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의 즐거움 - 일본 여성들의 살림 선생님 와타나베 유코의 작은 규칙들
와타나베 유코 지음, 오근영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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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살림을 잘하는 이웃들이 많다. 예쁘게 꼼꼼하게 깔끔하게....

꼭 오랜 세월 살림을 해왔다거나 엄마의 솜씨를 물려받은 이가 아니어도 살림을 좋아하며 즐기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아진 듯 하다. 어쩌면 할머니나 엄마 세대에서는 당연한 일이었을 '살림'을 칭찬하고 배우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전국 각지의 살림 고수들을 발견하게 된 듯 싶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도 비슷한가 보다. '일본 여성들의 살림 선생님'으로 불린다는 여성을 발견했다. <집의 즐거움>이라는 책을 출판한 와타나베 유코가 알려주는 살림법은 기본적인 것이면서도 쉬운 것이어서 먼저 눈길이 가게 되었다. 그렇다고 집 안에만 틀어박혀 사는 사람도 아니었다. 나가는 즐거움도 아는 여자인 동시에 3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집에 머무는 시간을 즐거움을 알아가고 있는 늦깍이 살림꾼이었다. 그래서 반대로 용기가 생겼다. 늦어도 배울 수 있는 살림이라는 의미에서. 그녀처럼 될 수 있겠지?라는 기대감을 보태며.

 

 

총 4개의 장으로 분류된 작고 얇은 책은 '거실의 즐거움','부엌의 즐거움','식탁의 즐거움','일상의 즐거움'들에 대해 그 팁을 전하는데 첫장이 '상쾌하게 하루를 시작하는 법'으로 펼쳐지니 좋아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었다. 응당 결혼을 하면 신접살림으로 새가구를 들여야할 것만 같았는데 그녀와 남편은 각자의 가구를 가져온 것으로도 모자라 대대로 증조부때부터 사용하던 의자까지 챙겨왔다니....100년 가까이 된 그 의자, 다음 대에도 물려질까? 새 것도 좋지만 이렇게 가족의 역사가 서린 살림이 물려진다는 것도 참 예쁘게 보인다.

 

요리 연구가이면서 무인양품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는 와타나베 유쿄의 살림 노하우는 화려하지 않았다. 심플하면서도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쉬운 살림법이어서 이제 막 '좀 제대로 해볼까?' 두 팔 걷어부친 사람들에게 추천하기에도 적당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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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새댁 살림일기 - 살림고수보다 센스 있는 어린 새댁의 살림 이야기
조민경 지음 / 로지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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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이웃님인 '옆집 새댁'의 살림 솜씨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책이 나온 줄은 모르고 있었다. 그러다 출판소식을 들었는데 너무 바빠 책을 읽을 짬을 내지 못하고 있던 차, 마침 집에 놀러왔던 친구가 '책이 이쁘다'며 훅!! 가져가 버리고선 읽을 기회가 좀처럼 나질 않았다.

 

그러다가 옆집새댁이 키우는 반려견 '늑대'의 일로 통화하게 되었는데 그간 글을 통해 보았던 꼼꼼함, 차분함이 그대로 녹아있는 목소리에 밝고 예쁜 기운까지 서린 목소리여서 참 듣기 좋았더랬다. 어리고 예쁜 이가 살림까지 똑소리나게 잘하다니.....금상첨화격이라 부러움에 부러움을 더하게 되었다.

 

이후에도 좋은 이웃으로 올려지는 일상들을 구경하며 간간히 글 안부를 남기곤 하는데 책이 나왔지만 변함없이 잔잔한 일상을 이어가고 있는 이웃이라 정겨움이 배가 되고 있다. 가장 좋은 점은 내 멋진 이웃이 알려주는 살림 센스가 따라하기 쉽다는 거다. 약간의 부지럼만 동반한다면 누구나 그녀처럼 해 볼 수 있다.

 

삶지 않고 불려 빨아쓰는 수건, 감기에 좋은 배숙만들기, 호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수건접기, 이가 나가지 않게 하는 자비 소독, 데운 소주를 이용한 청소법, 끈적끈적한 주방을 탈출할 수 있는 방법에 이르기까지....대충대충 닦고 어지르지 않게 살고만 있던 살림 빵점 내게 그녀는 많은 살림팁을 알려주었다. 책을 통해.

 

나이가 어리다고 스승이 되지 말란 법은 없다. 나보다 어린 그녀이지만 살림 솜씨만 보면 대스승이다. 이미!!! 책의 내용은 여기까지지만 그녀의 블로그를 통해 애정하는 늑대의 일상은 물론 계속되는 살림을 팁을 배워나가는 중이다. 살림 50점만 되어도 좋겠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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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이면 달라질 줄 알았다 - 지금 그대로도 좋은 당신을 위한 하루 심리학
이동귀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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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였을 땐, 20대가 되면 어른이 되어 있을 줄로만 알았고, 20대가 되어선 30대에 많은 것들을 소유할 수 있을 거라고 막연히 상상했었다. 믿어 의심치 않으면서....10대건, 20대건 포커스는 '나'에 맞춰져 있었던 것이다. 내가 어떤 사람일지,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얼마만큼 누리며 살 수 있는지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고나 할까. 하지만 30대부턴 약간씩 변해가고 있다. 나 외의 것들을 바라보며 살게 된다. '저 사람은 변하지 않겠구나''그 일은 이루어지지 않을 듯 하네''...자꾸만 분석과 판단을 하게 된다. 꼰대가 되어 가는 것일까.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 귀는 더 크게 열고 입은 더 굳게 닫으며 살아야겠는데, 쉬운 일은 아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철 좀 들었구나'라고 스스로 느끼게 되었다는 정도랄까.

 

 

내 습관 하나도 바꾸지 못하면서 타인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은 감히 해 본적도 없다. 그리고 마흔이 넘은 사람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그래서 요즘 뉴스에서 연일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그 분도 쉬이 바뀌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답답하지만 어쩔 수 없다. 관점과 시선을 바꿔 보지 않으려는 사람은 답이 없다.

 

 



<서른이면 달라질 줄 알았다>의 저자는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다. 그런데 프로필을 읽다가 재미난 부분을 발견했다. 그의 연구 분야 중 하나가 '성격 변인'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완벽주의, 꾸물거림증, 자기가치감이 성격변인에 속하는 것 같은데, 처음 들어보는 전문용어여서 생소했고 그 낯설음에 거부반응보다는 호기심이 먼저 일어. 책을 읽다말고 관련 정보들을 조금 더 검색해 보았다. (만족할만한 정보는 찾지 못해 추후 전문서적을 몇 권 더 구해 읽어야겠다 마음 먹고 메모만 해 둔 상태) 

 

 

 

대인관계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갈등 이유는 서로가 바라보는 세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서로의 진심이 전달되지 않아서(P45)...심리학에서는 이를 '주관적인 현실'이라고 한다

 


<서른이면 달라질 줄 알았다>는 목차를 내용보다 더 꼼꼼하게 본 책이다. 마음에 드는 문장들이 많기도 했거니와 질문처럼 스스로에게 던져보기 좋은 내용이었기 때문에. 가령 '서른 넘은 사람은 바뀌지 않습니다'를 소리내 읽으면서 '그래, 남을 바꾸려 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지'라며 스스로에게 각인 시킬 수 있었고,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기에도 인생은 짧습니다"라는 내용을 읽고나서는 불평불만을 내뱉는 시간도 아깝게 느껴졌다. 결국 행복해지기 위해 살아가는데 행복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소는 바로 그 생각들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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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할멈 - 어떤 할머니의 부엌살림 책
김옥란 지음 / 포북(for book)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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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요리 선생으로 30년을 살아온 김옥란 대표가 '할머니라고 얕잡아보지 마세요'라며 낸 책 한 권은 레시피북이 아니었다. '꿈꾸는 할멈'이라는 닉네임으로 블로그 활동을 하던 그녀를 두고 '할머니가 무슨 블로그냐"로 어이없어 했다지만 유쾌하게 웃어 넘기면서 긴 살림 훈장을 책으로 펴낸 그녀의 이야기는 아름다웠다.

 

 

매일 삼시세끼를 챙겨먹는 일도 고된 고민임을 깨닫게 된지 20년. 한결같이 똑같을 것만 같은 부엌살림이 그녀의 손을 타며 예뻐지고 고와진다. 물론 도시에서 온 그녀보다 더 농사 도사인 할멈들이 이웃에 지천으로 깔려 있다. 그녀들에 비해 모종도 늦었고 농사솜씨도 얕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자신 만만하다. 실하게 키우는 대신 이쁘게 키우겠노라고~ 그건 또 잘한다고.

 

 

이 한문장만으로 나는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짐작이 갔다. 그리고 어떤 엄마인지도. 스스로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 차 있으며 남들과 비교하기 보다 자신이 잘하는 것에 집중하는 사람이 타인에게도 배려심있게 군다는 것을 경험으로 터득했기 때문이다. 아, 이 유쾌한 할머니, 만나보고 싶어진다. 

 

 

마당 있는 집에서 텃밭을 가꾸며 자급자족 프로젝트에 매달리고 있지만 생각만큼 쉽진 않았던 것 같다. 동네 개도 키운다는 아욱밭은 보기좋게 실패했고 토마토밭은 실한 과실보다는 웃음을 더 많이 안겨주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심고 싶은 것이 많다는 그녀는 정말 열정 할머니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그녀의 살림은 세련되고 매끄러운 맛보다는 아기자기하면서도 넉넉한 웃음을 주는 그것에 가깝다. 바늘 쌈지를 만들고, 차를 내어 마시고, 책도 읽고, 요리도 하고, 레시피를 싣는 것도 빼먹지 않은 이 책!! 정말 볼거리가 가득하다. 매달 발행되는 잡지들이 매달 이렇게 실하게 나와 준다면 주머니 톡톡 털어서 정기구독할텐데.....!! 킨포크라이프가 어디 따로 있나. '꿈꾸는 할멈'이 벌써 그렇게 살고 있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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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에서 - A Balanced Life, Handmade, Self-Interior, Home Cafe
다다 지음 / 동아일보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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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냄새 나는 살림이 있다. 예전에는 당연하게 여겨지던 살림솜씨가 세월이 흘러 '특별한 재주'로 자리잡았다. 참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세상에 당연한 것이 자연말고 어디 또 있을까. 사람이 하는 일에 '당연'이라는 단어가 붙으면 '감사함'이 사라지고 '배려'가 빠진다. 그래서 나는 당연이라는 단어를 사람의 일에 붙이는 것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기억이 사람을 살게 한다는데 '사람을 살게 하는 기억'이 스민 집은 어떤 집일까.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있는 파워블로거 '다다'. 그녀의 집이 바로 그런 집이 아닐까. 느리지만 차근차근, 꾸준히, 아주 멋지게 해내며 살고 있다는 그녀의 여유로움이 그려진 집. 그래서 나는 <집 안에서>라는 책의 내용이 무척이나 궁금했더랬다.

 

 

건강이 좋지 않아 치정 부모님을 따라 이사 오게 된 서울 근교의 낡은 아파트에서 그녀는 삶의 의미를 채워가고 있었다. 부지런한 살림꾼으로 기억되던 외할머니의 솜씨를 닮아 정성스레 일상에 진심을 담아가면서. 그러는 동안 아이도 생기고 건강도 좋아져가고 그녀의 일상을 보고파하는 사람들도 하나 둘씩 늘어갔고...어느덧 책이 출판되게 된 것인 듯 했다.

 

 

누군가에겐 귀찮고 거추장스러운 것일지도 모르는 살림이 그녀에겐 '부지런을 떨지 않아도 꾸준히 비워지고 채우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책은 꾸며진 집이 아니라 꾸며가는 과정들이 담겨 있다. 그렇다고 요즘 트렌드인 인테리어북도 아니다. 곰팡이를 제거하고 페인팅을 하고 문고리를 바꾸어 달면서 느꼈던 기쁨이 오롯이 담겨 있다. 그래서 참 정겹다. 내 집도 아니고 남의 집이 고쳐지는 과정인데도 참 내 집 고쳐지는 것처럼 뿌듯하고 그랬다.

 

옷장을 정갈하게 정리하는 법, 청결한 베개 관리를 위해서는 커버를 자주자주 갈아야한다는 팁, 파일박스나 유리병/지관통 활용법, 조리기구 세척과 빈 병 재활용하는 법 등등....소소한 가르침이 참 좋다!!

 

강의 준비도 하고 퀼트 워크숍을 열기도 했던 28평의 작업실을 없애고 집 안으로 들여온 그녀는 좁지만 수납이 잘 된 공간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렇게 많은 물건들이 흐트러짐 없이 정리정돈 되어 있는 집. 참 오랜만에 본다. 너무 말끔히 치워진 집이 아닌 정말 사람 손때가 묻은 오래되었지만 쓸고 닦고 잘해서 청결해 보이는 그런 집을 구경하고 온 느낌이랄까.

 

가족이 편하게 들어올 수 있는 집이 이런 집이겠지.......!집에도 얼굴이 있다면 그녀의 집은 편안한 미소를 짓는 모나리자 같은 표정의 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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