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받을 용기 (반양장) -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 미움받을 용기 1
기시미 이치로 외 지음, 전경아 옮김, 김정운 감수 / 인플루엔셜(주)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지난달 30일 오랜만에 고향 친구들과 저녁 약속이 잡혔다. 강남역 교보빌딩에서 8시에 만나기로 약속한 상태, 서둘러 전철에 몸을 싫었다. 퇴근길이라 그런지 붐비는 열차안에서도 유독 눈길을 끄는 아가씨가 있었다. 수수한 외모의 그녀는 출입문 옆 좌석에 앉아 조용히 책을 읽고 있었는데, 그녀 손에 들려 있던 책이 바로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이었다. 이번 달 독서 모임 선정 도서가 바로 이 책이었기 때문에 며칠 전 부터 읽고 있었던차라 더 눈길이 갔던 것이다.

 

그리고 어제서야 책의 마지막 장을 넘겼다. 월요일 아침이면 누군가가 보내는 [좋은 아침! 즐거운 월요일]이라는 제목의 장문 메시지. 컴퓨터를 켜자 어김없이 배달되었다. 이런 것을 우연의 일치라고 하던가. 편지 발신자는 같은 책을 읽었던 것이 분명했다. 몇 대목을 인용해 본다.

 

"~현재까지 살아온 뒤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하나의 선이 계속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 '찰나의 순간' 즉 점이 쭉 이어질 뿐 연속성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아무리 잘 보이려 애써도 나를 미워하고 싫어하는 사람은 반드시 있게 마련인 것처럼 미움도 잘 받을 연습, 그것도 사랑이라고 생각하며~~"

 

[미움받을 용기]는 2014년에 출간된 이래 벌써 37쇄(내가 가지고 있는 책을 기준으로)까지 나왔을 정도로 많이 읽혔다고 한다. 아들러 심리학을 새롭게 접한 것 이상으로 이 책의 형식에서 새로운 독서의 기쁨을 맛봤다. 대학 때 영미 희곡 시간에 [햄릿]을 읽은 이래로 희곡이나 시나리오 스타일의 책 읽기가 거북스러웠는데, [미움받을 용기]가 그 선입견을 깨 주었던 것이다.

 

젊은이와 철학자가 대담 형식으로 주고 받는 대화 형태를 띈 이 책은 기존의 여타 심리학 책이나 철학 서적보다는 쉽게 읽힌다. 특히 무엇(아들러 심리학)을 전하려는 철학자에 저항하는 젊은이의 도전적인 질문과 의심은 독자를 대변하는 것처럼 집요하면서도 꼼꼼하다. 마지막에선 젊은이가 결국 무릎을 꿇는다. 하긴 문학 장르가 아니고 '아들러 심리학 입문서' 성격의 책으로서는 당연한 결말이리라.

 

프로이트, 융과 더불어 제3대 심리학자라는 알프레드 아들러는 이른바 '개인 심리학'을 주창하면서 트라우마를 중심으로 하는 '원인론'을 부정하고 사람의 행동은 모두 자신에게 득이 되는 善을 추구하는 '목적론'에 입각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 전제하에서 '변화'가 가능하며 그 시작은 '바로 여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고민의 시작인 '인간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열등콤플렉스'를 극복해야 하며 이런 저런 핑계로 점철된 '인생의 거짓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한다. 자기 중심에서 벗어나 '과제의 분리'를 통해 '공동체 감각'을 회복하면 '행복'도 멀지 않다는 건데, 전적으로 동의하긴 어렵지만 귀담아 들을 만한 말들이 여럿이다.

 

특히. 그가 말한 '인생 최대의 거짓말', 즉 '지금, 여기'를 살지 않는 것에 대한 따끔한 일침은 되새겨 볼만한다.

 

인생 최대의 거짓말, 그것은 '지금, 여기'를 살지 않는 것이라네. 과거를 보고, 미래를 보고, 인생 전체에 흐릿한 빛을 비추면서 뭔가를 본 것 같은 착각에 빠져 있는 거지. 자네는 지금까지 '지금, 여기'를 외면하고 있지도 않은 과거와 미래에만 빛을 비춰왔어. 자신의 인생에 더없이 소중한 찰나에 엄청난 거짓말을 했던 거야.

...313쪽

 

철학자는 마치 나에게 직접 "지금부터라도 당장, 바로 지금, 여기에 최선을 다하라"고 징을 치듯 일깨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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