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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5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10년 12월
평점 :
꽤 오랫동안 책장에 방치되어 있던 [위대한 개츠비]를 들었다. 20세기 최고의 미국 소설이라는 평이 오히려 섣불리 책을 손에 잡지 못하게 한 듯하다. 11월의 첫번째 금요일, 즐겨보던 TV프로그램인 EBS 고전영화극장을 검색했다. 우와!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있나? 1974년 두번째로 영화화된 로버트 레드포드, 미아 패로우의 [위대한 개츠비]가 예고된 게 아닌가.
아이처럼 영화 시작 시간을 손꼽아 기다렸다. 영화가 시작할 때 쯤 책은 한 40여 쪽을 읽은 후였다. 소설 속의 '대화'가 영화에 그대로 옮겨져 배우들의 입을 통해 들린다. 20세기 초반 전후의 롱 아일랜드 사교계의 화려한 모습이 화면 가득 펼쳐지고 베일에 싸인 개츠비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며 사연이 소개된다. 경쾌한 음악, 화려한 의상 아래에 있는 애절한 과거, 욕망의 분출, 속물적 근성과 위선이 얽켜 있다. 여기까지는 영화 이야기다.
다음날부터 독서는 속도가 붙었다. 이미 영화로 스캔을 한 터라 쭉쭉 넘어갔다. [호밀밭의 파수꾼]의 속도가 더뎠던 기억에 비추면 만 이틀만에 마지막 장을 넘겼으니 전광석화란 말을 빌릴 수 있을 정도다.
남자라면 개츠비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야망과 사랑', 오래전 연속극 제목같기도 한데, 야망을 위해 사랑을 이용하거나 그것을 배신하는 사람보다는 모든 야망의 맨 윗자리에 자신이 간직한 진정한 '사랑'을 놓을 줄 아는 사람에게 인간적 호감을 느끼게 된다. 개츠비의 과거가 비록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얼룩으로 더럽혀져 있다 할지라도, 기록된 범죄경력은 없지만 위선과 허영으로 가득찬 속물들 보다 더 순결하게 생각되어지는 이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