재가 중국-북한으로 해서 간첩으로 남파되어 형을 받았으니 일제의 잔재와 친일파-소련파의 해악이 무척 심하다.
죽을때까지 세계를 누비면서 문명사속에 한국을 찾고 정립시키려 노력한 학구열과 애국애족의 마음이 귀하다고 하겠다. 늦었지만 부디 영면하시라. 내 생전에 통일이 이루어지는 건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했던 어린 시절인데 이제 반생을 살고 나니 not so confident about that.
이렇게 또 하루가 가버리니 다음 달이면 벌써 가을스포츠인 NFL의 preseason이 돌아온다. 세월이 그야말로 유수처럼 흐르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며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