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의 9월 workout 통계를 보니 총 17.1마일을 뛰고 걸었고, 운동시간은 총 10시간 50분, 모두 아홉 가지의 운동을 했으며 수치상으로 6337 kcal를 태웠다. 이들 중에서 네 번이 weight training, 세 번이 달리기/걷기, 두 번이 spinning이었으니 적절한 배분이라고 본다.  보통 나흘간 운동을 하면 하루를 쉬는 정도였으니 오늘까지 운동을 한다면 그 패턴이 이어질 수 있겠다.  그야말로 not bad at all.  장소를 바꾸고 분위기를 새롭게 한 효과를 보고 있다. 마음가짐도 새롭고, 그저 바램이라면 9월의 퍼포먼스가 더욱 좋아지고 그 기세로 2018년을 정리하는 것이다.  


가을과 함께 미식축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목요일에 시즌 첫 오프닝게임이 있었고 오늘은 이곳의 팀 샌프란시스코 49ers의 첫 게임이 있어서 운동은 게임을 보고 나가려고 하는데 rebuilding중인 우리 팀이 하필이면 작년도에 모든 카테고리에서 리그 최고등급을 기록한 팀과 첫 게임을 하고 있어서 무척 어려운 경기가 될 것 같다. 이미 두 번이나 상대방의 득점을 허용했으니 열심히 따라가는 수 밖에 없다.  


바람은 차고 햇살은 따스한 것이 딱 가을의 느낌이다. 사실 운동보다는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새로 들어온 별다방에라도 가서 커피를 한 잔 마시면서 야외테이블에 앉아서 책을 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 은근히 유혹을 받고 있다.  이건 순전히 게임의 향방에 따라 달라질 것 같은데...


당대의 유명무협작가 셋이 돌아가면서 쓴 옴니버스형식의 에세이모음집. 김용과 양우생은 한국에도 많은 작품이 번역되어 있지만 (양우생은 모두 절판되었고 다시 나온 건 없지만) 백검당주라는 작가는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데 이들이 한창 신무협의 기치를 걸고 쟁쟁한 작품을 써내던 시절의 유명작가라고 한다.  협기를 중요시하지만 이에 미치지 못함을 알고 협 대신 검을 넣어 삼검루수필이란 제목이 나왔으니 그 이름짓기마저 풍류가 있다.


작품세계를 넘어서 이들이 활동하던 시기의 영화, 창극, 시 등 문화계 전반에 걸쳐 해박한 지식과 식견을 보여주는 등 요즘에는 드문 풍으로 펼치는 명사들의 고담준론을 보고 있자면 흘러간 한 시절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된다.  장기 이야기도 있고 바둑에 대한 이야기도 그렇지만, 특히 거대중국에 편입되기 이전의 자유로운 홍콩의 기풍을 볼 수 있고 힘차고도 덕스러운 중국담론을 볼 수 있는 것이 요즘의 편협한 중국의 세계관과는 너무도 큰 차이를 볼 수 있다.  지금의 중국이 깡패라면 당시 식자층이 지향하던 중국관은 덕과 예가 아니었는지.  국민대다수까지 싸구려로 똘똘 뭉쳐 국제적으로 무뢰배처럼 행동하는 현 중국의 다수파와는 너무도 다른 시대정신이 새삼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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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16. 시즌 오프닝을 패배로 맞은 경기를 보고나서 운동이고 뭐고 다 귀찮아졌다. 사실 어제까지 사흘간의 운동이었기 때문에 몸이 조금 땡기는 것도 이유긴 하다. 하려고 했으나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그냥 저녁시간에 스트레칭과 요가동작을 몇 개 하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내일 새벽운동을 할 계획이다.  지독함이 많이 부족한 인생이다. 
















유럽사람들에게 숲이란 건 우리네와는 많이 다른 아주 원초적인 신화와 신앙, 공포와 암흑, 그러면서도 먹을 것과 숨을 곳을 제공하는 안식처로써 아주 먼 상고시대부터 내려온 전설의 장소로써 그들의 의식과 그 밑바닥 깊은 곳의 무의식속에 자리하고 있는 것 같다. 슈바르츠발트 같은 장구하고 울창한 검은 숲으로 형상화되는 이 '숲'을 배경으로 한 이 슬프고 멋진 이야기를 우연히 발견했다.  신화와 이미지를 합성한 미사고라는 개념이 무척 신선한데 누군가의 머릿속에 있는 원형적인 이미지, 신화, 바램, 원한 같은 것들이 특정한 장소에서 실체화되는 것.  말로는 옮길 수 없는 아주 기발한 스토리였다고 생각하는데, 나중에 창조한 미사고의 세계에서 자신도 전설이 되어버린 주인공을 보면서 뭔가 철학적인 생각을 하기는 했었다.  고작 어제 다 읽은 책인데 뭔가 줄거리를 정리할 수 없을만큼 이야기와 이야기, 모티브와 모티브가 겹겹 서로를 둘러싸고 있다. 스토리를 완벽하게 이해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요약이 어려운 건 또 흔하지 않은 일이지 싶다. 그만큼 저자도 대단해보이고, 아주 신비로운 경험을 한 것처럼 그 잔상이 뭐라 말할 수 없이 아름답고 슬프고 무서운 불특정의 형태로 남아 있다.


시즌에는 일요일 미식축구 3게임, 월요일 1게임, 목요일 1게임, 거기에 토요일에는 하루종일 대학미식축구를 중계하기 때문에 TV앞에 앉아서 게임을 즐기다 보면 아침부터 밤까지 TV앞에 앉아 있게 된다.  여간해서는 TV를 한번에 오래 보는 타입이 아니라서 한 게임을 보고 나면 꽤 피곤해지는데, 운동을 가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일단 바깥으로 나와 BN으로 왔다. 얼마전에 신문을 보니 BN도 경영이 여러 모로 어렵다고 하던데, 이러다가 BN마저 사라져버릴까 걱정이다. 동네서점이 거의 없고 북카페도 없는 이곳에 BN이 없어지면 책과 차를 같은 자리에서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 영영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내가 걱정을 하지 않을 도리가 있겠는가.  아마존은 점점 쇼핑의 모든 영역으로 영업을 확장해가고 있는데 편리함을 앞세워 모든 점포를 압살해가고 있는 현대판 은하제국과도 같다.  판타지의 세계와의 차이라면 우리에겐 제다이기사도 한솔로도 없다는 것.  


9월은 딱 4주로 짜여져 있는 한 달이라서 벌써 다음주면 2번째 주간이 된다. 지난주의 그것보다 더 열심히 일하고 운동하고 책을 읽고 심신을 단련할 것이다.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서 하루를 일찍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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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8-09-10 13: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나는 운동을 한다고 하는데 왜 배가 이러냐, 고 자학했던 터라 페이퍼 집중해서 읽었어요. ^^ 미식축구까지 하신다니 대단하십니다. 중국은 저도 역사 속의 모습과 현 모습의 낙차가 너무 커서 혼란스러워요 경제 대국이 되어가고 있지만 거기에 걸맞는 모습은 차라리 예전 역사 속에 사라진 것일 듯합니다.

transient-guest 2018-09-11 03:21   좋아요 0 | URL
꾸준히 하면 되는거죠. 사실 몸짱이란 것이 상당히 허구인 면이 있어요, 그렇게 안 먹고 운동만 할 수 있나요 사람이. 미식축구는 그냥 관객으로 즐기는 거에요ㅎ 그거 진짜로 하면 죽을 듯...ㅎㅎㅎ 말씀처럼 중국은 과거의 모습에서 풍기던 대국의 풍모는 간곳이 없고 위에서 아래까지 똘똘 뭉친 졸부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