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ile Animals 스마일 애니멀스 - 양모펠트로 만드는 미소가 예쁜 동물들
아라이 마키코 지음, 박재현 옮김 / 심플라이프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고양이 펠트 인형을 만드시는 이웃분이 있어 매번 구경하곤 했다. 망손이라..무언가 만들기보다는 사는 쪽이 더 만족스러워
언제부턴가 만들어야지...하는 마음 자체를 버렸던 것만 같다. 그런데 꼭 잘 만들어야만 하나?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완성해서 나 혼자 모으는 컬렉션도 꽤 뿌듯하지 않을까?

실물 크기의 도안이 수록된 << Smile animals>>는 
이루리 작가의 동화 <까만 코다>가 떠올려지는 깜찍한 북극곰 엄마와 아기가 표지모델이어서 마음을 심쿵! 하게 만든다.

저렇게 잘 만들진 못하더라도.....조물조물....잘 만들어봐야지....싶어지게,,,,



 


동글동글한 눈뭉치처럼 붙여져 있는 꼬리까지 멋진 양모펠트 인형. 그 소재가 몽글몽글해서 그 감촉마저 따뜻할 것만 같았다.
디테일까지 하나하나 살리려면 천천히 오래오래 만들어야겠다 싶어지지만 아무도 모르게 나만 조용히 즐길 수 있는 취미생활이 생긴 것만 같아 즐겁다. 2016년 언제쯤 시작할까?


 


집중하며 만들다보면 머릿 속 근심들을 하나하나 덜어낼 수 있지 않을까.
선물하고 장식하는 즐거움은 아직은 사치처럼 느껴지고 양모펠트 전문가를 꿈꾸기엔 솜씨가 많이 부족하지만

애니메이션 작가이자 입체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가 알려주는 순서대로 차근차근 하다보면 내년 이맘때 쯤엔
양모펠트 동물 친구 몇몇은 책상 위에 올려져 있지 않을까.

2012년부터 인형작가로 활동하며 양모펠트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는 아라이 마키코는 인형 사진을 이용한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고 하는데...그녀의 애니메이션이 국내에 들어와 있는지 한번 찾아보아야겠다 싶어진다. <윌레스 & 그로밋> 같을까??



 


가장 만들어 보고 싶은 브로치는 '줄무늬 다람쥐 브로치' 랑 '고슴도치 브로치'지만....역시 가장 쉬워 보이는 건 '버섯 브로치'
땡땡이 찍는 것이 어려우려나?? 만드는 과정을 상상해 보는 것도 참으로 즐거운 일.

몽글몽글 보들보들 할 것만 같은 양모는 사실  짧고 거친 촉감의 내추럴믹을 베이스로 하여 얼굴등의 세밀한 부분을 표현할 솔리드, 믹스, 내추럴믹 크레용 컬러, 컬러 스코드, 컬러드 울, 니들 펠트지 등을 섞어가며 만드는데 양모 펠트 이외에도 실, 루프사, 철사, 자수실 등이 필요했고 바늘, 골무, 가위 , 송곳, 접착제, 자, 시침핀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소 의외인 건 저울이 필요했는데 0.5그램 단위로 측정이 가능한 저울을 사용하여 세밀하게 작업해야 하는 일이었다. 꼼꼼하고 세밀한 작업에 참 약한데....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성된 인형들을 보면 그 생각을 싹 잊게 만들만큼 예뻐서 2016년에는 핸드메이드 인형을 만들어 볼 계획을 세우고 말았다.


 


저자가 처음 양모펠트로 만든 것은 한 마리 작은 양이라고 했다.

그녀에게도 나 같은 시간이 있었던 것인지 완성된 양은 울퉁불퉁 요상한 모양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굴하지 않고 열심히 만들면서 이제는 강의까지 하고 있다니....한없이 부럽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하나, 두울, 세엣 만들다가 열개를 완성한 날 첫번째 인형을 꺼내보면...웃음이 팡하고 나지 않을까? 그 어설픔에....


헝겊재질 같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양모펠트는 점토에 가까운 소재라고 한다. 자유롭게 형태를 잡을 수 있어 좋지만 반대로 장점이 단점이 되어 만들기 어렵기도 하단다. 저렇게 예쁘게만 완성된다면....그 과정의 어려움이야 충분히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발톱까지 디테일하게 표현한 다람쥐 인형을 보면서...저렇게 세워지지 않으면 어쩌지??라는 고민이 생기기도 했고



 


장식장에 넣어두기 보다는 이렇게 구석구석 자유롭게 두어 인테리어효과를 높이면 좋겠다 싶지만....고양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어 불가능한 일이라 약간 아쉽기는 하다. 몇 개가 완성되든 아마 예쁘게 넣어두게 되지 싶다. 동물 인형들....


 


고양이만큼은 나의 이웃의 양이 인형들이 훨씬 예쁘긴 했다. 하지만 줄무늬 고양이가 코숏 호랑냥이 같아서 저 고양이 욕심난다. 조금 더 통통하게 만들어야지. 나의 오동통한 고양이처럼. 그 외에도 산토끼, 당나위, 강아지, 아기 사슴, 아기 기린....줄줄이 귀여운 동물들을 만드는 방법은 한 번 배워두면 평생 활용할 수 있으니....유용해 보인다.

다양하게 만들 욕심보다는 여기 있는 동물들부터 완성해보자!! 마음 먹어보지만 기대가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보는 내내 언니 미소를 감출 수 없게 만들었던  엄마 북극곰과 아기 북극곰.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양모펠트인형은 완성하는 즐거움 외에도 상상하는 즐거움을 덤으로 전해주어 마음을 두 배 즐겁게 만들었다.

천천히 재료들을 하나하나 구비해두고 가장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도안부터 찾아보아야겠다. 테디베어나 북아트처럼 첫 단계에서 포기하지 않도록 아주아주 쉬운 아이부터 완성해 봐야지. 이번에는 욕심내지 않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악의 숲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 지음, 권수연 옮김 / 포레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자신의 편의나 오락을 위해서 종족 혹은 다른 종을 실험체로 만드는 생명은 지구상에 오로지 인간 하나일 것이다. 동물실험을 하는 화장품조차 불매운동이 일어나는 판에 그 대상이 사람이었다면 그들이 그 앞에 '인류를 위해서'라는 대의 명분을 붙였건 아니건 간에 밝혀지는 순간 용서받을 수 없는 질탄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숨겨뒀다면?? 세상에 감쪽같은 비밀이 어디있나! 누군가 단 한 사람이라도 관여된 일이라면 소문은 나게 마련이다.

 

 

p206  Dufa lex, sed lex....법은 엄하다, 하지만 그게 법이다

 

 

시작은 이러했다....

 

여섯 살의 후안은 도망쳐야만 했다. 알코올 중독자였던 양아버지 우고 가르시아가 양어머니를 현장에서 죽여 토막내는 것을 본 순간. 야반도주 후 그는 굉장히 공격적인 블랙 하울러 멍키들과 공동생활을 하며 자라났고 한 몸에 네 개의 인격을 지닌 남자로 재탄생하여 사회로 나왔다. 그 누구보다 위험한 악마. 그가 발디딘 도시는 그래서 피와 살육의 현장으로 변모해나갔다.

 

2008년 22세의 마리옹은 좋은 가정에서 자라 간호사로 재직중이었으나 첫번째 희생자로 낙점되었고 28세의 세포유전학을 전공한 넬리 역시 피살을 면치 못했다. 뒤이어 발견된 34세의 조각가 프랑세스카에 이르기까지...세 여인의 유일한 공통점은 풍만했다는 것.

 

낭테르 지방 법원 소속의 판사인 잔이 이 사건에 주목하고 동료 판사 프랑수아 텐과 함께 파고들면서 조금씩 범인의 윤곽을 잡아가나? 싶은 순간, 그녀의 눈 앞에서 텐이 온 몸에 불이 붙은 채 타 죽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모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더욱더 심층적으로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 잔에게는 사실 가족의 죽음으로 인한 생채기가 가슴 속에 존재하고 있었는데 어린 시절 아버지가 달랐던 아홉살 차이나는 언니 마리가 처참히 살해되고 나서 그녀의 인생도 백팔십도 달라져버렸던 것이다. 더 사랑받는 딸이었기에 갑작스런 언니의 죽음 앞에 갚을 게 많아져버린 그녀는 여성들을 위한 수사판사가 되겠다는 일념하게 가열차게 살아왔지만 문득 서른 다섯에 멈추어 서서 보니 인생은 참으로 허망했다. 판사라는 직함 외에는 재산도 남자도 가족도...어느 것 하나 평범하게 주어진 것이 없었으므로.

 

반대로 그런 그녀이기에 걸릴 것이 가속력을 붙여가며 사건에 몰입하던 중 요아킴이라는 이름을 발견하게 되었고 앙투안 페로, 알폰소 팔린, 요아킴 팔린, 늑대소년의 네 인격으로 살아가는 남자와 마주 섰다. 피곤한 얼굴의 의사, 환한 미소의 변호사, 생기 없는 얼굴의 알폰소, 원숭이 모습을 한 늑대소년의 모습을 번갈아 보여주며 진실을 고백하는 범인의 품에서 탈출하면서 그녀의 머릿 속에 스치던 생각은 단 하나였다. 그냥 사는 것! 정의로움보다는 삶을 택한 그녀가 등장하는 <악의 숲>은 인간이 얼마나 잔혹한 생명인지 보여줄 뿐 희망의 빛은 차단해놓고 있는 소설이었다. 어쩌면 이것이 가장 리얼한 결말이 아닐까. 우리 대부분은 그녀처럼 살아가고 있으니까.

 

프랑스 스릴러의 황제로 불리우고 있는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의 작품 중 하는 <크림슨 리버> 단 하나만 보았을 뿐이었다. 그리고 당시에는 별로 감흥을 받지 못했다. 이 작품 역시 가슴에 큰 멍이나 감동을 남기지는 못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그렇다. 다만 가장 현실에 가까운 결말을 마지막으로 책장을 덮으면서 내 안에는 이런 두려움이 살고 있지 않는가? 조용히 자문해 보았을 뿐이었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퍼론 2015-12-15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읽어보니 무서워서 읽을수 있을까하는 두려움 드네요

마법사의도시 2015-12-15 17:49   좋아요 0 | URL
읽은 후 잔재영상이 많이 남으신다면......권해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책 표지나 줄거리보다는 훨씬 유~~~할 거에요. 직접 읽어보신다면....가학적인 묘사나 작의적으로 몰아가는 소설은 아닙니다.

퍼론 2015-12-15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한번 도전!!! 해보겠습니다
 
타임 트래블러 : 위대한 유산 2 - 완결 타임 트래블러
윤소리 지음 / 필프리미엄에디션(FEEL) / 201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간을 오가는 여자가 있다. 현실에 있는 한 놈을 짝사랑해 그놈의 의뢰를 받아 과거를 오갔던 그녀는 이제 과거와 현재의 다른 한 남자를 위해 목숨을 걸고 필사적으로 두 팔 걷어부친 채 나섰다. 어린 아이였던 그의 첫 사랑, 이모가 되고 그 엄마의 절친이 되어 한 집안의 흥망을 함께 하면서 자신의 사랑을 채워 나갔다. 사랑, 아무 쓸모도 없는 것이 아니었다. 타임 트래블러라는 소설 속에서는-.

 

# 그녀, 민호

 

사랑하는 남자의 할머니를 만났나? 했더니 어랏? 그녀는 엄마였다. 식민 시절이라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죽은 유모 딸의 신분으로 미국행을 감행했던 그녀는 남편(편의상)의 친구와 결혼하여 남편의 아이를 낳아 기르며 조선의 유물들을 사 모으기 시작했지만 역시 사람의 농간으로 새남편과 함께 기차에 치여 사망하고 그 어린 아들은 민호가 개입한 덕분에 살아 남아 그들을 죽인 원수의 아들로 둔갑하여 성장해야만 했다. 자신의 엄마를 할머니로 인식한 채.

 

사랑하는 남자의 가족사를 알게 된 그녀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결국 현재에 그를 살아서 다시 만나게 되었으니까....다만......!

 

 

# 그, 이안

 

거짓말인줄 알았다...처음에는...과거를 오갈 수 있는 사람이 있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어리숙하고 유쾌하면서도 엉성한 민호를 만나고 나서야 어린 시절 만났던 이모가 바로 그녀였음을....삐까뻔쩍하게 입고 나타난 옷이 자신이 사준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의 죽음으로 끝나버린 과거의 어느 한 장면에서 진저리 칠 수 밖에 없었는데.....그녀를 살려야만 했다. 무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지만....그녀를 다시 잃을 수는 없었다.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충격은 그녀가 누구인지 알아낸 것에 비해서는 간에 콩알만큼의 고통도 남기지 못했으므로...

 

 

#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사랑하게 되면

 

전 우주가 돕게 되는 것일까. 어린 시절 엄마가 죽어 평생 그리워했던 민호와 부모의 죽음을 눈 앞에서 목격하고 계부로 알았던 원수의 손에 맞아가며 커야했던 이안은 외로움에 사무친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참 많이 닮아 있었다. 서로의 그 결핍을 서로만이 채워줄 수 있었으며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는 한 남자에게 이토록 잘 맞는 짝이 또 어디 있을까 싶을 정도로 민호 그녀는 대책 없이 살아왔다. 하지만 정의감에 불타는 것으로도 모자라 남의 일에 자신의 일처럼 발끈발끈하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이토록 따뜻한 여자를 또 어디가서 만날 수 있단 말인가.

 

자신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행복이 아닐까. 타임트래블러는 기존의 시간여행자들의 여행과 달리 달달한 로맨스가 가미되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다. 이 작가의 다른 소설들은 어떨까. 달달한 로맨스 한 편이 그리운 계절엔 그 누구에게든 이 소설을 들려주어 함께 읽게 만들어야겠다. 나는 작가의 다음 소설을 한 번 찾아보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어떻게 괴물이 되어가는가 - 신자유주의적 인격의 탄생
파울 페르하에허 지음, 장혜경 옮김 / 반비 / 201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어판 괴테상을 수상한 <정상성과 장애에 관하여>의 저자 파울 페르하에허는 <우리는 어떻게 괴물이 되어가는가>에서 "요즘엔 왜 이렇게 싸이코가 많을까?"에 대한 분석을 풀어헤쳐놓았다. 인간에게서 악이 낯선 주제였던가. 한나 아렌트의 표현처럼 악은 어쩌면 '이기적 유전자'의 표출일지도 모른다.

 

"세상에 사이코패스가 정말 많다" 2015년 올 한 해, 화가날때마다 외쳐댔던 말이다. 그러면서 문득 무서워진 것은 그들이 겉으로는 멀쩡한 삶을 살고 있다는 거였다. 올해 마주쳤던 몇몇의 그들은 정말 멀쩡한 사람들이었다. 가족과 친구도 있고 적을 두고 있는 직장이나 학교도 있었으며 심지어 일이 붉어지기 전까지는 내게도 좋은 인상을 남겼던 사람들이었다. 물론 사람과 사람 사이에 오해도 있을 수 있고 서로 의견이 다를 수도 있으며 인연을 끊게 되는 일들도 일어난다. 하지만 그때마다 상대를 모두 사이코패스로 보며 살지는 않았다. 하지만 올해 인연을 끊은 그들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잘못을 인지하지도 못했으며 윤리적인 잣대조차 가지고 있지 않은 듯 했다. 또한 책임에 대한 의무조차 이해하지 못했던 것은 물론 죄책감은 커녕 감정선까지 매말라 있었다. 생명을 경시한 스스로의 행동 앞에 감정선이 없다는 것. 그런 유형의 인간과 처음 마주하였기에 나는 '사이코패스와 마주하는 기분'이 바로 이 느낌이겠구나 직감적으로 느껴졌고 나 외 그와 마주했던 몇몇의 사람들조차 그를 사이코패스로 인지하고 모른 척 하고 지내고 있다고 전해왔다.

 

이제 세상은 나와 같은가? 같지 않은가? 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정상인가? 그렇지 못한가? 로 나뉘며 조심해야할 인간 유형들을 분석하게 만들고 있다. <헝거게임>이나 <테스팅>처럼 국가가 정해주는 서바이벌 라인이 아닌 개개인 스스로 조심해야할 서바이벌 라인이 그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미 우리는 많은 충격에 노출되어 왠만한 사건에는 크게 놀라거나 허둥대지 않는다. 그런 우리들에게도 사이코패스는 삶을 함께 나누기 무서운 괴물인 것이다.

 

좋은 관습 = 좋은 성격으로 정의내렸던 고대의 윤리나 원죄를 강조하는 기독교의 윤리를 너머 20세기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세상은 종교의 힘보다는 과학의 힘에 기대기 시작했고 유토피아를 꿈꾸기 시작했다고 책은 전한다. 하지만 정말 진화를 진보로 착각했던 것일까? 가장 잘 살고 있지만 가장 기분 나쁜 시대를 살고 있다는 서양인들, 교육수준도 높아지고 똑똑해졌지만 돈을 못버는 현대인들...발전이 편리한 삶을 가져다준 것은 맞지만 더 만족스러운 삶의 질을 가져다주진 못했다는 것을 우리는 이제 인정해야만 하는 것이 아닐까.

 

 

p86  사회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저 각각의 남자와 여자, 가족이 있을 뿐이지요   

      마거릿 대처(1987년 10월 인터뷰)

 

 

'심리장애'가 사회문제라고 정의내리면서도 진짜 질병인 경우는 드물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학교에서조차 재능이 뛰어난 아이들과 장애아들, 두 종류의 학생만 남았다는 극단적인 표현도 서슴치 않았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내내 헷갈렸고 어렵게 느껴졌다. 전문용어가 난무한 것도 아니고 쉽게쉽게 풀어쓰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생각과 정의가 공감이가면서도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들이 있어 페이지를 되돌려가며 다시 읽기를 해야만 했다.

 

'나는 정상인가?'라는 고민을 해본 적이 없다. 다만 이 책 한 권을 읽고나면 올 한해 내내 나를 괴롭혔던 '왜 사이코패스가 점점 많아지고 있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아쉽게도 책은 그 해답은 주지 않았다. 하지만 소득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최고의 능력을 갖춘 사람들, 열정적인 사람들이 왜 최고의 제품이나 최고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세상을 조금더 냉정하고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제 3의 눈을 달게 된 것은 분명 큰 소득일 수 밖에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타임 트래블러 : 위대한 유산 1 타임 트래블러
윤소리 지음 / 필프리미엄에디션(FEEL)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시간 여행자는 이제 그리 낯선 소재가 아니다. 운명을 바꾸기 위해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는 드라마 <나인>이나 영화 <나비효과> 등이 있었고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시간 속으로 떠나는 <시간 여행자의 아내>도 있었다. 그래서 재미있다는 친구의 추천을 받은 책이지만 별다른 기대없이 펼쳤는데 몇장 읽지 않아 후루룩~ 넘기면서 정신없이 빠져들었다. 이 대책없는 로맨스 소설 속으로!!

 

#엄마는 없었다

 

여덟살 되던 해 엄마를 잃은 민호는 열 살 엄마의 기일에 그녀를 다시 볼 수 있었는데 이는 다 벽장 덕분이었다. 며느리가 임신한 마당에 늦둥이로 낳게 된 딸이 귀찮을 수도 있으련만 마음씨 따뜻했던 노모는 딸을 위해 아이스크림을 사서 돌아오던 중 집 앞에서 용달차에 치어 즉사했다. 그래서였을까. 첫 시간 여행에서 그녀는 엄마를 보고 돌아왔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로맨스 드라마 단골 주인공의 전형인 직업/남자/돈 3무 상태의 쬐죄죄하지만 명랑한 여자로 거듭났다. 나이 서른. 아무도 안 주워갈 더티한 총각 교수를 짝사랑하며 그의 부탁으로 시간여행을 하면서 사는 여자, 민호.  임시직인 유치원 보조 교사를 하던 중 운명의 남자와 마주칠때까지 그녀는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다.

 

#엄마보다는 이모를 기억하는 남자

 

서담 박부전과 김춘방의 손자인 이완의 집안엔 조부모가 평생의 재산을 들여 구매했던 조선 유물 3,500여점이 보관되어 있다. 허랑방탕한 삶을 산 아버지 제임스 박도 그것은 손대지 못했는데 이는 할머니의 유언장 때문. 이제 오늘 내일 저승사자를 만날 일만 남겨둔 아버지를 대신하여 유산을 물려 받게 될 줄 알았으나 망자의 유언은 이완의 발목을 단단히 잡아 버렸다. 최종 유언장이 든 화각함에 맞는 열쇠를 찾아 유언을 따르라는 것! 그렇지 못할 시엔 유물 3,512점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조선관'을 지어 기증된다는 것이었다.

 

이런 벼락맞을 유언의 집행을 막기 위해 한국을 찾은 이완은 유물 전시전을 꿈꾸던 이교수와 만나게 되고 그의 주선으로 타임트래블러인 민호와 계약을 맺게 된다. 백만원이라는 언급에 입째지게 행복해하는 순진한 여자 민호를 사기꾼으로 매도하던 그는 눈 앞에서 그녀가 사라졌다가 잃어버렸던 유물의 조각을 가지고 돌아오자 그녀를 믿고 관찰하기 시작했다. 사실 그에게도 과거로 돌아가 만나고 싶은 그리운 사람들이 있었으니....첫사랑이었던 이모 역시 그 중 한 명이었던 것!

 

관찰이 관심이 되고 관심이 사랑으로 변해가는 것도 순간! 둘 사이 강력한 스파크가 파바박 튀는 시점부터 이야기의 재미는 급물살을 타고 로맨스의 강을 굽이굽이 돌아쳐 흘러갔다.

 

 

#반전의 묘미 : 알고 있던 사실들을 다 뒤집어야 진실이 보인다

 

 

풍양 조씨 집안에서 데리고 있던 유모의 딸이었던 할머니는 그때 당시 머슴과 결혼하여 아이가 둘 있었던 상태였는데 아씨의 친구였던 박부전과 결혼하여 아비 제임스 박을 낳았다고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야기가 어떻게 돌아가는 심산인지 민호를 따라 과거로 들어갔던 이완은 함께 목매달아 죽으려한 처녀를 구조하게 되고 그녀가 바로 할머니의 주인이자 조씨댁 고명딸인 덕희임을 알게 된다. 독립 운동으로 잡혀가 고문을 당하고 있는 오빠의 벗 영호의 아이를 처녀의 몸으로 덜컥 임신해버린 덕희. 그리고 그런 덕희를 곁에서 묵묵히 바라보며 짝사랑하고 있던 남자 박부전. 이야기는 요상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훗날 친일의 오명을 쓰게 만든 박제순 대신의 아들인 박부전은 미곡선물거래로 당시 큰 재산을 모은 상태였기 때문에 사랑하는 여인이 어려움에 처했을때 자신의 모든 인맥과 재산을 동원하여 그녀를 돕게 된다. 천성적으로 수줍고 음악을 좋아하던 취향이 고급진 이 남자는 말을 더듬는 습관 때문에 쉽게 눈에 띄는 인물은 아니었으나 그 따뜻한 진심만은 오랫동안 바라보고 있으면 알게 될 그런 좋은 사람이었다. 할머니의 남편이 될 이 남자가 왜 주인 아씨의 뒤통수만 보고 서 있는 것일까. 또한 어린 시절 급사한 계부와 엄마의 기억 너머에 어느날 갑자기 찾아와서 자신을 위해 목숨을 던졌던 멋진 외모의 이모는 어디서 온 여자였을까.

 

p510  어차피 다 사라진 사람들의 이야기 아닙니까

 

맞다. 주말의 명화를 다시 돌려보듯 지난 장면들을 보는 것처럼 그대로 보기만 해야하는 것이 과거의 일들일 것이다. 바꾸려고 하면 할수록 꼬여버리기 때문에 현재의 사람은 과거의 사건에 관여하면 안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민호는 이완을 위해 무언가를 해 주고 싶어졌다. 부모를 잃고 외롭게 자라온 두 남녀는 그렇게 통하는 면이 있었다. 그 외로움이 끌림을 만든 것일까. 과거와 현재는 묘하게 그리고 딱 맞게 교차하면서 시간 여행의 조각들을 맞춰나가고 있었다. 그 어떤 추리소설보다 완벽하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