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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ㅣ 클라시커 50 10
게롤트 돔머무트 구드리히 지음, 안성찬 옮김 / 해냄 / 2001년 9월
평점 :
품절
그리스 로마의 대표 신화 50선을 마치 백과사전처럼 가나다 순으로 편집했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작게 다루어졌던 또 다른 에피소드들이 가득하다. 회화, 조각, 판화, 영화 스틸 등 다양한 시각자료를 활용한 편제는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와 비슷하고, 각 이야기의 기원, 문학 회화 음악 조형예술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점, 종합적으로 에피소드마다 교양성 흥미성 시의성 영향력을 별점으로 평가한 점 등은 다르다.
신화에서 유래하여 우리의 언어생활에 관용적으로 쓰이는 표현을 통해 고대의 이국에서 구전되어 온 타 문화가 얼마만큼 우리에게 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지 새삼 경악하게 된다.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의 의미만 해도 그렇다. 무언가를 억지로 끼워 맞춰놓은 것을 지칭하는 이 표현은 예컨데 정해진 원고량과 레이아웃에 맞춘 신문기사를 작성하는 기자들이 투덜가리며 할 수 있는 표현일 것이다.
'아르고스의 눈'이라는 표현은 어떤가. 헤라가 이오를 감시하기 위해 고용한 파수꾼인 아르고스는 눈이 100개나 있어 24시간 365일을 철통같은 감시를 할 수 있다. 비록 헤르메스에 의해 죽임을 당하기는 하지만 탐정사무소나 보안업체의 상호명으로 '아르고스'만큼 적합할 수는 없다.
권력과 부가 많이 쌓여 있는 곳에서 나는 악취는 '아우게우스의 외양간'이라는 표현으로 멋을 낼 수 있다. 그것을 청소하는 일은 그야말로 거의 불가능한, '헤라클레스적인' 과제이다. 그래서 권력이 강할수록 부가 많을 수록 부패는 심하고 청소는 힘들어 지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