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 - 작가들이 사랑한 도시 체코 문학선 1
얀 네루다.프란츠 카프카 외 지음, 이정인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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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L시즌이 시작된 오늘 생각해보니 일요일에 책을 한 권 읽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오전 10시, 오후 1시, 오후 5시 각각 게임중계가 있고 한 게임당 3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미식축구의 특성상 시간을 정말 많이 빼앗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오늘은 아침에 조금 읽고 우리 팀의 10시 게임이 끝난 오후 1시부터는 다시 책을 잡고 읽어낼 수 있었다. 꾸준함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이고 그 다음으로는 보다 더 의미가 있는 책을 한 권이라도 더 읽어내는 것이다. 꾸준함이 유지되어 21권까지 마친다면 일단 원했던 걸 이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지난 한 주간의 생활이 너무 엉망이었기 때문에 이번 주 내내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 운동도 그렇지만 먹는 것이 진짜 망가졌고 무더위에 시달리면서 여러 가지로 몸이 무거워진 느낌이다. 이걸 던지려면 다시 운동에 힘쓰고 잘 먹어야 한다. 맛은 떨어지고 값은 30-40%가 비싸진 바깥 음식은 최대한 자제하고 좋은 걸 싸갈 생각이다. 일도 많이 해야 하니 그렇게 해서 시간도 아끼는 등 여러 가지로 편하다. 전날 조금 시간을 쓰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프라하에 다녀온 사람에 따르면 정말 가볼만한 곳이라고 한다. 90년대 말에도 이미 관광지로서 명성이 자자했기에 호텔은 비쌌지만 외식물가가 낮았던 당시 매일 저녁을 왕처럼 먹었다고 했다. 그 말을 들은 것이 2000년인데 2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못 갔으니 독만권서는 착실히 이루어가고 있지만 행만리로는 아직 시작도 못한 것이 많이 아쉽다. 


카렐 차페크, 프란츠 카프카를 제외하고는 모두 처음 접한 작가들과 작품들을 적절히 발췌하여 프라하의 요소마다 배치했다. 짧지만 탄탄한 책이고 나로써는 드물게 역자후기와 추천사 비슷한 글까지 읽었다. 도시의 명물에 얽힌 전설 같은 이야기도 좋았고 근대사를 반추하는 이야기도 괜찮았지만 '골렘'이 환상소설다운 명모가 있어 개인적으로는 가장 좋았다. 카렐 차페크는 '로봇'이란 단어를 만든 것으로 유명하고 프란츠 카프카는 더 언급할 필요가 없기에 둘 다 한국어로 번역되어 나온 책이 많지만 나머지의 수록작가들의 경우 번역이 시급하다. 


내 기준에서 옥의 티라면 역자가 밝힌 '중역'인데 예전에 이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의 댓글을 달았다가 뭔가 덕후스러운 일면식 없는 다른 이에게 댓글로 쿠사리를 먹은 적이 있다. 그때만 해도 좀 그런가 싶었지만 지나고 보면 역시 '중역'은 시대적 한계를 감안해주어야 하는 과거가 아닌 지금이라면 좀 반칙스럽게 느껴진다. 좋은 중역이 나쁜 완역보다 좋다는 식의 댓글로 기억하는데 그건 중역과 완역의 비교가 아닌 '좋은' 이란 전제와 '나쁜'이란 기준을 추가하여 어떻게 보면 완전히 다른 기준이 추가된 비교라는 걸 당시만 해도 깨닫지 못했다. 역시 빠른 머리회전과 임기응변에 싸움닭 같은 기질이 필요한 소송전문변호사가 되지 않길 잘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이제 다시 한 주가 시작되고 자영업자임에도 불구하고 월요일에 대한 부담감에 Sundays Blues를 가진지도 오래다. 늘 일요일 저녁시간이 되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그냥저냥 시간을 쓰게 된다. 구름이 잔뜩 낀 하루였고 한 시간 정도면 해가 질 지금 화씨 80도라서 무척 습하고 덥게 느낀다. 마음 내키는 대로 남은 하루의 시간을 정리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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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2-09-12 14: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이용복이란 맹인가수가...제목이 생각이 안 나는데
토요일도 싫고 일요일도 싫고 그 사람 만나는 월요일이 젤 좋다고
노래했는데 어떻게 월요일을...? 그러다 참 깜찍한 노래다 싶더군요.

tg님도 월요일 날 만날 수 있는 애인은 없으셔고
월요일 날 좋아하는 일을 정해서 하시면 Sundays Blues를
조금 벗어나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ㅋ
저는 거의 백수에 가까운 삶을 살다보니 오히려 주말 보다 주초가
낫다고 느낄 때도 있어요. ㅎㅎ

transient-guest 2022-09-13 01:20   좋아요 1 | URL
그럼 저는 일을 할 수 있는 월요일이 젤 좋다고 해야 할까요? ㅎㅎ
기실 한 주의 일을 시작하는 것도 그렇고 보통 정말 바쁜 날이라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같은 날을 두고도 느끼는 감정이 다 다를 수 있네요.ㅎ

얄라알라 2022-09-12 21: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방금 전에 김경일 교수의 에세이를 읽다가 한국인들의 ˝우리~˝ 사랑 파트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transient님께서도 외국 생활 오래 하셨어도 ˝우리 팀˝이라 하시니 굉장히 정겹게 들리네요^^

8 out of 21 화이팅!

transient-guest 2022-09-13 01:22   좋아요 1 | URL
그게 그러네요. 사실 ‘우리나라‘라는 표현은 정말 한국사람의 표현 같아요. 영어로는 좀처럼 ‘out country‘란 말을 쓰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종종 어색하게 알아들어요 그렇게 말하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