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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은 집을 떠난다 - 카이스트 물리학도에서 출가의 길을 택하다
도연 지음 / 판미동 / 201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제일 좋아하는 친구는 매일 좋은 글을 한 구절씩 읽으며 하루를 시작한다고 했다. 그래서 때때로 좋은 구절이 카톡으로 날아오곤
한다. 친구처럼 습관처럼 나누어 읽지는 못하지만 요즘 도연 스님의 책을 적당 페이지씩 읽으면서 마음을 다독이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는 물리고 질릴만큼 경험해봤다고 생각했지만 그 마음 수양은 아직 멀었던 모양이다. 모난 구석은 다듬고, 약한 구석은 어루만지면서 느리게,
느리게 웃음을 찾아가고 있다.
카이스트 물리학도였던 스님의 스펙보다 스무살의 나이에 스님이 되기를 결정했던 그 강단이 놀라웠고, SNS와 유튜브로 소통하는
스님의 일상이 신기하기만 했다. 내가 아는 스님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기에. 종교계에서조차 불통을 지양하고 있는 추세인가보다. <무구나
한 번은 집을 떠난다>는 출가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소소한 일상이 이어지는 편한 에세이도 아니었다. 페이지 중간중간 호흡 명상법이
등장하는가 하면 SNS의 짧은 글귀들도 보이고, 마치 강의 듣듯 알찬 내용들로 채워져 있기도 했다.
'자신만의 길을 찾기 위해 떠나는 사람들에게' 스님이 당부하는 4가지는
'자존/관계/공부/소통' 이었다. 집을 떠나기 위해서 이 넷은 꼭 필요하단다. 살다가 만나지는 사람들 중엔 그저 나이만 먹었을 뿐 어른이 아닌
사람들도 꽤 많았다. 최소한의 반성과 고민의 시간 없이 하루하루를 지나쳐가는 사람들. 성찰이라는 단어와는 먼 그들을 보면서 타인에 대해서도
자신에 대해서도 왜그리 불친절한 인생을 살아가는지 한숨이 나오곤 했다. 그들의 모습이 내게도 투영되어 있을까봐 몸서리를 치면서.