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재미있게 본 EBS 문화사시리즈 "명동백작"을 통해 해방과 한국전쟁을 전후로 한 한국문화사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 그때 처음으로 박인화시인, 김관식시인, 김수영시인, 카프에 대해 알게 되었고 등장인물들 중 기인처럼 보이는 공초 변영로선생에 대해 흥미를 갖게 되었다. 드라마에서 접한 선생은 유유자적하며 담배를 즐겨 태우고 약주를 즐기던 여유로운 모습으로 그려졌는데 늘 멋지다고 생각했었다. 


남은 책인 시집과 수필선집 정도인데 이번에 큰 마음을 먹고 지만지에서 나온 '변영로 수필선집'을 구했다.


아뿔사. 책을 펼치니 한문이 반이다.  

아버지의 강요로 억지로 천자문을 쓰기도 여러 번, 거기에 한문도 과목으로 배웠건만 알고 있는 한자는 아무리 모아봐도 20개나 될까? 알파벳은 기본적으로 대충은 알고, 영어도 읽고 스페인어도 읽을 수는 있고 한글도 알고 있어 지금까지는 잘 모르고 살았는데 글을 모르는 까막눈의 심정이 어떤 건지 알겠다.  이 책을 제대로 읽으려면 옥편이 있어야 하는데 옥편을 사용하는 방법도 모르고...


결국 고이 모셔둘 수 밖에 없겠다.
















PS. 방금 깨달은 실수. 내가 흥미를 가진 공초선생의 본명은 오상순. 위에 쓴 변영로선생은 두주불사의 수주선생으로 유명한 다른 분. 예전에 어떤 소설에서 술을 마시면 술이 깰까봐 차가운 곳에 나가지 않는다던 수주선생이 바로 변영로선생이다.  공초선생의 책을 구한다면서 이런 착각이 이어져 수주선생의 책을 구했다.  바보 같지만 조금 엉뚱하고 재밌다는 생각에 별도의 수정을 하지 않고 이렇게 첨언을 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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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9-09-24 15: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이버 한자사전 필기인식기 사용하시면 옥편 없이도 한자 보실 수 있어요!

transient-guest 2019-09-25 03:06   좋아요 0 | URL
그게 진짜 한문이 많아서 일일이 확인하면서 읽자니 하루에 한 패이지도 어려울 듯. 물론 언젠가는 도전해보겠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