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어가면서 한 가지 확실하게 예전과 다른 것이 있으니 '선물'이다. 어릴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선물을 주는 건수는 늘어나지만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 가끔 일이 마무리되고 고객으로부터 감사의 선물을 받는 경우는 있어도 생일선물을 받을 일은 좀처럼 없는데 성탄절이든 다른 무엇이든 현재의 내 삶은 스스로 자신을 챙기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런 핑계로 주문한 책들이 도착하자마자 알라딘과 아마존에서 대충 300불어치의 책을 주문하고 말았다. 아마존은 배송이 무료라서 순수한 책값이지만 알라딘은 한국에서 DHL로 받으니 배송비가 상당해서 이를 제외한 액수가 그 정도. 


거지같은 자본주의도 코로나 이후 조금 바뀌어서 12/25 성탄절 당일에는 거의 모든 곳들이 문을 닫는다. 불편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아주 조금이지만 사람이 사는 냄새가 난다고나 할까. 과거 풍요에 비해 경쟁이 덜했던 미국의 어느 한 시절을 잠시나마 느껴본다. 물론 약 20여년 전 블프의 등장으로 열린 지금의 미친 소비시대는 여전히 잘 굴러가고 있기에 (기실 상점들이 닫았어도 온라인몰은 24/7 성업 중이니) 내가 느끼는 이 감성은 현실을 반영하지는 못한다.  


셜록 홈즈, 드라큘라 백작, 크툴루. 더 바랄 것이 없는데 소설의 짜임새도 훌륭하여 더욱 즐겁게 읽었다. Classified Dossier라는 시리즈로 두 권이 나와 있고 내년 가을에 세 번째가 나올 예정. 두 번째 작품은 하이드씨, 세 번째는 도리언 그레이가 나올 것이니 그야말로 두근두근 아니겠는가. 





란포의 작품이라서 좋다만 번역의 오류, 편집의 오류, 확인과 감수의 불성실함에서 완전 개떡같은 책, 작품이 아닌, 거지같은 책이 나오고 말았다. 내가 받은 것이 실은 파본이었다면 말이 되는 수준의 저질스러운 책. 






종종 친한 이들과 한 잔 꺾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미국에서의 인간관계는 95%이상이 social한 관계라서. 혼술이 늘어날 수도 있는 책. 매년 한번씩은 한국에 가서 잠깐이라도 휴식을 취하면서 친구들과 정기적으로 만날 계획. 미친듯이 비가 퍼붓는 날 소성주와 전을 먹고 싶다.




약간은 주마간산 격인 면이 있지만 근대부터 현재까지 한국에서의 서점의 역사를 짚어본다. 하루종일 책구경을 하다가 한 권을 겨우 살 수 있었던 어린 시절보다 훨씬 더 많은 책을 원하는 대로 구입할 수 있는 지금이지만 그떄의 설레임과 기다림이 그립기는 하다. 





드디어 끝. 여전히 다뤄지는 와인은 아직 한 병도 마셔보지 못했지만.








약간의 힐링. 하지만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이런 것이 가능할 리가 없다'라는 생각이 몽글몽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새삼 실감하게 만든 책. 내 지식이 더 쌓인다고 해도 여기서 다룬 이야기를 온전히 다 즐길 수준까지는 못 갈 것 같다.







동지들. 탄핵과 Justice가 살아난, 해방된 조국에서 See You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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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22-12-26 09: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30만원을 출쩍 넘는 책주문이네요!! 지름신이 강림하셨나봅니다..ㅎㅎ

근데, 한국배송료는 얼마정도 되나요??

transient-guest 2022-12-26 14:43   좋아요 1 | URL
무게에 맞춰 산정되는데 잘 따져보지는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다음과 같이 나오네요.
상품가격 253,160원 + 배송료 83,400원

주기적으로 책을 사니 돈도 들고 읽을 것들은 늘어나고 공간은 부족해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저는 그림도 시작하면 그렇게 될 수 있는 성향이라서 조심해야 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