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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끝없는 밤 -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11 ㅣ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11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5월
평점 :
푸아로도 마플도 없다. 익숙한 추리 소설의 패턴도 없다. 직업과 여자를 익숙해질 만하면 바꾸어 버리는 미남형의 마이클 로져스의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어느날 고저택 '타워스'가 위치해 있는 '집시들의 땅'에서 우연히 엘리라는 미모와 부를 겸비한 처녀를 만난다. 한눈에 반해버린 로져스는 기존의 생활방식을 기꺼이 바꾸고자 한다. 두 사람은 고저택을 매수해 그들만의 저택을 짓고 행복한 신혼생활을 꾸려가는데...
작가의 73번째 소설이자 61번째 장편이면서 작가 스스로 선정한 베스트 10에 속한다고 한다. 제목은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 '순수의 예언'에서 인용한 것으로, '끝없는 밤의 운명, 기쁨의 운명, 불행의 운명'이라는 시구가 예사롭지 않다.
마지막 부분 주인공이 독백이 인상적이다.
끝없는 밤.
그것은 암흑이라는 뜻이었다. 내가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나는 죽은 자를 볼 수 있지만 죽은 자는 살아있는 나를 보지 못한다. 왜냐하면 내가 더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엘리를 사랑했던 남자는 이제 없다. 그는 끝없는 밤 속으로 제 발로 걸어 들어갔다.
이제는 알겠다. 우리는 정말 행복했다는 걸. 그렇다. 우리는 정말 행복했다. 이 사실을 진작 깨달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나에게는 기회가 주어졌다. 사람에게 누구나 한번 주어지는 기회가. 그런데 나는... 그 기회를 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