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장이 너무 많다 동서 미스터리 북스 24
렉스 스타우트 지음, 김우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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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 스타우트의 작품 중 내가 접해본 번역본은 모두 세 권이다. 동서 미스테리 북스의 <요리장이 너무 많다>와 해문의 <독사> 그리고 전설의 시그마 북스에서 나온 <챔피언 시저의 죽음>이다. 이 중 렉스 스타우트 특유의 재미와 개성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작품은 뭐니뭐니해도 <요리장이 너무 많다>이다. 제목부터 먹는 것에 집착하는 뚱땡이 탐정 네로 울프와 제격이라는 느낌 아닌가.

특히 렉스 스타우트의 네로 울프 시리즈는 특유의 비비꼬인 유머와 '울프-굿윈' 콤비의 만담이 한 마디로 '끝내준다'.  말 할 때마다 낳지도 않은 자식들 숫자가 늘어나는 우리의 아치 굿윈 조수는 그야말로 홈즈의 와트슨과는 반대의 의미로 조수의 귀감이 될 법하며, '대장' 울프는 이름 그대로('네로') 폭군형이지만 사실은 살짝만 봐도 더없이 귀여운 사람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한 권 만으로도, 울프-굿윈 콤비에 중독된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바로 내가 그랬으니까.

그러나... 쉽게 중독이 되기엔 엄청난 장애가 있는데, 바로 번역 문제이다. 특히 아치 굿윈의 이죽대는 유머와 달변을 번역자는 전혀 당해내지 못하고 있다. 나는 번역에 민감한 편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중역에도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 (만약 중역을 못견뎌 한다면 우리나라에 출간되는 해외 미스테리 소설 거의 대부분을 못 읽을 것이다) 하지만 이 소설의 번역 상태에 나는 굿윈의 페이스에 말려 힘들어하는 번역자 만큼이나 괴로움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스타우트의 유머를 날려버리는 건 그렇다 쳐도, 문장이라고 쳐 주기도 어려운 상태가 곳곳에 보이는 데에는 질리고 말았다.

어쩌면 좋단 말인가.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한 번 꼭 읽어봐야 하지만 번역 때문에 정말 권하고는 싶지 않다. 그래서 별이 두개나 깎였다. 제발,  개정판을 내라 동서 출판사여! 걸고 넘어지자면 한 두권이 아니지만, 제발 이 소설 만큼은 퇴고정도는 다시 한 개정판이 보고 싶다. (아니면, 시그마북스를 다시 내라,  s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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