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브랜드다
조연심 지음 / 미다스북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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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는 결국 한 사람의 생명력과 같다는 카피라이터 최병광의 추천사가 가장 잘 어울리는 책 [나는 브랜드다]는 가까이 두고 보고 또 보게 되는 책이다. 처음 책을 거머쥔 순간부터 나는 왠지 이 책을 빨리 읽고 싶지 않았다. 다 읽고난다고 해서 닳아 없어지는 것도 아닌데 한꺼번에 다 읽고나면 무언가 궁금한 것을 다 풀어버린냥 맥빠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였다. 그래서 나는 오늘까지 야금야금 읽으며 두번째 날엔 처음부터 다시 읽기 시작해서 읽을 수 있을만큼에서 멈추고 세번째 날도 처음부터 읽기 시작해서 두번째 날 읽은 페이지를 너머 조금 더 읽다가 멈추고, 네번째 날 역시 처음부터 시작해 둘째날, 세째날 읽은 페이지를 지나쳐 조금 더 지나 멈추는 이상한 책읽기로 이 책을 읽어나가며 머릿속에 그 내용을 알알이 박아넣고 있다.

 

보통 학창시절 공부할때 예습과 복습만 하던 과목과 달리 아예 통째로 외워버릴 심산이었던 몇몇 과목을 이런식으로 공부해서 내것화 한 적 있었는데, 친구들에게 "독종"이라는 소리를 들어가며 했던 그 공부법을 독서에 적용해보기는 태어나 처음인 듯 싶었다. 보통 애벌읽기를 하고 재벌읽기, 매년 한번씩 꺼내읽기를 하는 책들은 있지만 [나는 브랜드다]처럼 아예 머릿속에 메모해버리고 싶은 내용의 책을 만나게 된 것도 처음이다. 그러고보면-.

 

세상을 움직이는 영향력, 그 중심에 함께 서고 싶습니다


라고 당찬  포부를 밝히고 있는 저자 조연심은 YBM최연소 국장 출신이다. 브랜드 컨설팅을 하고 있으며 주임 교수이기도한 그녀가 이런 특별한 책을 집필하게 된 까닭은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일터가 바뀌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주어진대로, 보수성향 그대로 직무에 임하고 있다. 업무를 돌리는 중심인물들의 생각이 변하지 않는 이상 대한민국에 스마트한 새로운 바람이 불  가능성이 있는 것일까. 그 목마름이 그녀를 움직이게 만든 첫번째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당신이 꾸고 있는 꿈을 제대로 브랜딩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은 그래서 내 가슴을 파고드는 첫번째 질문이었으며,

 

당신은 지금 스마트한가?

 

에 대한 대답도 자신있게 할 수 없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일, 그 일을 하면서 행복한 일로 만들어 가는 오늘이었는지 한참을 생각하고 판단해보아야했다. 책에 소개된 것처럼 얼마전 세상을 타계한 스티브 잡스를 100% 싱크로율로 따라잡아가며 일하기엔 너무 벅차다. 하지만 적어도 80%의 목표를 두고 살아가도 인생에서 얻어지는 것은 많지 않을까 싶어졌다.

 

프로가 되어야하는 이유는 그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인데, 이제껏 일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소리가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어?주어진 것만 해도 돼"라는 소리였다. 어떤 일이 주어지면 그 누구보다 잘해내고 싶은 경쟁심리보단 좀 더 재미있게 하면서 좀 더 다양한 방법으로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고 싶었던 내 마음속은 이미 그때부터 프로였을 것이다. 나의 주요성은 내가 만들기 나름이어서 일터에서 일을 하면서 단 한번도 일을 못한다는 소리를 들어본 일은 없다. 오히려 "넌 일이 그렇게 재미있냐?"라는 소리는 들은 적이 있는데, 사실 이제와 고백하자면 재미있어서 한 일들이 아니라 잘할 수 있어서 한 일들이 태반이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선 돈을 벌어야하고 그 돈을 양심에 거리낌 없이 가져가고 싶었던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이었달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해야하는 일에서는 나를 브랜드화하지 못했다. 내 스스로조차 어느 순간 한계점을 두고 일해왔었다는 사실을 일을 마무리 짓는 사이에 깨닫게 되는 순간들이 많았다. 반대로 하고 싶은 일에서 브랜드네이밍을 얻으며 생활하고 있는데, 역시 잘하는 일보다는 잘하고 싶은 일에 마음이 더 쏠리는 유형이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지금 새로운 일을 기다리고 있는 내게, 책은 문이 열리면 언제든 그 문을 열고 나가라고 등떠밀며 용기를 보태주고 있다. 세상과 소통하는 법에 대한 특강을 하며 지식소통전문가로 거듭난 조연심 대표의 책 한 권이 나의 인생 새 출사표가 되어주고 있다.

 

지금 이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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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 사람혁명 - 상대를 내 사람으로 만드는 힘
신동준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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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님은 장자를, 또 다른 강사님은 맹자를 연구하신다면 2011년을 다 보내셨는데, 처음 들었을땐 왜 중국의 옛성현들을 멘토삼으시려 하시는 걸까? 궁금하기 짝이없었다. 그러는 새에 누구는 공자를, 누구는 노자나 순자에 관심을 두는 상황에서 나 역시 누군가를 찍어 그 사람의 생을 연구하고 싶어졌는데, 하반기에 이르러서야 그 누군가를 선택할 수 있었다. "조조". 내가 관심을 두게 된 사람은 조조였다.

 

하필 제갈량이나 유비가 아닌 조조냐고 묻는 친구들이 있었으나 양날의 칼처럼 해석에 따라 좋은 면도, 나쁜 면도 극대화되는 캐릭터라 나는 그가 한없이 매력적인 인물로 떠올려졌고 내가 찾던 인물이 바로 그였음을 알 수 있었다. 개봉된 중국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조조는 멋진 사람이기보다는 탐욕적이며 색욕적이면서 극악무도한 인물로 그려졌다. 그의 잔혹성 때문에 보좌관들은 그에 대한 믿음보다는 두려움으로 곁을 지켜나갔고 그런 모습에서 그 어떤 군주보다 공포 리더십을 단행했던 인물로 비춰지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영화에서 한 배우에 의해 조조는 한없이 젠틀한 면을 보이기도 했으니, 바로 오우삼 감독의 [적벽대전]이라는 영화였고 장풍의라는 배우에 의해 재해석된 조조는 풍류를 알고 차맛을 알며 아름다운 여인이 가치를 아는 인물로 그려졌다. 물론 그 영화에서도 조조는 의인으로 그려지진 않았다. 하지만 영악한 면보다는 영리한 면이, 잔인한 면보다는 멋을 아는 면이 부각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조조가 광해나 연산처럼 새로운 해석이 필요한 인물이 아닌가 생각되어졌다.

 

그런 의미에서 읽게된 [조조 사람혁명]은 조조의 긍정적인 평가를 위한 탁월한 선택이었고, 상대를 내 사람으로 만드는 힘을 가진 용인술의 달인이었음을 알게 만든 책이었다. 공과사를 구별하여 공적으로는 능력위주의 발탁을, 사적으로는 마음을 얻는 일에 소홀하지 않았기에 공명과 관우, 장비를 인맥으로 가진 유비조차해내지 못했던 천하통일의 대업을 이루었던 것이 아닐까. 조조는 그런 인물이었다.

 

난세에 "선함"은 곧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길이었기에 잡스처럼 배경을 업고 성공할 수 없었던 조조로서는 기회를 볼 줄 아는 사람에게 내려진 하늘의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때로는 배신을, 때로는 과감한 판단을 해야하는 순간 망설임이 없었을 것이다. 그는 환관출신의 집안에서 난 용이었으며 대의명분을 앞세우면서도 누구와 손을 잡을 것인지 정확한 판단을 해낸 영리한 자였다.

 

155년에 출생해 220년에 사망할때까지 근60여년간을 살면서 그는 겉으로 희노애락을 다 드러내며 호방하고 과감하게 살다간 영웅호걸이었다. 그를 악인으로 보던 편견을 던져버리자 그가 가진 많은 장점들이 수면으로 떠오르면서 배울점이 많은 멘토로 보이기 시작했다. 시대가 변했지만 조조는 현재에 태어났어도 제 몫을 찾아갈 인물이다. 황제의 조정 안을 조조의 사람들로 가득채웠던 그라면 지금의 난세 속에서도 분명 살아남는 길을 찾아냈을 것이다.

 

조조에게는 영원한 적도, 아군도 없었다. 필요하면 적도 스카우트 했던 리더, 조조!

나는 그에게서 오늘부터 새로운 리더십을 배워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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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아이를 아프게 한다 - 아이를 행복하게 하는 좋은 엄마의 필독서
문은희 지음 / 예담Friend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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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에서 공부하며 아동심리, 문제를 풀어나가는 연구소에서 일을 하고 있는 언니가 한 명 있다. 그 언니는 어느 강연을 통해 이렇게 이야기한 바 있다. 아이들에게 어떤 문제가 있어 연구소에 보내지면 꼭 부모와 함께 상담하고 치료해야한다고. 그게 무슨 말인가 싶었는데, 그녀의 말에 따르면 문제가 있는 아이를 만든 그 부모에게 가장 큰 문제가 있으며 그것이 고쳐지지 않는 한 아이의 상태는 좋아질 수 없다는 것이었다. 듣고보니 맞는 말이었다.

 

아이가 너무 똑똑해서 혹은 너무 유별나서 낳은 아이지만 잘 못다루겠다는 부모들을 종종 본다. 그들은 한결같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로 답변했는데, 나이나 학력 상관없이 아이를 방치해둔 경우가 많았다. 결과적으로 그 아이들은 아주 소심해져 눈치를 많이 보는 아이들이 되었거나 사랑받지 못한다는 마음이 커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행동들을 사소하게 일삼곤 했다.

 

교육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고 입으로는 이야기하면 정작 가정으로부터 시작되는 교육에는 왜 점점 더 나태해지는 것일까. 맞벌이를 시작하고 핵가족화 되고 밖에서 뛰어노는 아이들보다 학원에 가 있는 시간이 많아지는 것도 문제는 문제였다. 하지만 책에서 다루게 되는 내용은 일반적인 이런 문제를 분석하는 내용은 아니다.

 

엄마가 아이를 사랑한다라는 명목으로 얼마나 다치게 만들고 있는지, "다 너를 위해서야"라는 주문아래 얼마나 가정 내에서 잔혹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알려주고 반성케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가정은 인격의 사각지대다. 아무도 알 수가 없다. 모든 엄마들이 아이가 행복하길 바라겠지만 그 마음만으론 아이가 잘 자라기는 힘이든다. 왜냐하면 "너"가 원하는 방향이 아닌 항상 주체인 "나"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려고 하기 때문이다. 사소한 충고도, 행동교정도 그 주체가 아이가 되지 못한다면 결국 스트레스를 야기할 뿐임을 나는 이 책을 통해 깨달았다. 자식의 한 사람으로써도 읽혀졌지만 훗날 엄마가 될 예비 후보 한 사람으로써도 읽혀져 양날의 칼의 위용을 알게 한 이 책을 나는 책장 깊숙이 꽂아두었다. 두고두고 묵혀 먹는 김치처럼 필요한 날 멋지게 짠~하고 꺼내 다시 읽으리라는 다짐과 함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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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든, 그 삶과 음악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가 시리즈 3
데이비드 비커스 지음, 김병화 옮김 / 포노(PHONO)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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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피아노를 배우면서 음악과 더 가까워졌는데, 감상할 때의 편안함과 달리 직접 연주하면서 연주를 듣는 일은 어린 내겐 어려운 일이었다. 몰입해버리니 그 음악이 들리는 것이 아니라 진공무음의 상태에서 음표들의 박자와 속도 그리고 그들이 춤추는 시간만 느껴졌기 때문이다. 꽤 숙달되고 나서야 그 음악들이 다시 귀에 들리기 시작했는데, 그래서 나는 쉽게 연주되는 그 음악들이 실로 얼마나 연주하기 까다로운 작업인지 이해하게 되었다.

 

이후 연주회를 가거나 독주회를 가게 되면 "잘했다""못했다"를 평하기보다는 그 연주자가 다른 연주자와 다른 테크닉을 가졌는지, 그 전달되는 음악이 어떻게 상이한지를 염두에 두고 감상하는 버릇이 생겨버렸다. 어렸을 적엔 쇼팽의 달콤함이나 모짜르트의 현란함, 베토벤의 장엄함, 리스트의 짜릿함을 선호했지만 점점 나이가 들어가다보니 고요하면서도 오래된 느낌이 드는 곡들이 좋아져버렸다. 개인적으로 하이든이나 바흐 같은 음악가의 음반을 걸어놓고 휴일을 보내고 있는데, 바흐의 음악이 주는 그 오래된 느낌은 마치 중세 유럽에라도 와 있는 듯한 착각이 일 정도여서 커피 한잔을 타 창 너머로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을 때면 꼭 그 거리가 마차가 지나다니는 어느 타국의 거리처럼 상상되어 즐겁기도 했다.

 

반면에 하이든은 주로 소품 위주로 감상하곤 했는데, 이 책의 도착으로 인해 함께 들어 있던 2장의 CD덕분에 다양한 음악을 갖추게 되어 기쁜 마음이 충만해졌다. 살아있는 동안 영광을 누리고 죽은 뒤에도 명성이 이어지는 몇되지 않는 예술가 중의 한 사람인 하이든, 모짜르트를 친구로 베토벤을 제자로 둔 이 멋진 양반은 귀에 쏘옥 들어오는 전채요리같은 음악보다는 있어서 더 상큼한 양념같은 곡들을 세상에 내어놓은 사람이다.

 

하지만 모든 선택이 올발랐던 것 같지는 않다. 모짜르트 역시 낭비벽 심한 아내를 얻었듯 하이든은 사랑하는 여인이 수도원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그 언니와 결혼했던 그는 가정사가 그다지 평탄한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인맥과 사회적 인지도, 성공가도, 음악적 성공은 눈이 부실 정도다. 이만큼 누리며 살다간 음악가도 그리 흔치 않았는데....그는 살아생전 과연 '행복한 사람'이었을까?

 

오랜만이었다. 빼곡하게 읽을거리로 가득찬 책은. 그것도 한 사람의 생애를 다룬 채에 이토록 많은 읽을거리가 수록되었다니 나처럼 활자중독증을 앓고 (?)있는 사람에겐 딱 맞는 책이었다. 하이든 외에도 모짜르트와 베토벤, 멘델스존등등의 음악가의 생애를 출판사에서 다루고 있는 모양인데 그 중 베토벤의 그 삶과 음악은 신청해둔 상태라 배송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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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테이블 - 그와 함께 밥을 먹었다
조경아 지음 / 미호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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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대한 어떤 기록.

나는 이 책을 두고 기존의 책에서 보여지던 예쁜 사진이 가득한 책을 기대했었다. 거기에 담뿍 담긴 레시피까지. 그 맛깔스런 음식들이 눈 앞에 펼쳐지길 고대했으나 그 기대를 저버린 대신 책은 맛깔나는 글들로 가득채워져 있었다. 게다가 그 음식을 함께한 사람들과의 추억까지 가득 담은 채로.

 

내 앞에 나타난 책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지만 결코 실망스럽지 않았다. <GQ>와 <W>의 에디터 조경아의 책은 [더 테이블]이라는 이름으로 초록색 싱그런 표지만큼이나 다정한 추억들이 방울방울 달고 도착했다. 그녀가 추억하는 음식에 대한 기록들은 가수 이문세와 배우 박상원과 함께한 해기스를 먹는 것으로부터 출발되었는데, 해기스가 양이나 송아지 다진 내장을 오트밀과 섞어 위장에 넣어 삶은 스코틀랜드 최고의 요리라는 것을 태어나 처음 알게 되었다. 문득 떠올려지는 것은 순대. 좋아하는 순대처럼 해기스도 담백한 맛이 날까 모르겠다. 암튼 스코틀랜드의 비싼 요리라는 해기스를 시작으로 연극배우 박정자와 만났던 곳은 대나무 빨대로 먹어야했던 탕빠오나 샤오롱 빠오를 내는 <난시앙>이었으며 A.O.C에서는 샌드위치 안에 추억을 담고 있었다.

 

미식가들이 선호하는 곳들인가? 아니면 사는 지역이 달라서일까. 그녀가 소개하는 곳들은 하나같이 모르는 곳 일색이었다. 파워블로거들의 소개나 잡지 책 같은 곳에서 봤을 법도 한데 이름들이 생소했다. 그 생소함만큼이나 호기심이 일었고 궁금증이 일었다. 이런 추억, 이런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는 이 곳은 과연 어떤 곳일까. 머릿속에 쉬이 그려지지 않는 것은 그 곳의 인테리어 뿐만이 아니었다. 음식들에 대한 냄새와 맛과 모양도 알 수 없으니 책의 묘사를 따라 머릿속에서 상상의 음식으로 그려지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따로 음식에 대한 검색을 해 보진 않았다. 책이 전달해주는 그 1차적인 느낌에 푹 젖어 [더 테이블]을 읽어내고 싶었기 때문에-. 책을 읽는 동안 상상하고 나눌 수 있는 것들은 오롯이 저자와 나 사이의 것이어야 했으므로 그 신비스런 분위기를 시각적인 것에 홀려 놓쳐버리고 싶지 않았다. 언제나 그러했듯이.

 

상상력으로 읽다가 공감지대로 들어서게 된 것은 "엄마"와 "시어머니"사이의 음식과 추억에 대해 언급된 부분이었는데, 짜지 않고 양이 많은 이북풍의 음식을 내곤 했다는 "엄마"의 음식과 손에 물한방울 묻히지 않고 살아왔으나 음식맛 평가는 장금이 급인 듯한 "시어머니"사이에서 칭찬받고 인정받았던 순간에 대한 그녀의 추억에 대한 공감이라기 보다는 나도 누군가의 딸이며, 누군가의 며느리가 될 사람이기에 공감이 자연스레 묻어 옮겨졌던것 같았다.

 

엄마 음식에 대한 추억이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왔으나 결혼식을 계기로 이별해야했던 [고몽]의 추억도, 27세 잡지 촬영장에서 마셨던 에소프레소에 대한 추억도 밀어내며 최고의 공감 페이지로 접혀졌다. 그 페이지를 접어 다음에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 놓은 것은 내 오래된 습관 중 하나였는데, 이 책에서는 그 부분이 접혀졌던 것이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우리는 다른 추억을 남긴다. 인간이기에 그렇다. 그래서 누군가의 음식에 대한 추억이 개인의 것이 아닌 사람의 것으로 읽혀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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