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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내 이름은 인절미예요
절미 언니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1월
평점 :
온라인 기사로 접했던 강아지 '절미'는 물에서 건져진 녀석이었다. 성경 속 인물인 '모세'처럼 물에 동동 떠 있는 강아지를 저자의 아버지가 구조, 반려견으로 맞이했다는 사연이었다. 사진 속 강아지가 너무 귀여웠는데 아니나 다를까 곧 sns스타로 등극했다. 이대로 잘 커주면 좋겠다 싶었던 '인절미'는 바램 그대로 과수원집 막내딸이 되어 행복한 견생을 살아가고 있었고 최근엔 사진이 가득 실린 책이 출판되었다.
열혈 랜선 집사는 아니라고 생각해왔는데 정신차리고보니 벌써 예약 판매를 누르고 있었다. 그만큼 매력적이었던 강아지 인절미. 안타깝게도 형제견이 사체로 발견되었다는 글을 읽고 우울한 마음이 들고 말았짐잔 사람의 인생과 마찬가지로 견생도 참 알 수 없다 싶은 대목이 아닐 수 없겠다.
부모님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을 반대해서 인형만 가득 모았다는 저자에게 봇도랑에서 건진 '절미'는 신의 선물이었을까.
사실 누군가의 인생을 구한다는 것, 관여한다는 것, 가족이 된다는 것은 신중해야할 일이다. 좋은 날만 계속 되는 것도 아니며 끝까지 책임진다는 그 무게를 견뎌야하는 일이므로. 하지만 인연은 이렇게 의도치 않게 이어질 수도 있고 차마 몰랐던 인생의 즐거움을 작은 생명으로부터 선물받기도 한다.
100만 팔로워의 랜선 강아지 '인절미' 북엔 글이 거의 실려 있지 않았다. 그림 조금, 사진 대다수, 그리고 어느 페이지에서 약간씩 보여지는 설명글이 전부였다. 활자중독인 내겐 아쉬운 부분이었으나 오히려 이 점이 책의 접근성을 높여놓았다. 아주 어린 아이와 함께 볼 수도 있고 한글을 모르는 외국 친구에게 선물해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는 책이므로.
도랑에서 건져진 강아지의 모든 순간을 함께 한 가족이 털어놓은 여름, 가을, 겨울의 이야기는 <<안녕하세요 내 이름은 인절미예요>>에 몽땅 실려 있다. 걱정거리, 한숨 쉬어지는 일 등은 살짝 잊고 두 눈 동그랗게 쳐다보는 강아지 절미에게 빠져보자. 인생은 그닥 복잡하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꼬마 강아지에게서 인생의 한 자락을 배우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