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아브르 - Le Havre
영화
평점 :
현재상영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동화적인 기적, 혹은 (이 세상에 나올 수 없는) 기적적인 동화. 그러나 그 동화에 마음이 움직이질 않으니..기적은 스크린 위에만 있다고 (나는) 믿고싶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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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거핀 2011-12-09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씨네큐브 1관과 2관의 분위기는 흡사 천국과 지옥이었다. 2관에서는 유머가 가득한 기적의 동화가 상영중이었고, 1관에서는 음울하고 세기말적이고 분열적인 수난극(혹은 수태고지극)이 상영중이었다. 한쪽은 사람들로 가득했고(맨 앞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었을 정도로), 끊임없이 웃음이 넘쳐흘렀으며, 영화를 보고서는 훈훈한 정담이 쏟아져나왔고, 무엇보다도 따뜻했다. 그보다 훨씬 넓은 다른 한쪽에서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였고, 표정들은 굳어있었으며, 어떤 아저씨는 영화가 마친 후 이상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이거 돌아이 아니냐는(유 헤드 빙빙) 포즈를 지어보였고, 무엇보다도 너무나 추웠다. 지독스럽게 추웠다. 그러나 참 이상하게도, 나는 도리어 따듯한 천국을 지나고 나와, 그 추운 지옥에서 이상한 마음의 평안을 얻었으니............................................변태인가.

아이리시스 2011-12-09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저라면 1관에..^^ 따뜻이고 뭐고 방 구들장에서 군고구마랑 찐빵, 오뎅탕 같은 거 먹으면서 영화 보는게 제일 기적스럽다니까요, 히히.

그럼 저도 변태인가.. 그러니까 맥거핀님은 2관에 갔다가 실망하신 거 맞죠?

맥거핀 2011-12-10 00:41   좋아요 0 | URL
괜히 꼬아서 썼네요.(이렇게 문장을 써서 안된다는 전형적인 문장되시겠습니다.;;)
영화를 보기전에 생각했어요. 예정은 2관의 <르아브르> 이후에 1관의 <아멘>이었는데, 이걸 순서를 바꿔야 하는 거 아닐까. <아멘>으로 뭔가 시험에 든 다음, <르아브르>로 깨끗하게 치유, 뭐 이런 식으로요. 그런데 그렇게 하기에는 여러가지 고려했을 때 도저히 시간을 맞출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일종의 "각오"를 하고, 두 편의 영화를 봤습니다. 그런데 도리어 2관의 따스한 관객들 사이에서 외톨이가 되어 "아..나만 이 영화가 썩 와닿지 않는걸까"하고 생각하다가, 1관에서 예상치 못하게 "그래도 영화라는 게 있어서 다행이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네, 단지 그런 이야기일 뿐이죠.^^

2011-12-09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맥거핀 님같은 관객이 있어서, 1관 수태고지극의 감독이 위안과 희망을 얻는 것 아니겠어요. 그러니까 빨리 `수태고지극` 리뷰를 올려 주세요! ^^

맥거핀 2011-12-10 00:45   좋아요 0 | URL
네..가능하면 열심히, 별거는 없겠지만, 리뷰를 남겨보겠습니다. 영화를 보고나니, 1관의 감독(김기덕 감독)이 얼마나 "자신의 영화를 보아줄 누군가"를 열망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조금은 알겠어요. 그러니 섬님도 여력이 되신다면 언젠가 관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