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암브로시오 성당의 수녀들 - 1858년 하느님의 성전에서 벌어진 최초의 종교 스캔들
후베르트 볼프 지음, 김신종 옮김 / 시그마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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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풍경의 미장센과 OST의 아름다움이 귀를 사로잡던 [냉정과 열정사이]라는 작품은 한 소재를 두고 두 작가가

각각의 파트를 쓴 릴레이 러브 스토리였다. 한 작가가 남녀 주인공의 시점에서 쓴 작품들은 더럿 보아왔지만

정말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의 심정을 대변하듯 작가 에쿠니 가오리, 츠지 히토나리가 파트를 나누어 쓴 소설은

이례적이어서 당시 원작 소설을 읽으면서도 참 설레었었다. 그들이 겪어온 시간의 안타까움과는 대조적으로-.

 

 

▷ 1858년 하느님의 성전에서 벌어진 최초의 종교 스캔들

 

 

만약에,...

<<성 암브로시오 성당의 수녀들>>이 시오노 나나미와 덴 브라운에 의해 쓰여졌다면 작품은

같은 계절의 다른 디자이너 브랜드 옷을 입듯, 무척이나 다른 모습으로 독자의 손에 쥐어졌을 것이다.

 

후자는 낱낱이 꼼꼼하게 분석하여 기호학과 미스터리의 관점에서 상업적인 재미를 덧입혔을 것이고

전자는 인문학적인 글쓰기로 알음알음 읽어가는 재미를 더했을텐데...

 

아쉽게도 이 책의 저자 후베르트 볼프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혀 없이 읽기를 시작했던 탓에 이야기를 풀어가는 그 속도가 충격적인 소재에 비해 더뎌 약간 답답한 마음이 들고 말았다. '궁금하단 말이요, 빨리빨리 좀 알려주시오'라고 속으로 연신 다그쳐가면서.

 

 

 

 

▷ 1859년 7 월의 로마...

 

 

 

 

 

 

 

 

교황 비오 9세와 종교재판소의 판결 후 1861년 성 암브로시오 성당의 폐지가 공표되면서 이탈리아 신문사 중 일부가 비밀에 부쳐졌던 재판의 내용을 파고 들며 여러 의혹의 제기했다. 경악스럽게도 일요일 아침마다 즐겨 보는 <서프라이즈>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들이었다. 

 

 

 

예비 수녀들이 동성애를 강요당하는 것도 모자라 성적 학대를 당했으며 고해신부들은 딥키스로 축복기도를 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위들이 성 암브로시오 성당 내에서 자행되었음이 밝혀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를 이상하다 여기며 동조하지 않았던 수녀들은 조용히 살해되었다고 한다. 물론 이는 인간의 욕망을 신의 이름으로 행한 일부 그릇된 종교인들에 의해 일어난 처참한 사건이었다. 하지만 얼마전 읽었던 <사건 치미교1960> 과 더불어 인간을 힐링하고 구원해야할 종교가 반대로 사람을 해하는 도구로 사용되었을 때 일어나는 해악을 또 한권의 책으로 발견하게 된 것이라 독자로서 마음 속 허망함을 쉬이 달랠 길이 없었다.

 

 

 

모든 폭로의 시작은 카타리나 폰 호엔촐레른의 구조외침으로부터였다.

 

 

1857년 로마로 카타리나가 이주했을 당시 로마 거주민은 18만 명에 불과했으며 그중 약 7500명 가량이 성직자와 수녀들이었다고 하니 로마는 실로 아주 작은 도시로 비춰졌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가 페르디난트 그레고로비우스가 자신의 저서에 '로마는 사람들이 신의 평안함 속에서 느끼고 생각하며 창조할 수 있을 정도로 대단히 고요하다' 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 로마라는 도시는 규모가 아닌 성스러움에 사람들을 매혹시키기 충분한 도시가 아니었을까.

지금의 나에게도 이런 마음이 들 정도라면 그 시대의 카타리나에게 로마는 믿음 충만한 도시로 느껴졌을 것이다. 아마도.

 

 

 

독일 공작가에서 출생한 17세의 카타리나는 그녀의 고해신부였던 라이자크에게 영향을 받아 종교에 귀의할 결심을 밝혔지만 당시 귀족가 영애에게 의무처럼 주어졌던 결혼의 의무를 위해 두 번의 결혼을 거친 뒤에야 수도원에 입성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그녀도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은둔 생활이 주는 평화로 인해 더 오래 머무르고 싶다고 요청하기까지 했다고.

 

 

 

 

 

 

하지만 1858년 9월~1859년 7월, 10개월이라는 짧은 기간만에 천국은 지옥으로 변해버렸다. 왜?

 

 

 

 

 

 

교황 비오 9세의 측근이던 호엔로에 대주교에 의해 극적으로 탈출할 수 있었던 카타리나는 전 수녀원장이었던 이모로부터 그 권리를 위임받은 젊고 예쁜 예비수녀원장 마리아 루이사(24세)에 의해 자행되었던 음란 행위들을 고백하며 자신도 살해되기 일보 직전이었음을 밝히며 파문을 일으켰다.  동성 수녀들에게 동침을 강요하고 이성과 접촉을 즐겼으며 자신을 따르지 않는 사람에 대한 가차없는 살해시도를 두고 그녀에게 악마가 씌였던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던 사람들의 진심은 무엇이었을까. ( 마리아 루이사는 사탄의 희생자가 아니고 사탄과 동맹한 사람이었다....P56)

 

 

 

예전에 그런 광고가 있었다. 모두가 "YES"라고 외칠 때, 홀로 "NO"라고 외치는 사람이 등장하던 광고.  바라던 의도는 "용기"였을 것이다. 하지만 사회 속에서 홀로 외치는 자는 "아우사이더" 혹은 "인디펜던트"로서의 삶을 각오해야만 한다. 카타리나 역시 그러했다. 모두가 묵인하고 침묵하던 수도원에서 점점 홀로 고립되어가다가 결국 신앙이 없는 자로 간주되어 죽음 앞에 섰을 때 그녀는 내부고발자가 되어 삶을 도모했다.

 

 

 

하지만 간단하지 않았다. 수도원의 설립자였던 마리아 아녜세 피라오는 로마 명문가 여인이었고 성녀로 추앙받았던 인물이었으며 '로마가 말했으니 사건은 마무리되었다'라고 종교재판소가 명명했던 판결(가짜 성녀, 부당한 신성에 대한)을 레오 12세가 뒤집은 전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과정과 달리 결말은 형식적인 선에서 끝나버렸다. 허무하게도.

4명에게 유죄판결이 내려지면서, 마리아 루이사에게 감옥에서의 20년의 형벌을, 이미 사망한 마리아 아녜세 피라오의 시신은 발굴해서 익명의 공동묘지로의 이장이 명해졌던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특정 종교가 언급되었으며 그 내부의 스캔들을 인정하되 함구령을 내렸던 그들의 기록을 누가 언제 어떻게 외부로 유출 시켰는지 궁금할 법도 한 일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내용들이 사실이었다는 판결이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교회법적으로 볼 때 책임은 대수녀원장과 수도원의 영적 지도자 이 두 사람에게 있다고 책에서는 말하고 있지만 과연 그 두 사람만의 책임이었을까. 이 방대한 내용 모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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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너리스 2
엘리너 캐턴 지음, 김지원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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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너리스'는 점성술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두 별인 해와 달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렇게 예쁜 이름이 붙여진 소설의 내용은 정반대로 배신과 음모, 속고 속이며, 그 진실을 탐구하는데 많은 저항점을 심어둔 것처럼 복잡하기 이를 데가 없었다. 마지막에 뛰어난 반전이 준비되어 있어도 재미난 추리소설은 독자를 헷갈리게 하지 않는다. 다만 다른 인물로 범인을 착각하게 유도하기는 해도. 하지만 엘리너 캐턴의 <<루미너리스>>는 '라쇼몽'을 볼 때보다 더 헷갈리게 누구를 믿어야 좋을지....헷갈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글이 아닌 인간의 삶을 두고 볼 때 이 소설은 삶의 형태와 가장 많이 닮아 있지 않나 싶어진다. 법원에서 판사 앞에 선 검사와 변호사가 사건을 두고 여러 사람의 이해관계,원한관계를 증명해내는 동안 그 주장들을 들으며 과연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끊임없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배심원의 마음으로 나는 이 소설을 읽어나갔다. 누가 범인일까?는 이미 중요하지 않았다. 얼마나 나쁜 놈인 것일까?도 중요하지 않았고.

 

다만 그들이 어떻게 엮였으며 그 고리가 과연 풀어진 채 소설이 끝맺음될지, 아니면 고리는 그대로 둔 채 진실의 실마리만을 던져줄지 그 부분이 더 궁금해졌다. 사건은 단순했으나 모두 자신의 입장에서 이기적 혹은 자기합리화적 자세를 취하고 있었기 때문에 2권을 읽는 동안에도 쉽게 그 가닥이 잡히지 않았다.

 

영어로는 도무지 소통이 불가능한 아 숙은 프랜시스 카버가 제 아버지를 함정에 빠뜨리고 죽음에 이르게 한 것도 모른 채 그 밑에서 노예처럼 일하다가 결국 버려졌다. 그 복수를 위해 그를 죽이겠다고 결심했으나 아비를 죽음에 이르게 만든 독인 '아편'에 도리어 중독되어 아편을 팔면서 생을 허비했다. 그런 그의 앞에 프랜시스 카버가 나타났다. 좋아하는 창녀 안나의 곁에......

 

 

P206 안나는 어쩌면 진실을 말한 게 아닐지도 몰라. 우리를 속이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네.

        물론 우리는 안나의 말을 의심할 이유가 없었지...지금까지는....

 

 

교활해 보이는 것은 웰스 부인 뿐만이 아니었다. 안나는 여러 인물과 연결된 연결고리이자 그녀 스스로도 서명을 위조하며 문서 위조쯤이야 대수롭지 않게 행할만큼 도덕적 잣대가 낮은 인물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바로 스테일리스가 사라지고, 웰스가 죽던 날 밤에 자살을 시도했던 여인이었던 것.

 

이렇게 하나하나 밝혀지는 것들을 짚어나가다보면 어느새 조각조각의 고리들이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실로 방대했다. 단 두 권이었을 뿐인 소설이. 대하 드라마를 본 것 같은 등장인물들과 서로 다른 말들. 갈아탄 신분. 헷갈리게 하는 요소들....2권까지 읽고나니 비로소 그 재미의 요소가 이야기 본질에 있음을 알게 되긴 했지만 여전히 극찬 받았던  천체의 역학관계에 따라 움직인다 는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 부분에 주목해서 읽지 않아도 충분했다. 이야기는.

 

다만 1권부터 2권으로 이어지는 동안 그 흐름을 이어오기 보다는 쉬었다가 읽고 쉬었다가 읽는 인내의 시간이 필요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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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너리스 1
엘리너 캐턴 지음, 김지원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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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년의 맨부커상 역사를 새로 썼다는 <<루미너리스>>는 시원하게 고백부터하자면 쉽지 않았다. 우선 1권과 2권으로 나눠 발행된 그 양이 어마어마했고 12명이라는 많은 수의 주요 인물을 따라가다가 그 흐름을 놓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영상으로 잘 그려지지 않았다. 이 소설-.

 

 

낯선 남자가 호키티카에 도착한다. 비밀 모임은 방해를 받는다

 

크라운 호텔 흡연실에 12남자가 모여 있다. 그들의 대화는 홀로 금채굴을 하러 왔다는 젊은 사내, 무디가 방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멈추어졌다. 그들이 하고 있던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왜 굳이 낯선 곳에 와서 처음 보는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그들에게 자신이 처한 입장을 털어놓게 된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무디는 자신의 아버지와 형이 모의하여 계모를 버린 일에 수치심을 느껴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광산으로 흘러들어왔다고 남자들 앞에서 고백했다. 갓스피드 호라는 전세선을 타고. 사실일까?

 

가장 먼저 궁금해진 의문 두 가지를 두고 소설을 읽어나가다보니 방대하긴 하지만 1권에서는 실상 무언가 실마리를 제공할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평지의 사막을 끝도 없이 걷고 있는 기분이 들어 수없이 읽기를 중단했다가 다시 읽기를 반복하는 동안 시일은 참 많이 지나가 버리고 말았다. 읽는 속도가 빨라 하루에 2~3권도 읽어내던 내게 <<루미너리스>>는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왜 꼭 12명의 남자들을 별자리와 상응시켜 그들의 성격을 별자리의 성향에 국한 시켜야했을까? 12개의 진실은 다소 글을 복잡하게 만들지는 않았을까? 호기심을 발현시키고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몰입해 들어가야만 하는 독자에게 소설의 1권은 곁가지격인 다른 의문들을 주렁주렁 매달게 만들어 혼돈을 야기시키기도 했다.(어쩌면 내게만)

 

애초 이 비밀 모임의 성격이나 목적, 등장한 무디의 역할이 실종된 젊은 갑부와 자살을 시도한 창녀의 사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일인지는 2권을 다 읽어야지만 그 퍼즐이 다 맞춰 질 것만 같아서 1권 읽기를 서둘러 끝냈다. 마지막에 박차를 가하여. 차라리 영화나 드라마화 되면 쉽게 이해될까? 싶을 정도로 그 영상이 그려지지 않아 애를 먹게 만든 소설은  다시 문제의 배 갓스피드호로 되돌아가서 1권을 배의 침수소식으로 끝맺음 하고 2권으로 넘어가고 있다.

 

'루미너리스' 

황금이 그들을 불러들인 유혹의 빛이라면 그들 각자의 진실은 그 순간의 빛이 소멸되는 순간 어떻게 남겨질지 2권에 대한 기대를 살짝 걸어보며 힘겨웠던 1권 읽기를 끝냈다. 힘들었다, 그 어떤 소설보다....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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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가장 멋진 1학년이 되는 법 미리 읽고 개념 잡는 초등 통합 교과
서보현 지음, 김소영 그림 / 조선북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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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라는 시간동안 참 다양한 장르의 글들을 읽고 산다. 하지만 대부분 어른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나 잡지들이라 아이들의 책에 대해 관심을 갖고 살지 못했다. 출판물 중 좋아하는 동화를 읽는다고 해도 일년에 몇 권일뿐, 다른 장르의 책들과 비교하면 그 숫자는 미미했다. 그래서 작심하고 한 달 아이들의 세상을 한 번 들여다볼까? 하면서 그 첫번째로 손에 쥐게 된 책이 <학교에서 가장 멋진 1학년이 되는 법>이다.

 

부제로 초등 미리 읽고 개념 잡는 통합교과 라고 붙여져 있는데 역시 엄마와 함께 읽는 책인가보다. 초등학교 1학년이 이해하기엔 개념이나 통합교과라는 말은 너무 어려운 단어일테니....하지만 첫장은 형 준우가 1학년이 된 동생 준수에게 보내는 편지로 시작된다. 몇 살인지는 모르겠지만 학교생활을 잘하는 특별한 비법을 알려주겠다니....요 똘똘한 녀석은 고학년이거나 중학생쯤 된 녀석이 아닐까? 유쾌하게도 분홍코의 흰 털 고양이가 옆에서 보조 가방에 실내화를 넣어주고 있었다.

 

햇님초등학교에 입학한 동생에게 형이 알려준 첫번째 팁은 사람에 관한 것이었다. 학교건물이나 챙겨갈 준비물이 아닌 사람소개가 먼저 시작된다는 점이 참 특이하게 생각되어졌는데, 결국 학교는 꼬맹이에게 가족을 떠나 처음 접하는 집단 생활의 시작점일테니..역시 사람과의 관계를 가장 신경써야한다고 알려주려는 것일까.

 

 

교장 선생님, 교감 선생님, 수위 아저씨, 사서 선생님, 보건 선생님, 담임 선생님....

 

 

 

그 사람의 역할을 파악해두면 아플 때, 자료가 필요할 때, 도움이 필요할 때 어디의 누구에게 달려가야할 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니 이건 정말 중요한 팁일 것이다. 보통의 학부모들은 말과 글을 제일 먼저 신경썼을 텐데,,,,먼저 학교 생활을 해 본 형의 입장에서 주는 팁이라 역시 실용성이 우선시 되었나보다 싶어진다. 그 다음은 학교 가는 길에 조심해야 할 것을 알려주고 칭찬받는 1학년이 되기 위한 인사법으로 이어지는데,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두 가지라 어른이지만 꼼꼼하게 살펴보게 되는 페이지들이었다.

 

나 혼자 조심한다고 해도 상대방으로 인해 교통사고가 일어날 수 있듯이 초등학교 저학년들은 항상 교통사고처럼 사고의 위험에 노출된 시기라는 것을 실감나게 하는 페이지가 있었는데 바로  "계단과 복도에서 사뿐사뿐"이라는 부분이었다. 오~ 난간을 타고 내려오던 장난꾸러기가 우리 때에도 있었고(결국 이런 친구들의 특징은 바닥에 떨어져 앞이빨이 몽땅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다는 것), 주의깊지 못한 아이 때문에 우산에 콕 찔린 적도 있었고, 모퉁이를 돌다가 서로 이마를 부딪힌 친구도 있었는데....남들도 다 이랬구나...나만 그랬던 것은 아니구나.....웃음이 나 버렸다. 이 내용들을 보다가~

 

늦둥이로 태어나 과잉보호 속에서 자라던 사촌 동생은 초등학교 1학년 때 수시로 그냥 집에 오곤 했었다. 가방도 그냥 학교에 둔 채. 지금이야 멀쩡히 대학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잘 하고 있는 녀석이지만 당시 녀석에겐 학교가 난생처음의 스트레스 장소가 아니었나 싶다. 하지만 이런 책이 있어 입학 전 차근차근 살펴보고 연습했었다면 좀 덜 당황스럽지 않았을까? 싶어졌다. 수업내용의 선행학습도 중요하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학교가 낯설지 않은 즐거운 장소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 또한 중요할텐데 이것이야말로 어른들의 올바른 역할이 아닐까 싶어졌다.

 

특히나 '소중한 내몸 지키기'같은 페이지는 함께 펼쳐두고 이런 사람은 꼭 조심해야한다고 알려주어야 할 것이다. 얼마전 시작된 드라마 "시그널"에서처럼 나쁜 의로도 접근하는 사람은 꼭 남자가 아닐 수도 있다. 나쁜 아저씨 조심해야 해...라고 주의 주기 보다는 도움이 필요한 할머니나 예쁜 언니들이 유괴범일 수도 있으니 "이런이런 말을 하는 사람을 따라가서는 안돼. 바로 도망쳐야해!!"라고 알려주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다.

 

학교는 어떤 곳이었을까. 졸업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나는 그저 가야할 곳이라고만 생각했을 뿐 단 한번도 어떤 곳인지 생각해 본 일이 없었다. 결혼을 한 것도, 아이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미래의 나의 아이가 학교에 가게 된다면 가장 먼저 그 아이에게 학교가 어떤 곳인지부터 물어봐야겠다. 그리고 점점 어떤 곳으로 변해가는지 잘 살펴보리라 결심한다. 그 관심이 아이의 재능을 발견하고 좋은 성적을 받아오는지 확인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이 책 한 권을 보며 깨달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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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빛낸 100명의 위인들 - 초등학생을 위한 초등학생을 위한 100명의 위인들
장현주 지음, 강준구 그림 / 소담주니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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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이라는 노래가 있다. 꼬맹이들이 이 노래를 작고 예쁜 입으로 종알종알 불러댈때 그리 이쁠 수가 없었다. 한편으로는 저 많은 위인들을 어떻게 다 외우고 있지?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 암기의 힘이 아니라 아마 노래의 힘이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자, 그럼 눈을 돌려 세계를 빛낸 위인들을 딱 100명만 뽑아보자! 고 누가 내게 제안을 해 온다면 그때부터 내 머릿 속은 말 그대로 "멘붕!!" 상태가 아닐까. 싶어지는데. 글로벌한 위인이 어디 100명 뿐이던가. 그래서 기준이 중요해진다. 골고루 뽑되 명확한 기준을 두고 뽑아야 시대나 분야, 나라에 국한되지 않을테니까.

 

그래서 소담주니어에서 출판된 <세계를 빛낸 100명의 위인들>은 "1만 시간의 법칙을 보여주는"이라는 부제가 붙여져 있었다. 한 분야를 꾸준히 걸어온 사람 혹은 천재형이 아닌 노력형인 위인을 기준으로 삼겠다는 말일 것이다. 책을 읽는 아이들이 보통의 아이들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이는 아주 큰 교훈이 된다. 누구나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 하지만 그 방향이 중요하다 고 이야기 해 주기 좋은 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은 다섯 가지 큰 주제 안에 작은 주제를 두어 공통점을 지닌 위인들을 함께 묶었다.

새로운 생각이 위대한 결과를 낳다 라는 큰 주제 안에 그래도 지구는 돈다 작은 주제를 두고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오를 함께 묶은 것처럼. 그런 방식이기 때문에 안데르센은 알지만 라퐁텐의 이름은 생소한 아이들도 묶인 것만 보고도 라퐁텐이 동화를 썼겠구나 하고 유추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수능식으로. (안데르센은 인어공주/성냥팔이등을 쓴 덴마크의 동화작가이고 라퐁텐은 토끼와 거북이/개미와 베짱이/여우와 황새 등을 쓴 프랑스의 우화작가)

 

또 함께 읽는 엄마나 선생님에게도 깨알상식을 전하는 책이기도 했다. lonely, sweet sorrow, fair play 등의 단어를 극작가 셰익스피어가 새롭게 만들어낸 영어임을 몰랐기 때문에 읽는 중간중간 어른들에게도 재미난 상식을 더해주는 책이 바로 <세계를 빛낸 100명의 위인들>인 것이다.

 

사실 책은 편하게 읽는 동화처럼 편집 되었다기 보다는 흡사 전과(?)처럼 디자인 되어져 페이지당 단어도 빽빽하고 에피소드의 양도 가득했다. 어른들에게야 익숙한 양이지만 금새 질리곤 하는 아이들에게 쥐어 주었을 때 한꺼번에 읽기란 무리라는 판단이 선다. 그래서 아이와 한 페이지나 두 페이지씩 함께 읽거나 매일 읽는 그 양을 정해 두어 질리지 않도록 만드는 것 또한 어른들이 해 주어야할 역할일 것이다. 바른 독서습관보다 즐거운 독서습관을 들여주는 것. 이런 책으로 마시멜로를 기다리듯 활용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다만 각 페이지 양쪽 여백에 각주처럼 붙여진 한자들은 저학년이라면 그냥 지나쳐도 좋겠고 고학년이라면 활용해도 좋을 정도로 어렵지만 신문 사설에 나올 법한 양질의 한자들이 풀이되어져 있다.

 

아이들이 읽는 책 속 위인들쯤이야 다 아는 사람들일거야!! 라고 큰소리쳤던 어른들이라면 꼭 이 책 함께 읽기를 권해본다. 정말 생소한 위인들의 이름을 분명 발견하게 될 것이므로. 과거의 위인들뿐만 아니라 근대사나 제법 가까운 과거에 살다간 위인들까지 참 골고루 포함된 책이기 때문이다. 위트있게 그려진 삽화 보는 재미도 쏠쏠하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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