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없이 무척이나 소란한 하루 - 상실과 치유에 관한 아흔 네 가지 이야기
멜바 콜그로브 외 지음, 권혁 옮김 / 돋을새김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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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목이 묘했다. <당신 없이 무척이나 소란한 하루>. 당신이 없는데 어떻게 소란한 하루가 될 수 있지? 보통 당신이라고 지칭하면 '사랑하는 사람'이거나 '소중한 지인'을 의미하는 것일텐데. 왠수가 아닌 다음에야 사랑하는 이가 없는 하루는 무의미하고 건조해질 수 밖에 없거늘.

 

 

제목은 당신이 없어도 소란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반어법인가? 그냥 책장 한 장 넘겨 보면 될 일을 두고  이런 생각, 저런 생각들을 해 본다. 재미있으니까.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상상해 보는 재미. 쏠쏠하다.

 

 

즐거운 상상을 해 봤는데, 이 책! 참 위로가 된다. 읽으면 읽을수록. 시인/심리학자/철학자가 전하는 위로 메세지여서 그런걸까? 매일 누군가와 무언가와 이별하는 우리들에게 사람이 건네는 말이 위로가 될 줄이야.

 

언젠가의 내 마음 같았던 한 문장이 가슴 속을 파고 든다. '당신이 떠난다 해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당신이 떠난 이후로 난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라며. 이별에 서툴렀던 내 어린 시절에 이런 마음이 든 적이 있었는데......비슷한 마음의 누군가가 있었다. 이 세상 어딘가에.

 

세련된 위로는 이런 글이 아닐까. 말로하는 위로보다 글로 풀어놓은 위로가 어떨땐 더 든든하다. 어른스럽게 느껴진다. '지금 이 페이지를 읽고 있다는 것은 당신이 이미 살아남기를 선택했다는 뜻입니다'. 그때 이 문장을 만났다면 삶이 달라졌을까. 한 문장, 한 문장이 치유를 위한 단계인 것 같아서 정말 열심히 읽고 말았다. 세상에 단 한 사람, 내 마음을 알아준 그 누군가를 만난 느낌!!! 이 느낌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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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플라워 레슨 - 플로리스트 시얀의
김수열 지음 / 라이스트리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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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크플라워 레슨 p5

 

 

 

 

'아티피셜 플라워'라고도 불리는 '실크플라워'는 새로운 스타일의 꽃꽂이법이 아니었다. 화려한 색감, 생동감 넘치는 자태...아름다움을 실컷 구경하고 난 뒤, 알게 된 사실은 '조화'였다는 것. 마치 생화로 만들어진 듯한 그 생생함에 놀랐고, 조화를 이용한 플라워 디자인이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다는 사실에 두 번 놀라고 말았다. 그 생명이 짧아 아쉬워했던 사람들에겐 오래 보존되는 실크플라워 또한 그 대안이 되리라 싶어졌다.

 



그동안 조화라고 하면 할머니 묘소에 꽂아둘 화려한 색감의 가짜꽃들만  보아왔던 나에게 플로리스트 시얀의 <실크플라워 레슨> 속 꽃들은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분명 살아숨쉬는 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고 고운 자태는 할머니를 위해 구매했던 그 꽃들과 확연히 달랐다. 그래서 참 죄송했다. 미리 알았다면 이렇게 예쁜 꽃다발을 가져다 드릴 수 있었을텐데......!

 

 

플라워 숍 '시얀'의 대표인 플로리스트 시얀이 영국으로 '꽃유학'을 떠나 체험하게 된 꽃문화는 충격적이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에게 꽃이란 특별한 날에 구매하는 선물용이었던 반면 유럽인들은 그들의 삶 한 가운데 꽃을 꽂아두고 있었던 것. 퇴근길, 밥먹는 식탁 위, 창가에서...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는 그들의 꽃문화가 얼마나 욕심나고 부러웠을까.



그 예쁜 추억은 한국으로 돌아와 플라워 레슨실 '시얀'에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는 듯 했다. 리스나 화분에 담긴 꽃들 외에도 코르사주, 부케, 가랜드, 케이크를 장식하고 있는 플라워들. 트리나 플라워 드레스 같은 특별한 장식물은 물론 그 화려함에 눈을 뗄 수 없게 만든 바비 플라워까지.....활용의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을만큼 광범위해서 깜짝 놀랄 지경이었다. 10년 쯤 후엔, 우리도 일상에서 꽃을 즐길 수 있을만큼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될까.

 

 

 

"꽃으로 전하는 위로와 행복"
살면서 의도치 않게 우리는 강해져야 했고,
상처받지 않으려 애써 괜찮은 척하며 살았어요
p137"

 

 

 

잊고 있었다. 꽃이 어떤 존재인지. 계절마다 그 향에 이끌려 한다발씩 사오곤 했던 여유를 잊고 살았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추억을 이어주는 존재임을 잊고 살았다. 소소한 행복을 놓치고 인생은 길지 않은데...그것을 어렴풋이나마 알게 된 지금, 다시 꽃마름이 시작되고 있다. 올 봄! 꽃으로 일상을 채우는 일을 다시 시작했다. <실크플라워 레슨>을 보면서 즐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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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을 지나는 너에게 - 인생에 대한 짧은 문답
김원 지음 / 큐리어스(Qrious)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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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매일 행복한 사람인가? 한번도 해 보지 않았던 물음을 이 책을 읽으며 해 본다. 그저 '오늘 하루가 참 힘들었다','오늘은 행복한 날이네','운이 좋은 날인가?' 정도는 생각하며 살지만 '매일매일 행복한 사람으로 살고 있나?'라고 고민해 본 적은 없는 듯 하다.

 

 

놀랍게도 저자는 3년에 하루 정도 불행하다고 느낀다고 했다. 눈 뜰때마다 감사하고, 매일매일이 행복한 편이라는 저자는 대체 어떤 사람일까. 표지를 다시 넘겨보니, 익숙한 이름 하나가 보였다. 월간 PAPER !!

 

본 적이 있다. 몇 번이나. 이젠 격월간으로 바뀌었다는 페이퍼는 좀 특이한 잡지였는데, 그때도 그 글들이 조금 남다르게 읽혔는데, 이 책이 주는 글의 느낌도 비슷했다.

 

 

화려하거나 반짝임이 강한 글이라기 보단 소소하면서도 잊고 살았던 무언가를 자꾸만 캐내게 만드는 그런 글이랄까.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잠깐 멈추고 질문을 던져보게 만든다. 살아가는 것은 하루하루 주어진 당연한 삶일 뿐이었는데, 누군가는 그 하루를 어떻게 살아야할지 고민하며 행복하게 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이쯤되면 부끄러움은 내 몫으로 남게 되는 것일까. 바쁘게만 살았지 진지하게 살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저자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인생사 그리 아등바등할 필요도 욱하며 화낼 필요도 없을 듯 하다. 하지만 어디 삶이 그런가. 살다보면 화가 치솟을 때도 있고 내일이 없는것처럼 절망에 빠질 때도 있으며, 눈물이 주룩주룩 흐르는 날도 있게 마련이다. 그런날 너무 올라가 있거나 내려가 버린 마음을 중간지점으로 데려다 놓기에 적당한 책이 아닐까 싶다. 이 책!

 

 

이렇게 편안하게 대화하듯 써 놓은 책. 편한 마음으로 읽기 좋아서 자주 펼쳐들게 된다. 돌아오는 다음주에 또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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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여행 - 만화가 이우일의 추억을 담은 여행책
이우일 글 그림 / 시공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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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쁜 여행이란 없다. 안좋은 기억의 여행이 있을 뿐(p18) 이라는 말이 눈에 들어온다. 그랬던가? 되짚어보면 최악의 순간에도 여행은 아름답게 남았다. 나의 경우엔. 웃으면서 돌아다녔던 여행도 있었던가하면, 불편했던 여행도 있었으며, 울면서 돌아와야했던 여행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난 후 모든 여행은 내게 좋은 기억들만 남겨 놓았다.

 

<노빈손 시리즈>의 만화가 이우일의 여행책은 왠지 알록달록 할 것만 같았고 캐릭터 그림들로 가득차 있을 것만 같았지만 딱 절반만 맞았다. 여행을 떠나기 전 가방에 무엇을 넣을 것인가? 고민하는 것도 여행지에서 제발 바퀴벌레만은 만나게 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도 우리와 다를 바 없었다. 만화가라고 해도 여행 앞에서는 일반인과 똑같은 자세일 수 밖에 없나보다.

 

그런데 생각의 독특함만큼은 남달랐다. 기억은 기억일 뿐 추억에 유통기한이 있다고 생각해 본 적 없는데, 해당 페이지를 읽으면서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기도 했고, 장롱면허로 해외에서 운전을 시도하는 페이지에서는 간이 쫄아 콩닥콩닥 대기도 했다. 이러다가 작가의 작품을 더 이상 못보게 되는 거 아냐?라는 불안감에 치를 떨면서. 남의 여행인데 왜 내 기분이 이렇게 오르락내리락하는지 모르겠다. 이 책! 묘하다~ 정말. 만화가라는 직업은 외출보다는 방콕이 더 어울려 보이는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여행기는 읽을거리가 정말 풍성했다. 특이하게도 사진 없이 그림이 가득한 여행서적이었지만 구경하는 데 전혀 불편함을 느낄 수 없었다.

 

그의 말처럼 인생은 정말 짧다. 스스로에게 잦은 기회를 주기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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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으로 가는 여자 오른쪽으로 가는 남자
윤석미 지음 / 포북(for book)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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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시작하는 게 너무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별'을 받아들이는 게 너무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거의 모태솔로라고 해도 좋을만큼 연애를 어려워하는 남자는 자존감이 너무 낮아 시도해 볼 엄두를 내지 못한 채 매번 짝사랑으로 가슴앓이를 하며 상담을 신청해왔고 일방적으로 끝맺어진 사랑에 밤잠 설쳐가며 가슴을 쥐어 뜯던 여자는 밤낮 가리지 않고 자신의 전화를 받아달라며 핸드폰을 눌러댔다.

 

 

 

 

 

 

누구에게도 연애의 흑역사는 있다. 얼마전 만났던 친구의 입에서 나온 말인데, 언제나 현명한 선택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 그녀였기에 그 말이 참 낯설게 느껴졌다. 그러고보면 내게도 흑역사의 시기가 있었다. 사랑을 시작하는 게 너무 어려운 타입은 아니고,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좀 더 최선을 다한다면 다른 일들처럼 잘 이어지지 않을까? 라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문제가 되어 발생했던 일들이었다. 이제와 되돌아보면 참 열정적이었지만 부질없이 시간을 축내던 시간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사랑에 가슴앓이하는 지인들이 연락해오면 잘 들어주되 그들을 충동질하거나 부추기는 멘트를 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다.

 

 

귀를 열고 말을 줄이는 것. 그들을 대할 때 필요한 자세다. 그런데 이젠 말보다는 책 한 권을 권하면 될 듯 싶다. <왼쪽으로 가는 여자 오른쪽으로 가는 남자>는 천천히 꽤 오랜 시간 읽어야할만큼 내용이 빼곡하다. 그러면서도 책 한 권이 오롯이 사랑의 씁쓸한 상황에 관한 글들이라 열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건네기 안성맞춤인 책. 정세진 아나운서의 말처럼 사랑은 언제나 참 좋긴 한데, 어렵다. 비슷한듯 하면서도 늘 달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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