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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부터 보는 꼼수 공부법
사토 야마토 지음, 엄선옥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2월
평점 :
품절
사춘기 남학생에게 이런 말을 했다는 선생은 대체 어떤 인격의 사람인 것일까.
비슷한 유형의 인간을 미야베 미유키 작가의 소설 <음의 방정식>에서 본 이후여서인지 일본에 이런 선생이 많은가? 싶어졌다.
갑자기. <정답부터 보는 꼼수 공부법>의 저자 사토 야마토는 고교 시절 담임에게 "네 성적으로는 아무 데도 못 가. 꿈은 잘잘때나
꾸렴"이라는 지적을 반 급우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들어야했다고 한다. 글로 옮겨놓으니 내뱉을 수 있겠다 싶은 말로 보일수도 있겠지만 그 어감이나
어투가 가히 학생에게 호의적으로 들렸을 것 같지 않아 씁쓸해진다. 되뇌어 읽어볼수록....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은 훌륭하게 자라주었다. 대학교 인문학부에 들어갔고 법학을 공부해 결국 변호사가 되고 책의 저자가 되었다. 3수면
어떻고 지방대학이면 어떤가. 하긴 뒤돌아보면 학창시절, 선생님들이 그토록 겁주던 일들은 일어나지 않았다. 당시 수면시간을 1~2시간 줄여
공부했다고 누구나 남편의 직업이 업그레이드 되지도 않았으며 1번의 실패가 인생의 낙오자로 낙인찍게 만들지도 않았다. 간혹 학창시절 1등했던
친구보다 성적표에 연연하지 않았던 등수의 친구들이 더 잘 되어 있는 경우도 종종 전해듣곤 한다. 사회적 변수. 어른이 되고 깨닫게 된 이
경험들을 그때 알았더라면 친구들에게 더 좋은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었을까. 아쉽게도 당시엔 우리들에게도 "괜찮아, 하고 싶은 것을 해도
좋아"라고 말해줄 어른들은 없었다.
그래서 좀 더 다양한 경험들을 책이나 강연을 통해서라도 많이 만나게 되길 바라게 된다. 지금의 청소년들은.
전교 꼴찌였던 것도 모자라 "3대 바보"라는 별명을 달고 살았던 사토 야마토는 급우들 앞에서 망신 주는 담임에 충격을 받기도 했고 그 말
한마디에 자포자기하기도 했으며, 버티지 못해 철새처럼 직장을 옮겨다니던 아버지와 기가 센 엄마 더불어 부모 못지 않은 성격의 남동생과 함께
살면서 행복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들 가족 구성원은 병약하고 내성적이었던 한 소년을 겉돌게 만들고 말았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터닝포인트가
찾아오듯 그에게도 전환의 순간이 찾아왔는데, 쓰러진 어머니를 보면서 대학에 들어갈 결심을 했고 여러 차례 도전끝에 그는 학원도 선생님도 없이
기출문제와 참고서, 책만으로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기막힌 공부법을 발견해냈다. 그 방법이 바로 '꼼수 공부법'
이다.
이름만 들어도 딱 느낌이 오는 이 공부법은 짧은 시간 안에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는 시험 공략법으로 역순 공부법이다.
이해하는 과정을 건너 뛰고 정답부터 보는 암기법은 어떤 장점이 있을까. 누구나 독학이 가능하다는 점, 문제를 풀지 않는다는 점,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없다는 접 오로지 정답만 보니 간단하게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한다. 물론 이 방법은 정석이
아니다. 그래서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무슨 일이든 이해해야만 넘어갈 수 있는 나같은 성격의 소유자에게도 맞는 방법은 아니지만
편견을 버리고 보면, 꼼수 공부법은 학문을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둔 것이 아니라 합격하는 것에 목표를 둔 공부방이니 효과가 있는 사람에겐 나쁜
방법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다.
단 외운 것을 잊지 않기 위해서는 그가 말하는 7가지 꼼수를 기억해두는 것이 좋은데,
베껴쓰기만 하는 노트 정리습관은 버리라는 것, 잠들기 전 30분을 적극 활용하라는 것, 눈 뜨자마자 어제 외운 내용을
이어 복습하라는 것, 자신에게 맞는 충분한 수면시간을 확보할 것과 연상기억법, 10분~20분 정도의 명상타임을 추천했다.
보통 고등학교에 입학하고나면 그때부터는 수험생 모드에 돌입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3년이라는 긴 지옥을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견뎌대는 것은
누구에게나 힘든 과정이다. 그래서 저자는 일주일에 하루 쯤은 오후 시간을 비워 실컷 놀라고 충고한다.
이젠 학생이 아니지만 내게도 이 책은 좋은 습관을 위한 팁을 주었다. 아침마다 딱 할 수 있을 만큼만의 하루분량 리스트를 만들어서
집중력을 높이고 효율적이며 체계적으로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을 알려준 것. 무엇보다 방법들이 어렵지 않았다. 일본의 사법고시
준비생들이 가장 많이 보는 실패없는 학습서라는 이 책을 부디 잘 활용하여 좋은 성적, 좋은 습관을 갖게 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