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곳은 주변의 치안이 매우 좋은 곳이다. 큰길에서도 가깝고 몇 가지 이곳저곳으로 통하는 일종의 순환도로와도 가깝고, 장보기도 편리하고 고속도로하고도 가깝고, gym, 성당, 서점, major shopping mall, 회사 등 지리적으로 최적의 위치라고 할 수 있다. 그간 살면서 별다른 문제가 없었는데 어제 한낮에 주차되어 있는 자동차의 유리창을 깨고 안에 있던 것들을 싸그리 도둑맞았다. 웃기는 건, 값나가는 물건이 하나도 없었다는 점인데, 운동백과 그 안에 있었던 오래된 운동화, 반바지, 티셔츠, 줄넘기 등 운동보조기구라고 해봐야 팔 수도 없고 팔아도 합쳐서 단돈 만원도 못 받을 오래 사용한 것들이라는 점이다. 좀도둑이고 종종은 단돈 20불이라도 (보통 한방의 헤로인이나 아이스 코카인의 소매가) 훔칠 수 있다면 뭔 짓이든 하는 것이 약쟁이들의 습성이라고 하니, 아마 되는대로 한 1분도 안 걸려서 차 안에 있는 걸 그냥 가져갔을 것이다. 유리창은 대충 200-450불 정도면 수리하는데 보험적용에 자가부담이 250불이라서 300불 이상은 나와야 보험을 청구하는 의미가 있다. 내일 아침에 일찍 값을 알아보고 결정할 것이다.  이런 일이 생기니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이 도둑으로 보이고, 이사를 가고 싶어진다. 액땜을 했다고 치면서 잊어버려야 하지만, 당장 신경질이 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읽고 미처 꺼내지 않았던 '사소한 정의'가 사라진 것이 가장 아깝다고 생각되는데, 다음에 주문할 때 다시 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예상된다.


주말의 아지트인 BN이 조금 지겨워서 전혀 다른 곳을 찾아왔다. 일단 사라진 운동백과 양말을 좀 구하기 위해서였는데, 근처에 있는 lesser mall에 Rack과 TJ Maxx, 그리고 몇 가지 중저가 브랜드의 factory store가 있는 곳에 왔다. 와보니 아무래도 사람이 적어서 mall 내부에 앉을 공간이 많고 심지어 인터넷도 되는 것이다. 게다가 주변에 공차, 스벅, 몇 개의 food court가 있고 곳곳에 소파와 테이블이 있고, 바닥에 전기도 꽂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주말 오전엔 이곳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조금 지겨울 땐 여기에 와서 시간을 보낼 수 있겠지 싶다. AC도 훌륭해서 아주 시원하고 편하게 앉아있다.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원하면 게임도 할 수 있을만큼 괜찮은데, 그래서인지 여기 저기에 앉아서 인터넷을 하거나 게임을 하는 인간들이 보인다. 


BN의 아쉬운 점이 충전과 다소 적은 앉을 공간인데, 책이 많은 건 좋지만 그런 점을 생각하면 이곳도 종종 이용할 수 있겠다.  읽은 책은 조금 더 쌓이거나 맘이 들면 정리해보련다. 지금은 아직 어제의 일을 떨쳐내느라 맘의 여유가 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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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9-06-24 07: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동차 유리가 상당히 단단할텐데 그걸 깨고 물건을 훔치는 도둑이 진짜로 있군요. 왠지 도둑은 한 사람이 아닐 것 같아요

transient-guest 2019-06-24 09:12   좋아요 0 | URL
깨는 도구가 있어요 보통 물에 빠졌을 때 차창을 깨고 나올 수 있는. 아니면 빠루같은걸로 지레를 걸어서 살짝 비틀면 금이 쫙 가고 그걸 톡 넘기면 소리도 많이 나지 않습니다. 뭐 아마 이인조 좀도둑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