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빙유 - 바로 이 순간 그대를 위해 부르는 노래
구효서 외 지음 / 좋은생각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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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바로 이 순간 그대를 위해 부르는 노래 라는 소제목을 발견하는 순간 내 머릿 속에 먼저 떠올려진 영상은 세레나데였다. 로맨틱한 밤씬과 더불어 기타를 들고 발코니 창 아래에서 여인을 위해 노래를 부르는 남자의 모습이 담긴 옛 흑백영화의 장면들이 주마등처럼 지나쳐 간다. 

때론 촌스러운 것이 멋져 보일때가 있다. 추억이라는 감정처럼.

[러빙유]는 문정희,신달자,구효서,하성란,김별아 등등 평생 글로소득으로 밥벌이 하고 있는 유명한 이들이 털어놓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달달한 커피 한잔과 함께 어둠 속에서 홀로 켜진 스탠드 불빛을 의지해서 읽기에 그막인 그런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 

선생님, 첫사랑, 첫결혼에 대한 추억으로 가득한 이 글을 나는 사랑과 기억에 관한 추억수필 내지는 기억고백서라고 소개하고 싶어졌다. 

그대 사랑하는 동안 
내겐 우는 날이 많았었다.
아픔이 출렁거려 
늘 말을 잃어 갔다.

                                                      -문정희{찔레}

에서처럼 아낌없이 사랑하는 동안 우리는 참 많이 아프고 슬프고 힘들고 외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사랑하게 되는 이유는 그 고뇌 속에서 너를 위해 부르는 한 줄기 사랑 노래가 달콤하기 때문이 아닐까. 이가 썩고 몸에 좋지 않다고 해도 과자를 끊을 수 없는 것처럼.

45편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와 다르지 않았을 그들의 추억을 함께 곱씹어 본다. 짧은 이야기 속에는 그림움도 있고 달콤함도 있지만 그들이 만난 사람들이 종이인형처럼 되살아나 오늘 같은 어제를 살았음을.....그 사랑으로 그들의 오늘이 성숙되어 있음을 깨닫는다. 

오래 묵힌 발효 김치처럼, 오래 묵힌 된장처럼 추억은 그래서 늘 닮아있지만 다른 색으로 발색된다. 생의 마지막 순간이 다가온 것처럼 사랑하는 순간 우리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로 느껴지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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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빨강 1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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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스타일리스트 서은영의 추천작이었던 [내 이름은 빨강]은 어느 미국 드라마처럼 시작하고 있다. 동네 주부 아니 이미 죽어 이전에 동네 주부였던 죽은 자의 소개로 시작하던 그 드라마의 나레이션처럼 [내 이름은 빨강] 역시 죽은 자의 증언으로 시작되고 있다.

 

죽은 지 나흘. 장소는 우물 바닥.

죽는 순간 고향을 찾는 동물들처럼 떠난지 12년 만에 이스탄불로 다시 돌아온 때가 바로 서른 여섯이 된 해였다.

 

누가 카라를 죽인 것이며 무슨 이유로 카라는 죽임을 당해야 했던 것일까.

이 모든 것이 숨겨져 있을 그의 과거로 되돌아가 소설은 시작되고 있었다. 마치 한 편의 영화가 시작되는 것처럼.

 

12년 전 24세의 카라는 12살의 셰큐레를 향한 사랑을 그녀의 아비인 에니시테에게 들켜 버린다. 그리고 곧 거절당한 채 이스탄불을 떠났다. 그 후 세월이 흘러 기마병과 결혼했던 셰큐레. 그녀의 남편이 실종 된 후 다시 나타난 카라는 이전과는 다른 멋진 모습이어서 그녀를 다시 설레게 만들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의 이혼이 합법화 되었고 12년 전부터 간절히 바래왔던 결혼식이 치루어졌다. 셰큐레의 아비자 살해당한 바로 다음 날.

 

저는 00입니다. 라는 제목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여러 인물과 또는 생물들의 관점에서 시작한다. 모두 제각기 자신의 이야기 혹은 카라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화자만 바뀌었을 뿐 이야기는 정돈되어 흘러가고 있다. 한 치의 헷갈림도 없이.

 

첩보영화의 배경으로만 여겨왔던 이스탄불에서 살인과 배신이 난무하는 가운데 목숨을 건 사랑을 시작한 한 남자의 죽음에 대한 배경을 파헤쳐 나가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내 이름은 빨강]은 제목만으로는 도저히 그 내용을 짐작할 수 없었던 작품이었다. 그래서 읽는 내내 호기심 반, 궁금증 반으로 긴장감을 늦추지 않을 수 있었고 1권을 다 읽고 나서도 서둘러 2권을 손에 들만큼 손과 머리를 바쁘게 만들었던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가볍지도 또한 지나치게 무겁지도 않았던 [내 이름은 빨강].

어서 손에 들려 있는 2권을 읽고 살인범의 정체를 밝혀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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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짱의 도키도키 도쿄 2
모미영 지음, 누똥바 그림 / 이투스북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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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씨네 셋째딸의 일본정착기는 용감무쌍하게 느껴졌다.
처음에는 만화책 표지 같은 책 속에 무슨 내용들이 담겨져 있을까 궁금하기만 했고, 첫장을 펼쳐들면서는 "아, 또~" 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새어나왔다. 워낙 비슷비슷한 여행서적을 많이 보다보니 사실 도쿄는 구성만 다를 뿐 같은 장소의 중복이 많아 어느새 식상하게 느껴지고 있던 차였다. 

그런데 모모짱의 도키도키는 좀 달랐다. 먼저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지지 않았다. 처음에는 워킹을 위해 일본에 상륙했던 모모짱이 우연히 함께 일하던 언니의 권유로 유학을 결심하면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워킹 홀리데이를 생각하고 있는 학생들이나 유학을 고려하는 학생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 바로 이 책인 듯 싶다. 

모모빵의 유학도전기는 쉽지만은 않았다. 먼저 일본 현지에서 혼자 고군분투해야했고 다음에는 일을 하면서 자투리 시간을 내어가며 공부에 매진해야 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나고 자란 이가 아니면서 일본의 수험규정에 대해 찾아보아야했을 그녀의 노력 덕분에 우리는 편안하게 그 내용을 구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고마울 따름이다. 

유학원을 통하지 않고 홀로 여기저기 발품팔아 알아보며 다닌 그녀. 결국 EJU라는 일본판 유학생용 수능을 보기에 이르렀는데 6월과 11월에 두차례 실시해 잘 나온 점수를 사용해도 좋다는 이 시험을 그녀는 일본 현지에서 보았다. 물론 한국에서도 미리 보고 유학갈 수 있다는데 서울과 부산에서 각각 시험을 치를 수 있다고 했다. YES24를 통해 온라인 주문으로 수험관련서나 원서를 살 수 있다니 참고가 되는 내용이기도 했다. 

일본어,종합과목, 수학 등등 한 과목이 아니라 여러 과목을 준비해야 하지만 국립동경외국어대학은 학비도 저렴하거니와 일본어만 반영된다니 참고할 일이다. 홀로 시험을 치르고, 홀로 이사하고, 집을 구하고 문화에 섞여 살면서 그녀는 완벽하지 않았다. 

때로는 어렵게 구한 집을 한 달 만에 바꾸어야 했고 그 과정에서 약간의 금전적 손실도 입었다. 또한 언어에 능하다고는 하지만 현지인이 아니었기에 그녀는 수 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하지만 그녀의 실수를 거울삼아 우리는 동일 실수는 하지 않을 수 있게 되었고 그녀가 경험한 것들을 거름 삼아 누군가는 쉽게 그 뒤를 따를 수 있게 되었으니 이 또한 살신성인이 아닐까 싶어졌다. 

해외에 살면 모두 애국자라고 했던가. 마음 속에 애국심이 솟아나는 순간에만 애국인 것이 아니라 다른이에게 도움을 주는 행동들 역시 애국이 아닐까 싶어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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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야, 고양이랑 같이 사는 건!
모리타 모리나 지음, 김영주 옮김 / 그린홈(Green Home)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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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보니 고양이는 정말 각양각색이었다. 
일률적인 모습이 없다. 책을 보고 공부를 하고 이전에 고양이를 키워봤다고 하더라도 새로 키우는 고양이는 이전과는 또 다르다. 그래서 놀랍기도 하고 새로운 기분으로 키울 수 있는 애완동물이기도 했다.  하지만 고양이는 키워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단다. 절대로.
그저 동거인의 기분으로, 함께 살아가는 반려인으로 사람을 바라본다. 그래서 의지하지 않으면서도 서로 길들여지며 조금씩 양보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게 된다.

집의 고양이와도 그런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일본이라고 해서 다르지는 않은가 보다.

일본의 인기 블로그 [고양이를 기르기 시작했습니다]의 주인공인 싱글녀와 새끼 고양이 미케를 만났다. 물론 책을 통해서다. 얇은 두께와 예쁜 미케의 사진들. 그리고 상황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등장한 애니메이션화 된 그림들...하나같이 맘에 들지 않는 구석이 없었다. 

알록달록하게 다채롭고 사탕처럼 달콤한 그들의 동거기.
우리집과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새끼 고양이 미케의 귀여움에 쏘옥 빠져들면서 모리나의 마음과 동화되어 어느새 고양이를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때로는 즐겁게, 때로는 속상하고 짜증부리면서 삶을 함께 하고 있는 그들은 함께여서 행복해 보였다. 

서로에 대해 익숙해져 가면서 싫어하는 것들은 줄여가고 좋아하는 행동들을 해주는 고양이와 주인.

프리랜서 웹디자이너인 모리나의 작업을 종종 방해한다는 귀여운 방해쟁이 미케. 미켈란젤로에서 따온 이름의 고양이는 흰 색에 노란 반점들이 가득한 깔끔한 고양이였는데, 중간 에피소드를 보면 다른 곳은 다 말랐는데 배가 볼록 하다는 표현이 웃겨 한참을 웃었다. 

그리고 기생충이 뱃속에 있다는 말에 슬그머니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의 눈치를 본다. 설마 저 녀석도 미케처럼? 이라고 슬쩍 의심의 눈치를 보내기도 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고양이와 함께 하는 삶은 즐겁다. 위로도 받고 즐거움도 나눈다. 그래서 누군가 고양이와 함께 하고 있다고 말하면 신나서 같이 떠들게 된다. 어쩔 수 없는 반가움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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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턴트 - 2010년 제6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ㅣ 회사 3부작
임성순 지음 / 은행나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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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다보면, 반드시 복잡하게 얽혀야지만 재미를 탄다 라고 말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때로는 독특한 소재, 특이한 캐릭터 한 명이 소설의 전반을 이끌고 갈 때가 있으니까. [절망의 구]도 그런 작품이었다. 어느 순간 구멍이 나타나 사람들을 삼키기 시작한다는 다소 sf적인 독특한 발상 아래, 담배를 사러 나왔다가 구에 쫓기는 주인공이 영웅이 되는 이야기도 아니고, 사람들이 세계평화와 공존을 외치며 힘을 합치는 v식의 협동 스토리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이야기는 특별한 이야기 없이 구에 쫓기면서 두꺼운 책 한 권 분량의 스토리를 뽑아냈다. 편안하게 읽으면서도 그것이 참 신기했을 따름이었다. 

제 6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인 컨설턴트도 그랬다. 완전범죄 살인을 위해 어느 조직에 속해 있으면서 킬링 시나리오를 써 주는 남자. 그가 써 주는 대로 사람들은 자연사 혹은 사고사로 위장되어 완벽하게 죽는다.  자신의 시나리오 속 주인공들이 누구인지는 매체를 통해 확인하곤하는데 그 삶이 계속 이어지다보니 그는 자신의 일에 대한 도덕성도 잠식된 모양이었다. 어쨌건 스스로 손에 피를 묻혀 죽인 것은 아니니 그 양심의 가책은 생기지 않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지던 나날들이 계속되고 있을 즈음이었다....

이제 그는 특수기관의 비밀첩보원처럼 야메명함도 있고, 직함도 있으며,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출근도하는 등 꽤 구색이 맞추어진 삶을 살고 있었다. 한 6개월 가량은 작업을 하고 나머지 6개월 가량은 다음 작업을 준비하면서....게다가 잡히지 않기 위해 각종 전문자료를 받아보는 등 치밀함도 갖추어 가던 나날들의 연속 속에서 그를 사랑하게 된 한 여인은 죽었다. 그리고 그 사건을 계기로 자신이 사랑하던 여자도 잃었다. 결국엔 그의 비밀을 공유할 수 있는 여인인 매니저와 결혼하여 이 삶이 계속된다는 것으로 이야기는 종결되지만 소설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묻고 있다.  이래도 좋은가? 라고.

또한 삶에 어떤 목표가 있다고 해서 이뤄질 세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는 주인공의 대사처럼 꿈이 없는 것에도 우린 어느 순간부터는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질 정도로 소설에 타당성 있게 설득당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야기의 흡인력속으로 쑤욱 빨려 들어가게 된다면 말이다. 작가도 다르고 주제도 다르지만 나는 [컨설턴트]를 통해 절망의 구 속으로 쏘옥 빨려들어가 버린 형상이 되고 말았다. 

평소에는 반대로 생각되던 것들이 동화되어 이렇게 생각되어 지는 것을 보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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