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란 1 - 개정판 ㅣ 기란 1
비연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첫날밤 황제에게 목이 부러질 것 같으니 봉관을 내리면 안되겠냐고 감히 물어본 여자가 서촉의 기란 이었다. 오빠의 정혼자인 소소를 대신해서 황제의 후궁으로 바쳐진 여인. 하지만 그녀는 궁 안의 그 어느 여자와도 같을 수 없었다. 입궁하진 않았지만 이미 황후감이 내정되어 있고 두 명의 후궁이 죽은 후 다음에 입궁해 있던 원귀인만이 궁 안에 살고 있지만 기란은 많은 여인들과 경쟁해야만 했다.

 

보이는 적과 보이지 않는 적. 어리석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쫑알거리는 원귀인 같은 보이는 적과의 싸움은 차라리 쉬웠다. "어디를 맞아야 제정신을 차릴래?"라고 말해주고 싶은 마음만 참으면 되었지만 황제를 사랑하게 되면서부터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든 후덕하다는 소문의 황후감. 영춘궁에서 나오지 않지만 드넓은 대륙을 쥐락펴락하는 효열태후, 현황제를 보위에 올리기 위해 아들과 손주를 차례로 제거한 무서운 여인 자불태후, 자불태후를 뒤에 업고 오만방자하게 구는 성초까지!!!!! 

 

바람처럼 자유롭게 살아온 기란에게 궁궐은 감옥이고 지옥이었다. 그나마 사랑하는 황제가 없었다면 당장이라고 탈출하고 싶을 장소였건만 그의 사랑에 기대어 살기엔 인생은 길고 권력자의 사랑은 한철이니....그녀는 자신 앞에 주어진 삶을 받아들일 것인지 거부할 것인지 선택해야만 했다.

 

정혼자가 있는 황제. 기란에게 주어진 시간은 기껏해야 4년. 황후가 입궁하기 전까지만 그를 독점할 수 있겠지만 그마저도 길다 생각하는 사람들의 방해공작도 만만치 않았다. 게다가 가장 가까운 벗의 소리없는 배신은 그녀의 목숨줄마저 내어놓게 만드는데.....!!

 

<궁중잔혹사> 같은 여인들의 암투 정도로 생각하고 읽기 시작한 [기란]은 어느 로맨스보다도 달달하고, 애절하면서도 수위가 높은 역사 로맨스 소설이었다. 적당히 넘어가는 구석이 없는 이야기이다보니 어느 페이지에서는 오글거릴만큼 달콤했지만 또 어느 페이지에서는 그만큼 야했고, 또 다른 페이지에서는 버려진 여인들이 갈아온 세월의 칼날이 섬뜩하게 느껴졌다.

 

정말 후궁에겐 미래는 없는 것일까.

 

기란과 윤의 사랑은 허락되지 않는 것일까.

 

함정에 빠져 냉궁에 갇히게 된 기란을 모른 척하는 윤의 마음은 대체 어떤 것일까. 2권 속에서는 그들의 사랑이 잔파도를 타고 흘러 가기를 기대하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포르투나 - 잔혹한 여신의 속임수
마이클 에니스 지음,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르네상스시대.

문화적 부흥기면서 기사가 있고 왕정이 있고 교황의 권위가 하늘을 찌르는 시대.

이 시대의 왕정은 얼마나 재미난 스캔들로 가득했을지 살아보지 않아도 책 몇권으로 알 수 있다.

 

철학, 역사, 정치가 어우러져 이탈리아를 살찌우던 그 시점에 토막 살해된 여자의 시신이 발견되고

그 범인을 추적하던 중 교황 알렉산더 6세의 살해당한 아들이 생전에 지디던 부적이 시체에서 나오자

이는 단순한 살인사건이 아닌 정치적인 음모로까지 확대되어 수사가 펼쳐졌다.

 

교황 알렉산더 6세.

로드리고 보르자라고 불리던 이 남자는 체사레 보르자와 루크레시아의 아버지이면서 성직자이고 각종 부정부패에 연류된 남자였다. 절대권력을 휘두르며 자신의 가족들을 살찌우고 여성편력에, "면죄부"까지 만들어 판매했던 교황. 이런 교황이 또 있을까 싶지만 역사적으로 부정부패한 성직자들은 찾아보면 줄줄이 사탕처럼 나타나곤 해서 씁쓸할 따름이다.

 

알렉산더의 많은 자식들 중 하나이자 가장 아끼던 이의 죽음은 그를 슬프게 만들었는데 그 아들이 다른 사람도 아니고 고급 매춘부인 다미아타를 만나러 갔다가 변을 당했다는 사실은 그의 분노를 샀고 화살은 아들의 연인인 다미아타에게로 쏘아졌다. 아들의 아들을 낳은 여인이지만 그에게는 며느리가 아니라 고급 매춘부일 뿐인 다미아타. 그녀에게서 손자를 빼앗고 자신의 아들 살해범을 뒤쫓게 만들면서 다미아타는 피렌체 서기관인 마키아벨리를 만나고 다빈치의 이몰라지도를 구경하게 된다.

 

단서는 바람의 모서리들.

이 단어는 다빈치의 이몰라 지도에 적힌 문구로 사람의 시체를 배치한 것과 동일한 도안을 보며 마키아벨리와 다미아타는 범인에게 근접해나간다. 소설은 미스터리하면서도 허구와 사실을 적절하게 섞어 우리 앞에 내어놓았다.

 

"네가 찾고 있는 진실을 조심하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국혼 - 하 - 무애가
이지환 지음 / 신영미디어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미워하는 마음의 끝보다 사모하는 마음의 끝을 더 기대하게 되는 것은 누구나 같은 마음이 아닐까 싶다. 세결과 은리의 사랑에 곁가지처럼 엮여 헤어져야했던 정영과 무렴의 사랑의 결말이 [국혼(하)]에 담겨 있다. 가문을 몰살시킨 범인을 찾아내고 그 복수를 위해 나라를 움직인 은리와 무렴. 혈첩단에 의해 목숨이 위태로웠던 그들이었으나 황궁을 뒤집고도 연인들은 살아남았다.

 

물론 위기의 순간은 있었다. 황제가 궁을 비우는 틈을 타 어둠의 무리들은 은리에게서 아들을 빼앗고 정영의 욕심을 부추겼다. 이 모든 일이 무렴이 십년이나 기다렸던 복수의 칼날을 휘두르는 순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만삭의 임산부였던 형수의 배를 갈라 태어나지도 못한 조카의 목까지 쳐냈던 원수를 담부를 대표해서 응징해냈다. 참을 수 없는 순간조차 참아내며 기다리고 또 기다려서 맞이한 복수의 순간이었다.

 

제홍 역시 그러했다. 황제의 자리를 탐내 어미를 죽이고 형제인 자신을 밀어내며 그 자리를 차지한 누이 영소. 천제 영소는 죄 앞에서도 사죄하는 바 없이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것들을 치워오며 오른 자리에 대한 자부심과 욕심을 한껏 드러내며 목숨의 그 끝도 스스로 선택했다. 파멸의 순간을 선택했던 그녀의 욕심. 담담하게 불속으로 뛰어든 그녀의 말로는 통쾌하기 보다는 힘빠지고 허망함을 느끼게 만든다.

 

그 전쟁을 끝내고 돌아온 남자들에게 전해진 소식은 은리가 아들을 빼앗긴 채 가월궁에 유폐당했다는 전갈이었다. 황후의 아비 설거와 광친왕의 모의, 그리고 혈첩단의 단주 여윤악. 은밀하게 진행되었던 사악한 무리들의 야욕이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권선징악. 어쩌면 너무 시시한 이 결말이 로맨스 소설 속에서는 바람직한 결말이 되어 흐뭇하게 바라볼 수 있게 만드는 대목이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연인들이 다시 만나 평생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바라보고자 하는 마음. 독자들의 그 마음을 담아 내었기에 그 달달함이 독이 되지 않고 약이 되는 것을 [국혼]을 통해 다시금 깨닫는다.

 

세결과 은리가 행복한 해후를 맞이했고 무렴의 변을 전해들은 정영은 자결을 택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읽어내야 이들의 비밀을 알 수 있다. 정영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어떤 비밀을 간직했는지. 그리고 완전히 어둠 속으로 묻힌 이야기 속에 어떤 진실이 숨겨져 있는지.....![국혼]은 마지막 반전까지 읽어야 완벽하게 읽었다 말할 수 있는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국혼 - 중 - 청류홍엽
이지환 지음 / 신영미디어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국혼]의 첫번재 이야기는 "녹향월우"라는 소제목을 달고 있었고 두번째 이야기는 "청류홍엽", 그 세번째 이야기는 "무애가"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각각 제목만 보자면 무슨 무협지의 분위기가 느껴지지만 [국혼]은 분명 로맨스 소설이다. 그것도 시대극인.

 

가장 고귀한 신분의 여인이 되었지만 사랑을 포기한 여자, 설정영은 황제의 사랑도 무렴의 사랑도 놓치고 그저 쓸쓸히 황후의 자리에 올라 어머니를 구해낸 것으로 위안을 삼아 살아가야만 했다. 오늘도 없는 사랑이 내일 올리 없지만 그녀는 무렴에 대한 마음의 끈을 놓지 못한 상태였다. 그 사이 세결과 은리의 사랑은 더욱 짙어만 지고, 삼왕자였던 그가 아바마마인 선태황의 석공 솜씨에 대한 추억이나 북설국의 공주였던 어미가 사후 아들이 황제가 되자 효덕 황태후라는 이름을 얻게 된 이야기까지 털어놓으며 지난 날을 추억하는 동안에도 제나라와 사유타 국 간의 음모는 진행되고 있었다. 아직 담 대장군 가의 지난날의 도륙에 관련된 범인들을 잡지 못한 채 살던 무렴은 참변의 그날이 아비의 친한 벗 사공두로와 대공주의 연합으로 이루어진 음모임을 밝혀내고야 말았던 것이다.

 

욕심이 인간의 탈을 벗게 만들었다. 친구를 배신하게 만들고 어미를 죽음에 이르게 만들고 형제를 살하게 만드니, 이에 양국간의 화평에도 금이 가고 있었다. 싫든 좋든 이것이 모두의 운명이라면 이들 모두는 그 운명 앞에 서서 담판을 지어야 하는 것이다.

 

영원한 비밀은 없었다. 배신의 말로는 비참했고 인간이 가진 욕심은 스스로의 파멸을 불러왔으며 사랑에 흘린 눈물은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상대를 향해 날아가버렸다. 난세에 위태로웠던 연인들의 이야기는 그 시작이 달콤했던 것에 비해 가혹했으며 너무나 꼬이고 꼬여버렸기에 마지막 권에서는 한꺼번에 쉬이 풀리기를 기대하게 만든다.

 

운명을 잡고 있는 자도 놓아버린 자도 모두모두 행복해지기를 바라면서, 전부를 걸었던 이들이 그 베팅으로 행복을 쟁취하기를 희망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국혼 - 상 - 녹향월우 ㅣ 실버 스푼
이지환 지음 / 신영미디어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첫사랑과 결혼할 확률이 몇 %나 될까?

그런 확률을 정확하게 계산해 낼 수나 있는 것일까? 어린 연인의 맹세는 굳었으나 운명은 그들을 호락호락하게 쉽게 이어주지는 않았다. 사유타의 황태자 이헌 세결은 형이 죽은 후 형수로 내정되어 있던 대신의 딸과 정혼되어 있었지만 제나라의 태자비 담은리를 마음에 두게 되었다.

 

어린 시절 마음에 새긴 맹세는 굳건하였으나 제나라 정쟁에 휘말려 은리의 집안이 도륙되고 겨우 살아남게 된 둘째오빠와 은리는 그 신분을 감추어야만 했다. 대장군의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든 범인을 잡기에는 너무나 그 힘이 미약했던 제나라 황제. 그녀는 무렴과 은리를 살리기 위해 그들에게 낮추어 살라고 명하고 독을 먹고 있는 자신의 위험을 알렸다. 태자 제홍에게 버려진 은리의 소식이 사유타의 수도 예황에 전해지자 정혼을 무시하고 세결은 그녀를 후궁으로 입궁시킨다.

 

세결과 은리의 숙명 뒤엔 무렴과 정영의 엇갈린 운명이 있었으니, 제짝임에 분명한 이들은 각각 후궁의 오라비와 황제의 정혼녀라는 걸림돌이 있었고 이에 그들은 서로의 신분을 숨긴 채 만나야만하는 슬픈 운명을 시작하고 있었다. 제나라 조정이나 사유타 조정이나 음모와 배신으로 얼룩진 것은 매한가지. 사랑도 지키고 생명도 지키고 약속도 지키기 위해 여인들은 서로의 잡은 손에 힘을 굳건히 주고 있었으나 결국 그들 사이엔 오해가 싹트고....

 

[화홍]의 작가 이지환의 작품은 두번째 읽기 시작하는 것이지만  1부를 건너뛰고 2부부터 읽어 그 재미를 상실했던 [화홍]과 달리 [국혼]은 그 읽는 재미가 쏠쏠한 작품이었다. 읽고 쓰기의 즐거움에 미쳐있다는 작가의 즐거움이 독자에게까지 전달되는 순간이었다. 깨달같은 글자들을 뒤로하고 쉽게 그려지는 영상들 속에서 세결과 은리의 사랑과 복수의 순간을 꿈꿔보는 건 그래서 당연한 수순이 아닐 수 없었다.

 

첫사랑을 이루어내는 운좋은 커플이 이루어나갈 핑크빛은 그래서 음모 속에서도 향기로울 수 밖에 없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