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코지마 하우스의 소동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9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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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면이 바다인 우리와 달리 일본은 어딜가나 바다다. 

오오츠크해,태평양,동해,동중국해,필리핀해 의 가운데 위치한 일본열도는 4개의 큰 섬과 6천여 개가 넘는 작은 섬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한반도의 약 1.7배에 해당된다는 일본땅. 많은 섬들은 그래서인지 각각의 개성을 가진 듯 했다.

 

작년에 살펴본 한 여행책자에 따르면 인공적으로 조성된 예술섬은 관광사업만으로도 꾸려지는 듯 했으며 그 독특한 미학에 나 역시 가보고 싶어지게 만들고 있었다. 일본인들만의 독창성이 반영된 섬. 일본은 그런 섬들로 이루어진 나라다.

 

그래서인지 정말 6천여 개의 섬 중에 실존하지 않을까 기대하게 되는 고양이섬 네코지마. 백여마리 이상의 야옹이떼가 인간들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고, 관광사업이 주 수입원으로 되면서 고양이를 보러오는 사람도 버리러 오는 사람들도 많아진 섬.

 

가보고 싶은 섬이 되어버린 고양이 섬의 여름은 끔찍스러운 일이 발생하면서 더욱 부산해졌다. 칼에 찔린 고양이 시체가 발견되면서 더불어 잊혀져있던 예전 사건 하나가 떠올려졌는데, 이는 간토은행 삼억 엔 사건이었다. 18년 전에 일어난 이 사건이 회자되고 있는 이유는 고양이 섬에서 숙박업을 하고 있는 마쓰고 할머니의 네코지마 하우스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1988년 8월 12일. 긴토 은행 신코쿠 지점 현금수송차를 습격한 범인 중 네 명이 살해당하고 삼억엔이 불타버린 이 사건 가운데 공범으로 자수한 스기우라 고지로가 바로 네코지마 하우스에서 살고 있는 교코의 작은 할아버지였던 것이다.

 

섬에서 현재 진행중인 사건들의 범인과 3억엔의 행방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된 가운데 마지막 반전은 역시 고양이의 입으로 전해졌다. 다만 인간은 고양이 언어를 알아듣지 못하니 보물의 행방을 알리 없을 뿐. 가장 눈에 띄는 곳에 숨겨진 가장 소중하고 값진 물건. 인간의 어리석음을 비웃는 듯한 고양이의 고백은 인간인 독자도 함께 웃게 만들었는데 우리는 정말 값진 것들을 눈으로 보면서도 지나치고 있진 않은지. 그것도 매일매일.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의 작가인 와카타케 나나미는 하자키 일상 미스터리 시리즈의 3권으로 이 작품을 세상에 내어놓았다. 전권들을 읽진 못했지만 평이 좋은 걸 보면 이 정도의 유쾌함들이 다 묻혀져 있는 작품들인가보다.

 

남이섬이나 외도에 이어 우리의 섬들 중에서도 고양이 섬이 하나쯤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를 꿈꾸게 만드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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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길고양이에 탐닉한다 작은 탐닉 시리즈 1
고경원 지음 / 갤리온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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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고양이"라는 이름이 언제부턴가 "길고양이"로 정착되어져 가고 있다. 내심 흐뭇하다. 뭘 훔쳐먹거나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데 도둑 고양이라는 이름은 오명처럼 나쁜 이미지를 주기 때문이다.

 

즐겨보는 [동물농장]에서 장애견으로 태어난 강아지나 버려지는 고양이들을 볼때마다 눈시울이 붉어지곤 했는데, 사람손을 탔던 그들은 버려진 곳에서 돌아오지 않을 주인을 마냥 기다리며 죽어가고 있었다. 자신의 불필요에 의해 버리는 것은 이기적인 인간뿐이 아닌가 싶어져 같은 인간으로서 화가 나기도 했다. 불쑥불쑥.

 

 

산 위에서 주인을 기다리며 다른 동물들의 해코지를 견뎌내야했던 어느 고양이, 태어나면서 부터 온 몸이 얽혀 동기간을 잃고 일부 자신의 신체를 잃어햐 했던 고양이, 앞 발의 뼈가 부족해 캥거루처럼 뒷발로만 서서 이동해야하는 강아지, 임신한 다른 강아지를 보호하기 위해 함께 강가에서 거지처럼 살고 있던 두 마리 개, 언덕에서 관광객들을 피해 차 바닥에 납작 엎드려 있던 털이 거의 없던 어느 개까지....길바닥에서의 생활이 얼마나 힘들고 고단한지 그들은 몸소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숙명인지라 그들은 오늘도 길에서 태어나고 살아간다. 이웃인 지인이 일본에서 가끔씩 찍어 올리는 일본의 고양이들은 심술궂은 표정에도 불구하고 여유롭게 바닥에 누워 사진 촬영을 허락하는 것과 달리 우리의 길고양이들은 눈만 마주쳐도 도망가는 모습에서 얼마나 안타까움을 느껴야했던지...얼마나 해코지 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그런 것일까. 싶어진다.

 

그래서인지 평소에는 눈으로만 간직했던 예쁜 모습을 모두와 함께 책으로 구경할 수 있는 [나는 길고양이에 탐닉한다]에 매료되어 책을 탐독해 나갔다. 그래도 따듯한 이웃의 보살핌을 받고 있는 고양이들은 얼마나 다행인지. 이웃 길고양이 들이 품앗이 육아로 키웠다는 고양이는 왠지 심청이 고양이처럼 느껴져 계속 웃음짓게 만들고 밀레니엄 타워 벤치 위에 쭈욱 뻗어 쉬고 있는 밀레니엄 고양이는 당장이라도 달려가 보고 싶어졌다. 사료 한 포대면 환영받을 수 있을까.

 

날씨가 부쩍 추워져 도심에서 물과 먹이를 구하는 것이 힘들어진 것은 물론 추위에 길고양이들 고생이 만만치 않을텐데....그래도 부디 살아남아 따뜻한 봄에 거리를 활보하는 자유묘 그들을 확인하게 되기를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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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웃의 범죄 - 미야베 미유키 단편집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장세연 옮김 / 북스피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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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모토 바나나-에쿠니 가오리-미야베 미유키-온다 리쿠 순으로 건너온 나는 다시 미야베 미유키의 책을 집어 들었다. 사회고발성 색채가 짙은 범죄소설부터 느릿느릿 하지만 생의 여유와 함께 많은 지역민들의 삶이 묻어나던 미야베 월드 2부인 얼간이,괴이,외딴집,하루살이를 집필한 일본 미스터리 여왕의 첫 단편집을.

 

초심으로 돌아가야하는 때와 마주치는 순간은 배우나 작가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독자에게도 그런 순간이 생긴다는 것을 미야베 미유키 덕분에 경험하게 되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불공평한 일은 산더미처럼 많지만 가끔은 이런 일들도 있다 라는 말에 공감하게 되고 짧지만 유쾌함과 따뜻함이 곁들여진 소설속 일상이 우리의 일상과도 그닥 다르지 않아 정겹다.

 

평범한 삶 속에서도 누군가에게는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하루가 있을 것이며 정말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싶은 바램을 담게 되는 내일도 주어질 것이다. 그런 두근거림과 믿음으로 읽어나가다보니 어느새 한 권을 다 읽고 말았다.

 

다 읽고난 지금,떠올려지는 다섯 작품은 소설이 아닌 주변 누군가의 이야기처럼 기억의 창고에 축적되고 있다. 축 살인, 기분은 자살지망 등의 제목이 살벌한 작품이나 선인장꽃처럼 감동으로 마무되어진 작품도 좋았지만 어느날 불쑥 아이를 안고 나타나 네 아버지의 아이 라며 집안에 눌러 앉은 여자의 사연이 나오는 이 아이는 누구 아이나 우리 이웃의 범죄가 가장 재미났다.

 

특히 우리 이웃의 범죄는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잘 들어찬 옥수수 알처럼 짜임새 있게 전개되었으며 결국 실수 때문에 밝혀지게 된 이웃의 범죄를 아이들의 시각으로 바라보게 만듦으로써 희화화하고 있다.

 

게임을 좋아한다는 미미여사가 다음 권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풀어놓을지, 아직 읽지 못한 다른 책 한 권의 도착을 기다리며 기대감에 설레는 심장을 부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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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하라 고양이 - 가끔은 즐겁고, 언제나 아픈, 끝없는 고행 속에서도 안녕 고양이 시리즈 2
이용한 글.사진 / 북폴리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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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날씨에 동네 고양이들이 죄다 사라졌다. 안전하고 따뜻하게 지내고 있을까?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다른 동물을 기를때엔 이렇게까지 마음이 쓰이지 않았는데, 고양이를 기르면서는 주인없는 길가의 고양이들에게까지 마음이 쓰인다.

 

고양이를 두고 무섭다고 하거나 혹은 해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을 보면 고양이에 대한 오해가 깊구나 싶다. 나 역시도 키우기 전까지는 딱히 좋아하는 동물이 아니었지만 고양이는 어느새 가족이 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소중한 존재가 되어 우리들 사이에 있다. 이젠 이 녀석의 애교가 없으면 쓸쓸해하는 걸보면 우리는 녀석에게 어느새 길들여져 있나보다.

 

그래서인지 외출할때엔 항상 크고 작은 사료 주머니를 지니고 나선다. 가방의 크기에 따라 이동 수단에 따라 그 양만 다를뿐 항상 먹이를 지니고 나간다. 길가다 마주칠지도 모를 길고양이들의 먹이들이다.

 

줄 것이 아무것도 없을때 길고양이와 마주치게 되면 그렇게 속상할 수가 없다. 다음에 같은 장소에 가봐도 다시 마주칠 경우가 드물고 몇날며칠을 굶고 있을 것만 같아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다. 도시의 구석구석은 물한방울 마실 곳도 없을텐데....

 

그렇게 집 고양이가 소중한만큼 길고양이 또한 소중한 마음이 든다. 어디선가 심심해서 동물을 괴롭히고 학대하는 사람들에 대한 소식이 들려오면 역적이나 매국노 보다 더 나쁜 사람들처럼 느껴져 분노하게 되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고양이들의 모습을 볼때면 화이팅을 외쳐주고 싶기도 했다.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나 [ 길고양이 ] 에 이어 [명랑하라 고양이]를 구경하면서 시골 구석구석에서 살고 있는 고양이 모습에 얼마나 설레했는지...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끈질긴 생명력으로 살아남아 내일을 살아가는 고양이들.

 

가끔은 즐겁고 언제나 아프게 살아간다는 고양이들에게 명랑하라고 힘을 실어주는 저자가 바라보는 고양이들의 모습은 언제나 즐거운 모습이다. 발랄하고 발랑발랑대는 녀석들의 애교에 마음이 사라락 녹는다. 그만.

 

눈 속을 헤치며 다니는 녀석들, 부뚜막에 올라간 녀석들, 풀숲에 숨어 개를 피하는 녀석들...모든 모습들이 어쩜 그리 사랑스러운지...!!!

 

사람들이 좀 더 고양이에게 관대해졌으면 좋겠다. 아니 모든 동물들에게 관대해졌으면 좋겠다. 함께 살아갈 수 있을만큼 넓은 세상에 살면서 우리는 너무나 좁은 마음으로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연인 인연은 없다. 고양이들과의 마주침도 마찬가지. 그래서 언제나 집을 나설때면 우연히 마주칠 인연을 위해 주머니에 그들을 위한 맛나는 것들을 집어넣고 나서게 된다. 마주치면 즐겁고 못만나면 속상해지는 이상한 사이.

 

아마 저자 역시 이토록 길고양이들을 위해 사료를 주러 다니는 것을 보아 그 사랑스러움에 길들여진 사람이 아닌가 싶어진다. 더 주지 못해 속상하게 만드는 착한 마음을 고양이는 사람들에게 선물하며 살고 있다.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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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골사의 딸
에이미 탄 지음, 안정희 옮김 / 신영미디어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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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럭 클럽] 이후 오랜만에 에이미 탄의 이야기와 접해본다. 제목이 [접골사의 딸]. 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이리 생뚱맞은 제목을 붙였을까. 사실 이름이 생뚱맞아 보여 그렇지 이야기는 그녀의 장기를 벗어나지 않았다. 전작에서 엄마와 딸의 절절한 애증관계를 여실히 보여주던 것과 마찬가지로 [접골사의 딸]에서도 세대를 넘나드는 엄마와 딸의 관계가 조명된다.

 

중국본토에서 전족을 하거나 의지대로 살아갈 수 없었던 여성시대를 살아온 할머니 세대, 그 중간 세대인 엄마, 그리고 이민세대인 딸이 등장해 [조이럭 클럽]에서처럼 삼대를 넘나들면서 그들이 이어온 질긴 생명의 뿌리를 찾아내게 만든다.

 

무엇이 엄마와 딸을 이토록 반목하게 만들고, 반항하게 만들며 종국에는 화해하게 만드는 것일까. 탯줄을 끊는 순간 끊어져 나간 아들들과는 달리 딸들은 그 절반가량만 떨어져 나가는 것일까. 보이지 않는 이어짐으로 인해 평생을 떨어질 수 없음에 화를내고 떨어질까봐 겁을내며 서로 상처를 내는 관계가 바로 엄마와 딸이다.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끈으로 묶인 두 사람은 부부가 아니라 모녀이기에 작품은 감동을 전달한다.

 

이민세대이자 대필 작가인 루스 영은 치매에 걸린 엄마를 보며 어느 말이 진실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나이, 가족관계, 과거 이력까지...자신이 알고 있던 진실은 치매에 걸린 후 엄마가 입으로 내뱉는 것들과 모두 달랐기 때문이었다. 결국 엄마의 일기를 발견하게 된 루스는 한자로 가득한 책을 번역해 읽기에 이르고 평생을 숨겨온 비밀은 그렇게 밝혀진다.

 

 

1900년대 중국, 엄마의 일기장 속으로 들어가는 액자 구성 속 이야기는 프레셔스 앤티라는 유모의 손에서 자란 엄마의 이야기로 그녀는 최고급 먹을 생산해내는 집안의 딸이었다. 14살무렵 결혼을 앞두고 루링을 위해 자살해버린 프레셔스 앤티가 바로 자신의 어머니였던 리우신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원수의 집안과의 혼담은 깨지고 루링은 집안에서 버려졌다. 결국 선교사의 고아원으로 들어가 선생이 되어 우여곡절 끝에 미국으로 이민온 그녀는 새 땅에서 두번째 남편을 만나 딸 루스 영을 낳는다.

 

루링에게 "내가 네 어미다"라는 글을 남기고 자살한 리우신이 바로 접골사의 딸이었기에 소설의 제목은 거기에서 비롯되었고 루스 영의 뿌리도 바로 그곳에 있다.

 

삼대에 걸친 비밀과 고백은 루스가 치매에 걸린 엄마와 진정으로 화해하게 만드는 매개체인 동시에 딸뿐만 아니라 여성으로서도 엄마와 할머니를 이해하는 원동력이 된다. 언제나 딸에게 강한 어머니와 엄마에게 강한 딸들이 있어 서로 주고 받기가 되는 모녀 사이를 이토록 현실성 있게 그려내는 것 역시 에이미 탄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많은 법률들이 고쳐지고 다듬어지는 현실 속에서도 여전히 우리는 뿌리찾기를 할 때 아버지의 역사를 살핀다. 하지만 딸이라는 존재를 가장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버지의 역사가 아니라 어머니의 역사를 살펴야함을 가르치는 것이 바로 에이미 탄의 책이 지닌 현명함이다. 그래서 언제나 감동과 공감을 받으면서 또한 깨달음을 함께 전하기에 나는 그녀의 매니아가 될 수 밖에 없는 듯 하다.

 

딸로서 읽게 된 소설은 씁쓸하면서도 끄덕여지는 부분이 많아 나의 모계뿌리 삼대를 되집어 보게 만들었고 그녀들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내가 있음을 감사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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