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시체 일본의 사체 - 한일 법의학자가 말하는 죽음과 주검에 관한 이야기
우에노 마사히코.문국진 지음, 문태영 옮김 / 해바라기 / 2003년 9월
평점 :
품절


한국과 일본의 법의학자가 만나 나눈 대담을 책으로 엮었다. 하지만 전문적이라기 보다는 대중적이며, 사실 법의학의 기술적(?)측면 보다는 사회적 측면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굳이 말하자면, 법의학자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죽음' 자체에 대한 이야기이다. 따라서 좀 더 전문적이고 본격적인 것을 원한다면 약간 미진함을 느낄 것이다. 적어도 CSI와 같은 자극은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  

그러나 법의학에 관심이 있는 대중을 위한 교양서로는 이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도 소개되는 엽기적인 사건들은 흥미진진하고, 두 대가는 그런 사건들에서 말초적이거나 엽기적인 흥미를 넘어선 죽음과 법의학에 관한 통찰을 이끌어낸다.  '백 마디 말 보다 한 번의 경험'이랄까, '노장의 지혜'랄까. 개인적으로는 무엇보다 우리나라 법의학의 시스템적 측면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다. 많은 부분에서 발전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 그대로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죽은 자들의 목소리를 놓치지 않고 들어주도록 노력하는 일은 한 인간(혹은 인간이었던 존재)에 대한 최후의 배려이자 존중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들의 외침을 가볍게 흘러듣고 있거나, 부당하게 무시하고 있지는 않은가. 다시금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준 좋은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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