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사이프러스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47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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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사이프러스(1940)]는 법정 장면에서 시작한다. 한 여인이 살인죄로 검사측으로부터 심문을 받고 있다. 방청객에는 '회색 뇌세포' 에르퀼 푸아로가 고개를 기울인 채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1부는 엘리너 칼라일이라는 여자가 살인죄로 기소되기 까지의 과정이 그녀의 회상을 통해 멜로드라마의 틀에서 진행된다. 그녀는 약혼자와 함께 병중에 있는 고모(약혼자에게는 숙모이기도 하다)를 방문하고, 약혼자가 21살의 메리에게 첫눈에 반하는 낌새를 풍기면서 둘과의 사이는 금이 간다. 고모의 사후 엘리너와 메리, 그리고 고모의 간호사가 고인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함께 샌드위치와 차를 나눠 먹는다. 잠시 엘리너와 간호사가 자리를 비우고 돌아와 보니 메리가 모르핀 중독으로 죽어가고 있다. 결국 메리는 사망하게 되고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엘리너 칼라일이 기소된 것이다.

 

모든 정황과 증거가 엘리너를 범인으로 지목하는 상황에서 젊은 시골의사가 탐정 에르퀼 푸아로를 찾아가 사건의 진상 조사를 의뢰하면서 2부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에르퀼 푸아로는 관련자들을 일일이 인터뷰 하면서 범인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난다.

 

그리고 법정에서의 공방이 중심이 되는 3부에서 피고측 변호인을 통해서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는 구성이다. 물론 그 논증의 근거는 모두 다 푸아로가 제공했던 것. 푸아로가 등장하는 대부분의 작품은 모든 관련자들을 모아놓고 일장 연설을 늘어놓는 마지막 순간에서 쾌감을 느끼게 되는데 이번에는 법정의 변호인이 그 역할을 대신한 것이다.   

 

p.s.

출간 당시 이 작품은「타임스」로부터 '스릴러를 표방한 소설들의 난립에 지친 독자들을 다시금 고전적 본격 추리의 매력으로 빠져들게 할 걸작'이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제목의 '슬픈 사이프러스'라는 말은 셰익스피어의 '십이야' 중 '오너라 죽음이여, 슬픈 사이프러스(삼나무) 간 속에 나를 눕혀 다오.'라는 대목에서 따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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