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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ㅣ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코비 야마다 지음, 매 베솜 그림, 피플번역 옮김 / 주니어예벗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생각'만 하는 일은
부지런하지 못한 것이라고 여기며 살았는데, 생각조차 하지 않고 사는 일이 더 슬픈 일상이라는 것을 깨달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때로는 나이는
그냥 먹게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는데 '생각'에 관한 부분이 바뀐 것도 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생각'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야마다'라고 해서 일본인이 쓴 동화일 줄 알았는데
사진을 보면 그가 서양인의 외모여서 한 번 놀랐고, 그림을 그린 매 베솜의 국적이 궁금했는데 쓰촨 미술 대학원을 졸업했다는 프로필을 보고 두 번
놀랐고, 마지막으로는 성인이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책이 아닌 예쁜 그림이 삽입된 동화의 형식으로 쓰여진 책이어서 놀라웠다.
그래서 내용은 너무나
쉽고 간결했다. 마치 아름다운 한 편의 시를 읽는 것처럼.
무엇보다 매 베솜의 그림이 너무나 따뜻하고 아름다워 벽화로 담아두고 싶을 정도였다.
얼마만인지 모른다. 이런 따뜻한 그림을 만나게 된 것이. 장면장면마다 색채는 최소한 사용되어 있어 마치 흑백영화 보듯 흑백 사진을 넘기듯 읽게
되는 <'생각'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는 어린왕자를 닮은 한 어린이에게 노란 달걀모양의 '생각'이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하지만 생각은 멈추지 않고 아이를
따라갔다. 관심받길 원하는 생각과 결국 친구가 된 아이는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다가 상처받기도 했지만 '내 생각'을 보호하기로 결정을 내리고
키워나갔다. 그리고 이젠 생각이 없는 삶은 상상도 할 수 없다며 고백하기에 이르렀다. 아이의 내적성장을 이렇게 멋지게 표현할 수 있다니...이
책은 삽화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었다. 관점 자체가 아름다운 한 권의 동화가 마지막으로 보여준 것은 생각으로 무엇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해답이었다.
어디서 왔는지, 왜 여기에 있는지,
무엇을 하면 좋을지...아이는 너무나 궁금해했지만 생각은 쉽게 답을 주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는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만 같은 생각을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 그냥 잊기도 했다고 한다. 아, 이 순수함이란!!! 어른이었다면 분명 답을 찾고자 했거나 분석 혹은 제압하려 했을지도
모르는데...아이들은 이렇게 이해관계를 따지지도 의미를 부여하지도 않고 흥미를 잃어버리면 그냥 가만히 두어 버린다. 단순하지만 평화로운 방법을
찾아내는 아이들의 무관심이 이럴 때엔 참으로 부러워진다.
나만의 생각을 모두와 나무면 결국
'생각'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 그것을 어린 아이들에게 쉽지만 아름답게 알려주는 동화였다. 어떤 어른이 '생각하며 사는 삶의 가치에
대해' 이처럼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
처음엔 '하나의 생각' 이었을뿐인 그
작은 시작을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나만의 생각으로 소중히 키워나간다면 결국 모두의 인정을 받을 수 있게 된다는 교훈은 어린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큰 위안을 안겨주는 힐링 메시지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이 예쁜 동화책은 이미 훌쩍 자라버린 내 마음에도 안도와 평온을
안겨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