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지 전통등 - 누가 만들어도 참 쉬운
전영일 지음 / 불광출판사 / 2011년 5월
평점 :
몇몇 드라마 장면에서 풍등이 날려지는 모습을 보며 "아, 나도 날려보고 싶다"라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풍등 축제가 아니라면 산불등을 이유로 해서 개인적으론 날리기 힘든 것이 풍등인데, 소원을 담아 풍등을 날리면서 남다르고 멋진 추억을 갖고 싶다는 꿈꾸게 만든 것은 역시 드라마 속에서의 그 드라마틱한 분위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에디슨의 전기 발명 후, 우리나라에도 1970년대 중반, 전기가 들어오면서 호롱불이나 전통등들은 조금씩 자취를 감추고 결국 석가탄신일에나 실컷 볼 수 있는 추억거리가 되어 버렸다. 예전 인사동에서 발품을 팔아 엄마에게 의미있는 선물을 해 드리고자 고르고 골랐던 것이 어느 개인 공방에서 장인이 만든 전통등이었는데 엄마가 너무 예쁘다고 감탄하셔서 뿌듯했던 기억이 난다.
이래저래 전통등에 대해 나쁘지 않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보니 [한지전통등]을 통해 구경하면서 이젠 직접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까지 부리게 되었다. 빛을 담은 예술 세계로의 초대는 이토록 아기자기하면서도 멋진 초대였던 것이다. 구성, 재료, 골조, 전기, 배접, 채색, 코팅에서 마무리까지 이제껏 만들어온 10년이상의 노하우를 방출시키며 저자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등은 그저 멋없는 흰등만이 아닌 목어등, 공등, 잉어등, 가마등 등등 알록달록하면서도 사이즈가 생각보다 큰 예술품들이었다. 아마누가 구경해도 깜짝 놀랄만큼 멋진 등들이 주르륵 등장하지만 사실 초보자가 따라하기엔 만만찮아 보인다. 그리고, 만들고, 말리는 것은 기본이고 젖지 않게 만들기 위한 방수처리까지 꼼꼼히 하고 나면 진이 주욱 빠지지 않을까. 단 하루만에 만들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다시 생각해봐야됨직한 만만찮은 이 작업을 외국인들도 참여해서 하는 장면을 보며 이런 전통을 좀 더 알려나가는 일도 한국의 미를 알리는데 좋은 방편인 것처럼 생각되어지기도 했다.
수원시, 안양시, 인천시 의 연등축제에 참가해보지 못한 아쉬움을 뒤고 하고 아산시의 특별한 거북선 등에 매료되면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대만, 일본, 스리랑카 등지의 타국 연등축제와 우리 축제와의 다른 점도 비교해보는 재미가 사실 쏠쏠했다.
구경하는 것도 만들어보는 것도 나름의 의미를 가질 한지 등만들기. 언젠가는 꼬옥 해 보리라 마음먹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