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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공부법 - 통찰력을 길러주는
안상헌 지음 / 북포스 / 2012년 6월
평점 :
바야흐로 인문학이 각광받는 시대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던 것은 아니다. 벌써 20년도 훌쩍 넘었던 때다. 대학 시절 문과대학에 진학했을 때 여기저기서 들릴듯 말듯 옥죄오던 분위기는 '인문학은 죽었다'는 것이었다. 상아탑은 학문을 탐구하는 곳이 아니라 직업전문학교가 되어 순수학문은 경시 되고 도서관은 고시나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학생들 아니면 토익 토플 같은 어학공부, 자격증 취득 공부하는 친구들로 가득했다. 나 역시 군복무를 마치고 형법, 행정학 따위 등의 수험서 이외에 다른 책을 읽은 기억이 없다. 몇번의 고배 끝에 공직에 들어와서는 근육과 혈관의 긴장 속에 업무를 배우고, 업무와 사람에 치였으며 승진할 때가 되자 또다시 수험서를 붙들고 주경야독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게다가 희노애락의 개인사가 짧은 시기에 집중적으로 겹치다 보니(4년 동안 3번의 장례식과 1번의 결혼식을 치렀다) 인문학 서적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다. 물론 이런 것이 나태함에 대한 변명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뭐 좀 볼려고 하니 이거 뭐 어색하기가 그지 없다. 우선 익숙한 것부터 시작했으나 이미 심신은 꾸준한 독서에 적합하지 않았다. 그러나 마음 깊숙한 곳에서 꿈틀거리는 지적 허기는 무엇인가 읽고 공부해야 한다고 계속 채찍질하고 있었다. 닥치는대로 막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글자를 읽는 것 같을 때도 있었다. 그런 혼란 중에 또다시 일에 몇일 집중하다 보면 읽은 것들은 서로 얽켜 실체 없는 잔상으로만 남아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독서노트를 적어보기로 했다. 이름하여 거창하게 '인문학 노트'. 잘 안되었다. 도움이 필요했다. 그때 회사에서 진행하던 '저자와의 만남'이라는 독서 모임에서 소개한 책이 안상헌씨의 [인문학 공부법] 이었다.
공부법을 소개하는 수많은 책 중에 [인문학 공부법]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했다. 도서관에 가고 서점에 갔지만 너무 많은 상품이 눈과 정신을 혼란하게 할 뿐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풍요속에 빈곤이랄까 지천에 깔린 환경에서는 진짜 귀하고 가치있는 것을 골라내기 쉽지 않다. 설사 어느하나 부족함 없이 모든 개체가 훌륭하다고 하더라도 그 안에서 무얼 하나 집어 내기에는 갈등의 순간이 너무 많아 선택하기 전에 지쳐버리는 것이다. 그때 누군가 '이거 읽어봐'하면 세상의 근심이 모두 사라진 것처럼 눈앞이 밝아진다.
[인문학 공부법]에서 배운 지혜들, 또는 문장들
"열정은 책을 계속 읽도록 해주고, 목적은 책에서 무엇을 얻어야 하는 지를 잊지 않도록 해준다."
"인문학은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는 질문의 학문이다."
"인문학을 공부하는 목적은 ...새로운 삶을 위한 문장을 얻는것이다."
"적당한 수준의 목표는 에너지를 불러오지만, 너무 높은 목표는 에너지를 금방 소진 시킨다."
"계획은 생활에 새로운 질서를 잡아가는 일이고, 실천은 새로운 질서를 만들겠다는 자기와의 약속을 지키는 작업이다."
단테-"배운 것을 기록해 두지 않으면 지식은 있을 수 없다."
"지식은 서로 연결되어야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인생을 빨리 사는 것이 좋은 방식이 아니 듯 책도 빨리 읽기 위해 읽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니다."
"오직 자신이 만든 것만 자신의 것이다."
"20대의 소설읽기는 간접체험 해보는 기회였다면 지금(40대)의 소설읽기는 삶을 새롭게 들여다 보기 위한 '창문열기' 같은 것이다."
"읽다가 삶의 교훈을 얻게 되거든 그것을 '자신의 문장'으로 정리해야 한다."
"소설에서 인생을 배우지 못하면 제대로 읽은 것이 아니다."
"마흔 이전의 삶은 나를 지켜낼 수 있는 강력한 무기들을 생산하기 위한 공장같은 것이었다."
"내 인생은 무거운 곳에서 시작해서 점점 가벼운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
"감동은 책을 읽는 사람의 마음에 이미 내재해 있다. 작가와 작품은 기회를 줄뿐, 그것을 끄집어 내는 것은 결국 자신의 몫이다."
피카소-"예술은 진실을 깨닫게 하는 거짓말이다."
빅터 프랭클-"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