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을 이전한 것이 2019년. 지금의 장소로 온지 5년만에 책장을 정리해보았다. 자리가 딱히 늘어난 것도 아니고 책장을 더 배치한 것이 아니라서 책을 이런 저런 방법으로 다시 쌓기도 하고 꽂기고 하면서 가능한대로 더 많은 책을 책장에 정리한 것이 고작이지만 덕분에 여러 개의 박스를 열어 그간 보관하던 책들이 바람을 씌무실을 이전한 것이 2019년. 지금의 장소로 온지 5년만에 책장을 정리해보았다. 자리가 딱히 늘어난 것도 아니고 책장을 더 배치한 것이 아니라서 책을 이런 저런 방법으로 다시 쌓기도 하고 꽂기고 하면서 가능한대로 더 많은 책을 책장에 정리한 것이 고작이지만 덕분에 여러 개의 박스를 열어 그간 보관하던 책들이 바람을 쐬게 해준 정도로 만족한다. 그만큼 일이 한가한 것은 그것대로 문제라면 문제.
미국은 트럼프를 뽑아서 지금까지 이 모양이고 한국은 윤석열을 뽑아서 앞으로의 미래가 걱정된다. 그런데 미친 짓도 여러 번 보면 익숙해진다고 미국의 선거판에서 트럼프의 기괴한 말과 행동 및 과거가 그다지 사람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오지 못하는 것처럼 한국은 여러 번 탄핵을 당했어도 모자랄 일이 차고 넘치는 윤석열이지만 뭔가 굳은살이 배긴 것처럼 대중을 행동으로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안 읽은 책을 읽은 것처럼 영어판을 읽었는데 오늘 책정리하면서 보니 한국어판을 옛날에 구해서 이미 한번 읽은 것을 알게 되었다. 역시 지금의 독서는 여러 번 읽어야 간신히 기억에 남을까말까 하는 memory 구성임을 다시 한번 realize하게 된다. 책과 책에 얽힌 퍼즐을 풀어가는 나름 재미있는 이야기.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바치는 오마주 같은 느낌으로 즐겁게 처음 읽는 것처럼 보았다. 술을 줄여야 하나?
이건 실화에 바탕을 둔 이야기. 영국 런던의 아주 오래된 서점에서 일한 경험으로 담담하게 일상의 이야기들을 보았다. 페넘브라서점이 위치한 미국하고도 샌프란시스코 시내라면 노숙자, strip club, liberal, 히피 같은 것들이 떠오르는데 과연 런던이라고 하면 뭔가 채링크로스가나 노팅힐 같은 곳의 공간들 - 주로 영화를 통해서 본 - 이 떠오르는 건 이 두 나라가 share하는 것이 많은 만큼 너무도 다른 방향으로 evolve했기 때문일 것이다.
딱히 기억에 남는 특별함은 없었고 그저 책을 읽고 모아들이는 사람으로서 늘 서점이나 책에 대한 이야기에 흥미를 갖고 있기에 즐겁에 보았다.
방금 다른 일을 하다가 paper cut을 당했다. 이건 사무실에서 종이를 만지는 일을 하는 한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일이라서 어쩔 수 없다만 이 따가운 느낌이 정말 싫고 베이는 순간의 서걱스러운 느낌은 소름을 돋게 한다. 도저히 익숙해질 수 없는 일이다.
트릭을 보면서 참으로 추리소설을 쓰기 어려운 시대가 되어버렸다는 생각을 했다. 쉽다면 무척 쉽게 다작을 하는 작가들이 많이 있지만 아날로그시절의 작품들과 비교해보면 머리를 쥐어짜서 이중으로 삼중으로 엮어놓고 마지막에 다른 장치까지 할 정도. 마치 고전의 모든 소설을 읽고 트릭에 익숙한 독자들과 대결하려면 이 정도는 해야한다는 그런 비장한 각오록 끙끙 앓았을 것만 같다.
731부대를 언급하는 듯 과거의 정부실험을 이어간 비밀생체실험의 흔적을 찾아가는 것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런데 사건의 경로도 그렇지만 결말은 정말 예상할 수 없었을 만큼 POV를 바꾸어 버렸기 때문에 이게 정통추리라고 할 수 있을까 싶었다. 나쁘지 않은 작품이고 간만에 추리소설을 읽는 것이 무척 즐거웠다.
윤석열정권에서 일하려면 (1) 제정신이 아니거가 - 김문수, (2) 철저한 황국신민임으로 살거나 - 김태효, (3) 아주 욕심히 많거나, 혹은 (4) 줄리와 친해야 하는 것 같다.
2021년 연말만 해도 이런 세상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 정말 미친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