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 : 실크 하우스의 비밀 앤터니 호로비츠 셜록 홈즈
앤터니 호로비츠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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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코난 도일 재단'이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코난 도일의 후손들이 직접 운영하고 있는 재단으로 유작과 저작권을 관리하고 있을 뿐 아니라 엄격한 기준으로 작가 사후에 나온 셜록 홈즈 작품들을 평가한다고 한다. 심사 결과 재단에서 공식적으로 항의해서 해당 작품이 절판된 사례도 있단다. 이 재단에서 최초로 공식 셜록 홈즈 작가로 인정한 앤터니 호로비츠가 8년여의 준비 끝에 내놓은 것이 [실크하우스의 비밀]이라니 기대를 품고 책을 펼쳤다.

 

소설은 회상 형식으로 된 왓슨 박사의 서문으로 시작된다. 사건 발생년인 1890년으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흐른 초로의 왓슨이 왜 이제야 이야기를 하는지 설명하고, 100년 후 미래의 독자에게 공개하겠다고 선언한다.   

 

원작의 분위기를 가장 잘 살린 작품이라는 평가답게 홈즈와 왓슨 콤비가 사건에 한 걸음씩 다가가는 과정은 크게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지만 현시대의 작가의 작품답게 스케일은 더 커졌고 두 개의 큰 사건이 촘촘하게 얽혀 있으면서도 사회 비판적인 메세지도 담아내는 등 더 영리해진 느낌이다.

 

두 개의 큰 사건은 미국의 무법집단 '납작모자단'과 정체 모를 '실크하우스'로 간단하게 요약된다. 이야기는 그림을 사고 파는 화상 카스테어즈의 방문으로 시작된다. 도너휴 쌍둥이가 이끄는 납작모자단 섬멸 작전에서 홀로 살아남은 쌍둥이 동생이 자신의 목숨을 노리기 위해 미국에서 넘어 온 것 같다고 홈즈에게 사건을 의뢰한 것이다. 홈즈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부랑아 특공대'를 활용해서 낯선 미국인을 수배하는데 '로스'라는 부랑아 소년이 갑자기 사라지고, 낯선 미국인도 누군가에게 살해 당한다.

 

'로스'를 찾아 나선 홈즈와 왓슨, '실크 하우스'라는 정체 모를 실체를 맞딱뜨리는데 파면 팔수록  보이지 않는 권력의 그림자가 그들을 압박한다. 결국 살인 누명까지 쓰고 악명 높은 감옥에 같히게 되는 셜록 홈즈, 홀로 남은 왓슨은 교수형이 임박한 홈즈를 구해내기 위해 '범죄의 지휘자' 모리어티 교수의 도움까지 받는다. 범죄의 대명사인 모리어티에게도 실크하우스는 '절대악'이었던 것. 과연 실크하우스의 정체는 무엇일까?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쉽사리 책을 손에서 뗄 수 없게 한다.

 

 

p.s. 작중에 모리어티가 자신을 소개하는 문장

"나는 수학자입니다. 왓슨 박사님. 유럽 각지에 있는 대부분의 대학에서 내가 만든 이항 정리식을 가르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실력을 갖춘. 그런가 하면 흔히들 범죄자이기도 합니다. 나 스스로는 범죄로 과학을 창출한다고 생각합니다만. 내 손을 직접 더럽히지는 않습니다. 그런 건 언더우드 같은 친구들에게 맡기죠. 나는 추성적인 사상가라는 표현이 맞을 수도 있겠습니다. 가장 순수한 형태의 범죄는 음악 같은 추상 예술과 다를 게 없습니다. 나는 범죄를 지휘합니다. 남들은 저지르지만."  - 267쪽

좀 전에 내가 범죄자라고 고백하지 않았습니까? 그게 정확히 무슨 뜻인 것 같습니까? 이 사회를 지배하는 원칙 중에 걸리적 거리는 것이 있으면 무시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 2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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