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 사람혁명 - 상대를 내 사람으로 만드는 힘
신동준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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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님은 장자를, 또 다른 강사님은 맹자를 연구하신다면 2011년을 다 보내셨는데, 처음 들었을땐 왜 중국의 옛성현들을 멘토삼으시려 하시는 걸까? 궁금하기 짝이없었다. 그러는 새에 누구는 공자를, 누구는 노자나 순자에 관심을 두는 상황에서 나 역시 누군가를 찍어 그 사람의 생을 연구하고 싶어졌는데, 하반기에 이르러서야 그 누군가를 선택할 수 있었다. "조조". 내가 관심을 두게 된 사람은 조조였다.

 

하필 제갈량이나 유비가 아닌 조조냐고 묻는 친구들이 있었으나 양날의 칼처럼 해석에 따라 좋은 면도, 나쁜 면도 극대화되는 캐릭터라 나는 그가 한없이 매력적인 인물로 떠올려졌고 내가 찾던 인물이 바로 그였음을 알 수 있었다. 개봉된 중국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조조는 멋진 사람이기보다는 탐욕적이며 색욕적이면서 극악무도한 인물로 그려졌다. 그의 잔혹성 때문에 보좌관들은 그에 대한 믿음보다는 두려움으로 곁을 지켜나갔고 그런 모습에서 그 어떤 군주보다 공포 리더십을 단행했던 인물로 비춰지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영화에서 한 배우에 의해 조조는 한없이 젠틀한 면을 보이기도 했으니, 바로 오우삼 감독의 [적벽대전]이라는 영화였고 장풍의라는 배우에 의해 재해석된 조조는 풍류를 알고 차맛을 알며 아름다운 여인이 가치를 아는 인물로 그려졌다. 물론 그 영화에서도 조조는 의인으로 그려지진 않았다. 하지만 영악한 면보다는 영리한 면이, 잔인한 면보다는 멋을 아는 면이 부각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조조가 광해나 연산처럼 새로운 해석이 필요한 인물이 아닌가 생각되어졌다.

 

그런 의미에서 읽게된 [조조 사람혁명]은 조조의 긍정적인 평가를 위한 탁월한 선택이었고, 상대를 내 사람으로 만드는 힘을 가진 용인술의 달인이었음을 알게 만든 책이었다. 공과사를 구별하여 공적으로는 능력위주의 발탁을, 사적으로는 마음을 얻는 일에 소홀하지 않았기에 공명과 관우, 장비를 인맥으로 가진 유비조차해내지 못했던 천하통일의 대업을 이루었던 것이 아닐까. 조조는 그런 인물이었다.

 

난세에 "선함"은 곧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길이었기에 잡스처럼 배경을 업고 성공할 수 없었던 조조로서는 기회를 볼 줄 아는 사람에게 내려진 하늘의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때로는 배신을, 때로는 과감한 판단을 해야하는 순간 망설임이 없었을 것이다. 그는 환관출신의 집안에서 난 용이었으며 대의명분을 앞세우면서도 누구와 손을 잡을 것인지 정확한 판단을 해낸 영리한 자였다.

 

155년에 출생해 220년에 사망할때까지 근60여년간을 살면서 그는 겉으로 희노애락을 다 드러내며 호방하고 과감하게 살다간 영웅호걸이었다. 그를 악인으로 보던 편견을 던져버리자 그가 가진 많은 장점들이 수면으로 떠오르면서 배울점이 많은 멘토로 보이기 시작했다. 시대가 변했지만 조조는 현재에 태어났어도 제 몫을 찾아갈 인물이다. 황제의 조정 안을 조조의 사람들로 가득채웠던 그라면 지금의 난세 속에서도 분명 살아남는 길을 찾아냈을 것이다.

 

조조에게는 영원한 적도, 아군도 없었다. 필요하면 적도 스카우트 했던 리더, 조조!

나는 그에게서 오늘부터 새로운 리더십을 배워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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