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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에서 - A Balanced Life, Handmade, Self-Interior, Home Cafe
다다 지음 / 동아일보사 / 2016년 5월
평점 :
사람냄새 나는 살림이 있다. 예전에는 당연하게 여겨지던 살림솜씨가 세월이 흘러 '특별한 재주'로 자리잡았다. 참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세상에 당연한 것이 자연말고 어디 또 있을까. 사람이 하는 일에 '당연'이라는 단어가 붙으면 '감사함'이 사라지고 '배려'가 빠진다.
그래서 나는 당연이라는 단어를 사람의 일에 붙이는 것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기억이 사람을 살게 한다는데 '사람을 살게 하는 기억'이 스민 집은 어떤 집일까.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있는 파워블로거 '다다'. 그녀의
집이 바로 그런 집이 아닐까. 느리지만 차근차근, 꾸준히, 아주 멋지게 해내며 살고 있다는 그녀의 여유로움이 그려진 집. 그래서 나는 <집
안에서>라는 책의 내용이 무척이나 궁금했더랬다.
건강이 좋지 않아 치정 부모님을 따라 이사 오게 된 서울 근교의 낡은 아파트에서 그녀는 삶의 의미를 채워가고 있었다. 부지런한 살림꾼으로
기억되던 외할머니의 솜씨를 닮아 정성스레 일상에 진심을 담아가면서. 그러는 동안 아이도 생기고 건강도 좋아져가고 그녀의 일상을 보고파하는
사람들도 하나 둘씩 늘어갔고...어느덧 책이 출판되게 된 것인 듯 했다.

누군가에겐 귀찮고 거추장스러운 것일지도 모르는 살림이 그녀에겐 '부지런을 떨지
않아도 꾸준히 비워지고 채우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책은 꾸며진 집이 아니라 꾸며가는 과정들이 담겨
있다. 그렇다고 요즘 트렌드인 인테리어북도 아니다. 곰팡이를 제거하고 페인팅을 하고 문고리를 바꾸어 달면서 느꼈던 기쁨이 오롯이 담겨 있다.
그래서 참 정겹다. 내 집도 아니고 남의 집이 고쳐지는 과정인데도 참 내 집 고쳐지는 것처럼 뿌듯하고 그랬다.
옷장을 정갈하게 정리하는 법, 청결한 베개 관리를 위해서는 커버를 자주자주 갈아야한다는 팁, 파일박스나 유리병/지관통 활용법, 조리기구
세척과 빈 병 재활용하는 법 등등....소소한 가르침이 참 좋다!!
강의 준비도 하고 퀼트 워크숍을 열기도 했던 28평의 작업실을 없애고 집 안으로 들여온 그녀는 좁지만 수납이 잘 된 공간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렇게 많은 물건들이 흐트러짐 없이 정리정돈 되어 있는 집. 참 오랜만에 본다. 너무 말끔히 치워진 집이 아닌 정말 사람 손때가 묻은
오래되었지만 쓸고 닦고 잘해서 청결해 보이는 그런 집을 구경하고 온 느낌이랄까.
가족이 편하게 들어올 수 있는 집이 이런 집이겠지.......!집에도 얼굴이 있다면 그녀의 집은 편안한 미소를 짓는 모나리자 같은 표정의
집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