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교적 최근에 보게 된(이라고 밖에 쓸 수 없는 게 슬프다) 두 편의 영화는 아주 묘하게도 비슷한 것을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놓고 경쟁한 이창동의 <버닝>과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어느 가족>. 보이지 않는 것과 보이는 것이 만들어내는 끊임없는 긴장. 혹은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과 영화에서 보여주지 않는 것이 영화를 보는 동안 내내 (내 안에서) 빚어내는 충돌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 영화 <어느 가족>에서 묻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당신이 그렇게나 믿고 있는, 혹은 제대로 본다고 생각하고 있는 가족이라는 것, 혹은 더 나아가 삶이란 것이 무엇인가요? 인물을 마주 대하게 만드는 후반부의 몇몇 신들은 (역설적으로 카메라의 존재를 드러내보이면서) 보는 이들에게 카메라 너머의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라고 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