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시마 삼인삼색 - 여행과 예술을 사랑하는 3인, 예술의 섬 나오시마를 가다.
전용성.황우섭.염혜원 지음 / 웅진리빙하우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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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와 그림작가 그리고 자유기고가가 뭉쳤다. 
우리나라도 아닌 일본의 한 섬을 위해. 섬의 이름은 나오시마. 오카야마와 가가와 현 사이에 있는 일본 세토내해 섬 중 하나로 둘레가 16킬로미터인 섬이 바로 나오시마였다. 주민은 고작 3600명 정도. 하지만 이 섬은 지금도 진화를 계속하고 있는 디자인과 예술의 섬이다. 

매년 섬을 먹여 살리는 수입원은 관광자원인데, 섬을 둘러본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을 모습의 섬이었다. 정말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섬을 바라보며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매력적인 공간임을 알게 되었다. 물론 책을 통해서이긴 했지만.

전실장님,우섭,염씨로 불리는 삼인방은 따로 혹은 또 같이 다녀오기도 한 나오시마를 소개하고 있는데 이 새로운 컨셉의 예술섬, 나오시마는 자연적인 풍경이 아닌 인공적으로 다듬어진 모습이지만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곳이었다. 

도착하면 제일 먼저 만나게 된다는 빨간 호박은 그 모습이 꼭 무당벌레 등껍질 같이 생겼는데, 선박 터미널 겸이라고 하니 섬에 여행가게 되면 꼭 그 앞에서 사진을 찍어야겠다 라고 다짐하게 만들고 여인의 인체를 이용한 세련된 네온과 미술관이자 호텔인 베네세 하우스는 꼭 둘러보고 싶게 만드는 명소이기도 했다. 

또한 그간 너무나 궁금했던 안도 다다오의 공간도 구경할 수 있다니 더이상 이 섬이 시골 어촌 마을인지 정말 예술의 섬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좀 더 넓게 빼먹지 않고 둘러보고 싶다면 아이의 작품인듯 하게 그려진 나오시마 간단지도를 통해 네비게이션 삼아 섬을 둘러볼 수도 있을 것이다. 

섬 하나에 이토록 많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니 놀랍기도 했고 관광자원을 위해 예술을 위해 섬 하나를 통째로 이렇게 만들어버린 일본인들의 정신이 놀랍기도 했다. 

나오시마. 알고 나니 일본의 그 어떤 지역보다 먼저 가보고 싶게 만드는 곳이었는데, 겨울이라도 배가 선착하는 날씨만 된다면 당장 가보고 싶어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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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오른손
조엘 타운슬리 로저스 지음, 정태원 옮김 / 해문출판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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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일이었다. 결혼이 급한 나머지 5일을 기다리지 못하고 버몬트까지 가려던 젊은 커플이 왜 사나워보이는 히치하이커를 차에 태우게 된 것일까. 일반적으로는 부랑자를 태우지 않을 뿐더러 그들은 아주 급한 커플이었다. 또 살인범은 어디로 사라졌으며 왜 그는 남자의 손을 잘랐던 것일까. 

모든 것이 의문에 쌓인 가운데 나는 독자로서 작중 탐정격인 닥터 해리 리들의 추리를 따라 사건을 따라갈 수 밖에 없었다. 마치 미드 [콜드케이스]를 보는 듯한 화면 영상을 상상해가며.

고아인 엘리너 대리는 뉴욕에서 일했다. 리들 보험대리점의 접수담당이 된 그녀는 덱스터의 사업을 원조하기 위해 생명보험에 들러온 세인트에이메와 결혼하기에 이른다.  아버지의 친구이자 결혼을 도와줄 뷰캐넌의 집으로 가기 위해 벌링턴으로 향하는 중 히치하이커 코르크스크루를 차에 태우게 된다.  죽은 고양이 시체로 커플의 눈길을 끈 그는 마흔 다섯 살 정도의 나이에 160센티미터쯤 되는 신장.  수염이 무성하게 자란 지저분한 모습의 남자였다. 그런 남자를 겁도 없이 태우고 가다가 세인트에이메는 오른 손이 잘린 채 살해된 모습으로, 엘리너는 도망치는 모습으로 발견된다. 

반면 뷰캐넌의 악성뇌종양 수술을 의뢰받은 해리는 수술 중 환자가 죽자 다시 뉴욕으로 돌아오고 있었는데, 그가 길어서 본 것은 180미터 정도의 키 큰 남자였다. 그는 숲으로 사라졌다. 

결과적으로 이 모든 사건은 한 남자자 손을 목적으로 순진한 여자를 꼬여 죽이려던 계획에서부터 출발되었다. 그리고 왜 오른 손을 잘라야 했는지는 사건이 거의다 파헤쳐질 무렵 알려진다. 게다가 1인 다역을 한 범인의 정체와 그를 멈추기까지의 숨막히는 몇 분이 진행된다. 사실 요즘의 호흡으로 보자면 이 책의 매력을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책이 1945년에 쓰여진 것을 감안하고 읽는 다면 뛰어나다는 점에 동의하게 될 것이다. 다만,  감동적이었던 "그린마일"을 제쳤다는 사실은 아직도 이해불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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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마지막 장미 - 조세핀과 나폴레옹의 사랑 이야기
발트라우트 레빈 지음, 두행숙 옮김 / 아일랜드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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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동일 제목으로 일본 작가 온다 리쿠가 소설을 출간했다. 제목이 같기는 하지만 발트라우트 레빈의 [여름의 마지막 장미]는 황후 조세핀과 나폴레옹의 사랑이야기다.

 

잘 알려진 이야기. 하지만 언제나 상반되는 평가를 받는 여성의 이야기.

 

훗날 조세핀이라 불리는 이 여성은 1763년 프랑스 식민지 마르티니크 섬에서 태어났다. 코르시카 출신의 나폴레옹처럼 그녀도 식민지 섬 출신이었다. 열여섯에 백작부인이었던 그녀는 남편과의 사이에 두 아이를 출산하고는 곧바로 이혼했는데 그 후 여러명의 애인을 거느리며 화려하게 살았다. 왕조가 무너지고 공화정이 들어서는 혼란기. 사랑이 아니라 형편과 사치를 위해 남자를 갈아타다 나폴레옹과 마주친 때는 혁명 정부의 총재 바라스의 애인인 상태였다. 하지만 그녀의 사치스러운 생활을 감당하기 힘들었던 바라스는 정부를 부하에게 인계했는데 그가 바로 나폴레옹이었다.

 

우월한 군사 전략을 냉혹하게 사용했던 황제 나폴레옹. 그도 그당시에는 아직 때를 못만난 가난한 군인으로 키작고 초라한 남자에 불과했다. 부유한 여성과의 결혼을 부르짖던 그는 데지레라는 여성과 약혼상태였으나 조세핀을 만나 그녀와 결혼하고 만다. 스물 다섯의 나폴레옹을 단숨에 사로잡은 서른 셋의 이혼녀 조세핀.

 

그녀의 매력은 대체 어느 정도였길래 나이불문하고 남자들을 사로잡아 버리는 것일까. 후일 그녀는 나폴레옹과의 이혼 전후로 해서도 10살 넘게 차이나는 애인들을 거느리며 살게 된다. 누군가의 예언처럼 그녀는 정말 "당신은 불행한 결혼을 하게 될 것입니다. 과부가 되었다가 훗날 어느 황제의 아내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불행해질 것입니다."의 삶을 답습하며 살게 된다.

 

나폴레옹이 전쟁터에 나가 있던 당시에도 끊임없이 뿌려진 염문설의 주인공이었던 조세핀은 시댁과의 사이도 좋지않아 언제나 축출대상 1호로 찍혀 있던 상황이었지만 언제나 그랬듯 나폴레옹과의 불화를 잠식시키며 황후의 자리에 오른다. 많은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을 유리하게 틀어쥐어왔던 그녀에게도 위기가 왔으니 바로 나폴레옹과의 사이에 아이를 낳지 못했던 것. 결국 그 점으로 인해 이혼당하지만 나폴레옹이 죽는 순간까지 입버릇처럼 말해온 여자는 조세핀 하나였다고 했다. 지독히 사랑하고 끊임없이 미워하면서도 결국엔 진정 헤어지지 못했던 나폴레옹과 조세핀 커플.

 

그들이 정말 서로를 사랑했는지 사치와 권력욕을 사랑했는지는 둘만 아는 비밀이겠지만 떨어질 수 없는 찰떡 궁합이었던 것은 맞는 것 같다.

 

소설은 조세핀의 딸 오르탕스의 시선에서 시작되는데 그렇기에 소설은 조세핀을 경박한 여인이 아닌 매력적인 여인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었다.

 

여름의 마지막 장미는 결국 황후 조세핀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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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 - 글 못 쓰는 겁쟁이들을 위한 즐거운 창작 교실
다카하시 겐이치로 지음, 양윤옥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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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작법서가 있다. [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는 작법서 이면서 멋지게 완성하는 기술의 비밀을 알려주고 있다. 아주 쉬운 말투로. 글 못 쓰는 겁쟁이들을 위한 즐거운 창작 교실이라고 말하면서도 창작에 앞서 흉내내기부터 시작하라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흉내내기가 베껴쓰기와는 다르다는 것은 책을 읽어보면 알게 되는 사실이다. 

몇 마디 나누나보면 신기하게도 누구나 다 한번쯤은 글을 써보고자 하는 열망을 가지고 있는 듯 했다. 전업 작가로서의 길을 택하는 것이 아니라 멋진 책의 저자가 되어 보고싶은 꿈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장르도 파괴되고 너나 할 것 없이 자신의 분야 책을 예전에 비해 쉽게 출판하고 있는 요즘. 그래도 끝까지 쓰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은 좋은 안내서가 되어주고 있다. 

시작하고 싶지만 시작이 어려운 이들, 시작했지만 막상 어디로 가야할지 방향을 잃은 이들이 글쓰기를 잠시 멈추어 둔 채 보아도 좋을 그런 책이었다. 무엇보다 이렇게 이렇게 써야 한다는 식의 틀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하면 안되는 이렇게 해 보라는 식의 충고가 대부분이라 읽는 내내 편한 마음이 들었다. 누군가에게 지시 받는 것을 싫어하는 내게 딱 맞는 작법서였다고나 할까. 

이야기의 세계에 좀 더 깊이 들어가기 위해서는 연습이 필요하다. 즐거운 마음으로 소설을 가지고 놀려는 마음가짐도 필요하고, 충분히 실컷 즐기면서 글을 써내려가는 요령도 필요하다. 타 서적에서 작법에만 치중해 같은 이야기의 반복습득을 하게 만드는 것과 이 책의 다른 점은 바로 그 곳에 있었다. 

책은 이야기 하고 있다. 

이야기는 쓰는 것이 아니라 붙잡는 것이라고....나는 왜 진작에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던 것일까.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정말 소설은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장난감 상자같이 느껴진다. 

이야기꾼이 되기 위해서 이 책의 작법으로만은 부족함을 느끼는 이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그 시작에 앞서 올바른 마음가짐을 잡아주는데는 전혀 부족함이 없는 작법서였다. 즐겁게 구경하고 즐겁게 행하다보면 어느샌가 그가 말했던 순간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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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해지지 마 ㅣ 약해지지 마
시바타 도요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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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세의 노인이 시를 쓰고 있다. 그녀의 이름은 시바타 도요. 
100세를 눈앞에둔 99세의 나이가 되면 어떤 느낌일까.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나 매일매일 하루를 시작하는 느낌이 남다르지 않을까. 싶어진다. 아무래도 주어질 날이 지나온 날들보다는 짧을 것이기에 하루하루의 소중함이 더할 것이다. 이쯤되면 후회보다는 감사의 나날들이 이어질 듯 싶었다. 

99세의 시인 시바타 도요의 시어가 깔끔하고 청초한 까닭은 그때문이지 싶다. 90세를 넘긴 자신의 살아갈 힘을 사람들에게서 찾고 있는 따뜻한 한 할머니 시인의 시는 짧고 쉽지만 그래서 감동을 전달해내고 있었다. 

읽다보면 어떤 구절은 시가 되고 또 어떤 구절은 명언이 되어 마음으로 다가오는데 아름다운 자연의 사진과 더불어 바쁜 도시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쉼터가 되어준다. 


못한다고 해서 
주눅 들어 있으면 안 돼 
나도 96년 동안
못했던 일이 
산더미야


라는 구절을 되뇌이면서 혹시 나는 오늘 못하겠다고 미루어버리거나 포기해버린 일은 없는지 되돌아 보게 되고, 그녀의 충고를 받아들여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오늘 일을 오늘 해내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불사르고 있다. 96년 동안 못했던 일이 산더미라니....어떤 책에서도 이런 구절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삶의 연륜이 묻어나고 진솔함이 묻어나는 시어 속에서 나는 또 다른 꾸짖음을 전해 듣는다. 시인이 주는 꾸짖음이 아니라 내면의 내가 나에게 보내는 꾸짖음을.

추억이 있고, 희망이 있고, 내일이 주어지는 오늘이 있음을 깨닫께 만드는 99세의 시인의 시는 "힘내"라는 메시지와 함께 옆자리로 다가와 앉아 있다. 나의 허락도 구하지 않은 채. 

90세가 넘어서 쓰기 시작한 시를 통해 깨달은 것이 많다는 그녀는 당시에는 아주 늦었을 나이인 33세에 남편을 만나 제 2의 인생을 살게 될때까지 아주 힘겨운 삶의 주인공이었지만 지나고 보니 인생에는 괴롭고 슬픈 일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혼자 산지 20년. 저는 잘 살고 있습니다. 로 마무리 되는 99세 할머니 시인의 시 속에서 나는 나의 노년을 상상해보고 있다. 그녀처럼 의연하게 잘 마무리하고 있을까.....

얼마전 모두의 관심을 받았던 [천국에서 온 편지]에서처럼 말년의 내가 지금의 나를 알게 된다면 무슨 말을 해줄까. 하고. 역시 시인의 표현처럼 "힘내, 약해지지마"가 아닐까. 생각해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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