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스타일(review style)에 대해서 살펴볼 때가 됐다.

 

이런 유형의 포스터는 영화사나 극장이나 가장 흔하게 활용하는 마케팅 수단 중에 하나이다. 영화를 완성하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시사회를 하고 영화를 개봉한다. 제작사나 감독, 배우 할 것 없이 관객들의 반응에 촉각이 곤두설 수 밖에 없는 순간이다. 전문가 그룹과 대중의 반응이 똑같이 호의적인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경우 양측 그룹의 반응이 상이할 때가 많다. 관객의 반응이 폭발적인 것에 비하여 자칭 전문가 그룹의 반응이 냉담하다거나, 반대로 '이 영화는 작가주의의 승리'라느니 '영화예술이 보여 줄 수 있는 최고치'라는 영화평론가들의 격찬에도 불구하고 이 찬사가 무색할 정도로 대중들에게는 외면받는 영화도 많다. 어느쪽이건 영화 마케팅 담당은 그 현상을 활용하려 할 것이다. 그래서 리뷰 스타일의 포스터는 요란한 문구가 자주 등장한다.

 

리뷰 스타일은 크게 두가지 경우로 나뉠 수 있는데 그 첫번째는 아래처럼 '타임'지나 '뉴스위크'지, '버라이어티'지 같은 유명 잡지 또는 '워싱턴 포스트'지 같은 유력 일간지의 영화전문 기자나 영화평론가들의 리뷰를 통째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런 유형은 주로 전문가 집단의 대단한 지지를 등에 업는 경우가 많다. 리뷰는 구체적이고 건설적이며, 주로 마니아 층을 겨냥한다. 이런 유형의 단점은 글자가 지나치게 많다는 것. 평범한 관객이 포스터 앞에 서서 이 리뷰를 다 읽기를 기대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 것 같다. 그러나 적어도 이런 생각은 갖지 않을까? '이 영화 일단 볼만한 가치는 있겠군 !'

 

 

 

<'워싱턴 포스트'를 인용한 [검은 종마, 1979] 리뷰 포스터>

 

 

 <'타임', '뉴스위크'를 인용한 [상태 개조, 1980] 리뷰 포스터>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지를 인용한 [내츄럴 본 킬러, 1994] 리뷰 포스터>

 

 

리뷰 스타일의 두번째 유형이 보다 일반적일 것이다. 이 스타일의 리뷰는 좀 더 임팩트가 있다. 어떻게 보면 호들갑스럽기까지 하다. 관객이나 유명 인사의 짧막한 감상평을 보다 큰 글씨로 홍보하는 방식인데, "A Powerful Film" 이라든지 "Unbelievable!!" 같은 찬사를 남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아래 [플래툰, 1986] 리뷰 포스터의 경우, 무려 15명의 리뷰가 언급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해당 영화가 공개 당시 그만한 화재를 뿌렸음을 반증한다. 거기다가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이라도 하면 그 요란함은 배가 될 것이다. 실제로 [플래툰]은 1986년에 미국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작품상, 감독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했는데, 시상식 이후 '어워드 스타일'의 포스터가 또 등장했었다.

 

 

<[플래툰, 1986]의 리뷰 포스터>

 

 

<[플래툰, 1986]의 다른 포스터들>

 

 

 

 <[비밀문서 소동, 1977]의 리뷰 포스터>

 

 

마지막에 소개한 포스터는 셜록 홈즈가 등장하는 무수히 많은 영화들 중에 미국 최고의 코미디 배우 중 한명인 진 와일더가 공연한 [비밀문서 소동(The Adventure Of Sherlock Holmes' Smarter Brother)]이라는 영화다. 역시 많은 글자가 눈에 띈다.

 

지금까지 살펴 본 리뷰 스타일의 포스터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 개인적으로는, 천문학적인 돈이 드는 영화제작 사업에 있어 제작비라도 뽑기 위한 영화 마케팅 담당들의 발버둥처럼 보인다. 특히 흥행에는 상대적으로 신경을 덜 쓰는 작가주의 감독들을 대신하여 동분서주하는 스탶들의 모습도 그려진다. 가끔 문자의 오염이라는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나름의 매력도 있다. 리뷰를 인용한다 하더라도 최소한에 그치는 요즘과 비교하니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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