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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씽 인 더 워터
캐서린 스테드먼 지음, 전행선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7월
평점 :
10월 1일 토요일로 시작된 <<썸씽 인 더 워터>>는 '허니문 스릴러'다. 영화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나 '마누라 죽이기' 같은 달콤한 부부 서바이벌 스토리가 아니라 스.릴.러 라는 표현이 붙여진 만큼 신부 에린은 시작부터 무덤타령이다. 깊이 90 센티미터, 너비 60 센티미터, 길이 180 센티미터를 2시간 동안 파면서 구글에서 검색해 본 무덤의 최소 깊이에 대해 읊조린다. 보라보라섬으로 신혼여행을 떠난 새신부가 왜 시체를 묻는 고민 따위를 하고 있는 것일까.
배우겸 작가 캐서린 스테드먼이 쓴 데뷔작은 바로 헐리우드에서 영화화하기로 결정할 정도로 흥미로운 스토리로 전개된다. 단편 다큐멘터리 영화를 준비중이었던 에린은 한 비공개 클럽 모임에서 마크를 만났다. 연애할 당시 금융맨이었던 그는 결혼을 결정하고 준비하는 사이 실직했고 부부는 불안감을 마음 속에 장착한 채 신혼여행길에 올랐다. 그리고 다이빙을 하기 위해 둘만 떠난 바다에서 시체들과 돈다발, 총, usb 그리고 상당량의 다이아몬드를 발견하게 된다.
주사위는 던져졌고 그들은 선택했다. 여행에서 돌아와 돈과 다이아몬드의 처리를 고심하는 사이 닫아둔 문이 열려 있는 등 이상한 징조들이 있었지만 애써 무시했던 에린은 결국 남편을 잃었다. 그에 앞서 남편의 본심을 앓아버렸기에 이미 마음이 무너져있는 상태였지만. 임신으로 인해 불안감이 한층 더 짙어진 에린이 의지할 사람은 가족도 친구도 아닌 감옥에 있는 제소자 에디. 일을 털어놓으며 그에게 도움 받은 만큼 갚아야겠지만 이미 그녀도 예전의 평범했던 에린이 아니다. 꼼수를 쓰다가 살해된 남편, 거짓말을 하고 살아남은 아내. 우리가 알고 있는 착한 범주의 삶은 아니지만 인생이 어디 착한 사람만이 승리하는 판이던가.
앞으로 7년. 실종으로 처리된 남편의 사망이 공식적으로 인정되기까지 아이와 함께 버틸 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d-day를 향한 버튼을 누른채 남모를 즐거움으로 살아가는 에린의 일상은 결혼전과 별반 달라진 것이 없었다. 적어도 남들이 보기엔. 물론 7년 후엔 완전히 달라지겠지만.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재미나게 읽은 후, 올리는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