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헨델 : 연인의 번민 (실내 칸타타) - '사랑의 싸움 HMV 82' 중에서 매력적인 아마릴리, 달콤한 시간, 큐피트가 봤을 때 & 나의 심장이 두근거린다 [Digipak]
헨델 (George Friedrich Handel) 작곡, 오타비오 단톤 (Ottavio / Harmonia Mundi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하모니아 문디의 스타 중의 한명이며 촉망받는 예술가로서의 시기를 지나, 개화를 꿈꾸었던 메이저 레이블 데카와의 작업을 마치고, 숄은 다시 그를 스타로 만들어주었던 하모니아 문디로 돌아왔다. 수줍은 미소를 짓으며 청아한 목소리를 뽐대던 청년은 좀 더 고집이 세지고, 좀 더 주관이 뚜렷해졌으며, 좀 더 깊이를 담은 중년의 성악가가 되어 있었다.

그가 하모니아 문디를 떠나있는 동안 그의 스승이자 젊은 성악가를 스타덤에 올려놓은 일등공신이었던 지휘자 르네 야콥스는 하모니아 문디에서 성공적인 오페라 음반들을 놀라운 피치로 내기 시작했고, 또한 여러 고음악 레이블은 그와 다니엘스와 아사와가 부풀린 카운터테너 시장에 앞다투어 뛰어들어 많은 카운터테너들을 발굴해내고 키워냈다. 그 동안 데카에서 숄은 하모니아 문디 시절보다 더욱 활발한 활동을 보였고, 무엇보다 오라토리오나 오페라 무대에 자주 서게 되었고, 옥타비오 단토네가 이끄는 아카데미아 비잔티나 같은 좋은 악단을 만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아끼는 팬들에게는 딱히 집어 말할 수 없는 아쉬움을 주었다. 물론 데카의 지원이 없었다면 숄이 이 먼 한국땅에서 리사이틀까지 갖기 힘들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크리시와 함께 했던 '사울' '솔로몬'(둘 다 아르히브 레이블)같은 녹음에서, 또한 '로델린다' 같은 바로크 오페라 공연에서(크리스티가 지휘한 이 공연은 dvd로 나와 있다. 줄리오 체자레도 곧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숄은 분명 성장의 기미를 보여주었다. 특히 부드럽고 안정적인 발성을 어느정도 포기하고 얻어낸 표현력의 성장과 바로크 오페라에 대한 경험은 분명 훌륭한 선택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이 이어진 것인지, 숄이 하모니아 문디와 다시 계약을 체결하고 내놓은 첫앨범은 헨델의 드라마틱한 칸타타들이다. 첫 곡의 경우, 숄이 아직 무명 카운터테너였을 무렵 크리스티나 키에르와 녹음했던 적이 있는데 그 녹음과 비교해보면 눈에 띌 정도로 드라마틱한 가창이 눈에 띈다. 숄의 양치기는 애원했다가, 원망했다가, 낙담했다가, 분노한다. 때로는 우스꽝스럽고 때로는 애절하다. 사람들의 귀를 사로잡았던 청아함을 조금은 댓가로 내 놓고 얻은 성장이리라.  

분명 야콥스, 헤레베헤, 크리스티 같은 대가들의 보호 아래서 쑥쑥 커가던 그 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테지만 이제는 그런 대가들의 보호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그는 한 사람의 '독립된' 음악가로 컸다. 완벽한 음악가는 없다. 숄도 마찬가지어서, 누군가는 여전히 그의 과거를 아쉬워하고 누군가는 그의 단점을 비판할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는 경력과 나이에 걸맞은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좋은 음악가를 만드는 것은 타고난 재능 외에도 끊임없는 노력과 연구라는 점을 생각해 볼 때, 앞으로도 10년 정도는 더 숄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덧 : 이 앨범에서 또한 주목해 보아야 할 것은 아카데미아 비잔티나가 연주한 소나타다. 매력적인 개성을 지닌 이 악단은 숄과 함께 할 때보다 자신들의 연주를 할 때 좀 더 인상적이란 생각이 든다. 숄과 함께 할 때는 좀 더 숄과 싸워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별은 정확히 세개 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