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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의 악마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ㅣ 애거서 크리스티 푸아로 셀렉션 6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김윤정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7월
평점 :
추리소설, 환상문학의 명가 '황금가지'에서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중에서 '푸아로 셀렉션'을 내놓았다. 딱 10권으로 구성된 이 시리즈는 '에디터스 초이스' 10권 세트와 함께 세련된 디자인의 젊은 옷을 갈아입어 소장하고 싶은 욕구를 일으킨다.
'애거서 크리스티 푸아로 셀렉션' 첫 작품으로 1941년작 [백주의 악마]를 선택했다. 그리스의 휴양지, 레더콤 만의 스머글러 섬에서 벌어지는 미모의 여배우 살인사건과 이를 해결하는 '회색 뇌세포', 푸아로 활약상이 '마른 수건을 짜내는 듯한' 긴장감 속에 전개된다. 크리스티 작품의 특징인 한정된 공간, 제한된 등장인물, 미궁에 빠진 사건이 그대로 재현된다. 모두가 혐의가 있지만 딱 집어낼 수 없는 복잡한 실타래를 퍼즐 게임하듯 한올 한올 풀어 나간다.
한 여배우의 치명적인 아름다움은 그밖의 다른 여성들에겐 시기와 질투의 대상을 넘어 혐오의 대상이 된다. 웬만한 남자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기 때문이다. 가정을 깨뜨리기도 하고 재산을 탕진하게도 하는 그녀는 많은 이들의 마음 속에 가해자로 낙인찍혔다. 그런데 그녀가 살해당했다. 아내의 바람기에 진절머리가 난 그녀의 남편일까? 새엄마에게 아빠를 빼앗겼다고 느끼는 열다섯 살 먹은 딸은 어떤가? 같이 온 휴양지에서 조차 딴 여자에게 한눈을 파는 남편을 보고 복수심을 마음에 품은 아내는? 과거에 여배우에게 버림받았던 수두룩한 남자들도 있다.
그들의 알리바이는 믿을 수 있을까? 그들의 입은 모두 진실을 말하고 있을까? 여배우는 과연 죽어 마땅한 '악마'와도 같은 존재였을까? 진짜 악마는 누구일까? 이 작품은 1982년 가이 해밀턴 감독에 의해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소설이든 영화든 푸아로는 어떻게 휴가를 즐길지 궁금하다면, 이 작품을 통해 그의 매력 속으로 풍덩 들어갔다 나오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